꽃이 진 그 자리에 보배로운 매실 열매!

6월은 매실 담그는 달

등록 2008.06.06 07:20수정 2008.06.06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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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청매실 멀리 가는 향기~매화꽃은 이제 보배로운 매실 열매를 주렁주렁~

청매실 멀리 가는 향기~매화꽃은 이제 보배로운 매실 열매를 주렁주렁~ ⓒ 이명화

▲ 청매실 멀리 가는 향기~매화꽃은 이제 보배로운 매실 열매를 주렁주렁~ ⓒ 이명화

강한 추위를 견뎌내고 피워 낸 매화꽃. '귀로 듣는 향기' 그윽한가 싶었더니, 5월엔 녹두알만한 매실을 조랑조랑 매달았고, 어느새 꽃만큼이나 보배로운 매실 열매를 알차게 달았다. 매실의 계절 6월이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친정어머니는 밭에서 매실을 따서 매실즙을 담근다. 가끔 친정에 가면 엄마는 약으로 쓰고 시원한 주스로 마시라고 두어 병 주곤 했다. 우린 냉장실에 보관해 놓고 여름 내내 매실즙과 시원한 생수, 얼음을 섞어 주스 삼아 마시곤 했다. 매실주스는 새콤달콤한데다 시원해서 식후에 꼭 한잔씩 마시곤 해서 금새 동이 났다. 문제는 약으로 남겨놓아야 할 것도 결국 동이 나고 마는 것이었다. 매번 친정에서 갖다 먹을 수도 없어 이번엔 집에서 매실즙을 담아 보기로 했다.

 
a 청매실 매화꽃 자태도 아름답더니, 단단한 매실 열매 보배롭기도 하여라

청매실 매화꽃 자태도 아름답더니, 단단한 매실 열매 보배롭기도 하여라 ⓒ 이명화

▲ 청매실 매화꽃 자태도 아름답더니, 단단한 매실 열매 보배롭기도 하여라 ⓒ 이명화
 

원동마을에 가 본지도 꽤 오래 된 것 같다. 매화꽃이 절정을 이루었던 4월 이후 좀 뜸했다. 양산 시내를 벗어나 원동으로 가는 숲길은 초록으로 무성하고 더 짙고 푸르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길옆에서 매실과 산딸기를 팔고 있는 아주머니들이 이따금 보였다. 밭에서 재배한 산딸기를 따고 있는 화제마을을 지나고 낙동강 휴게소를 거쳐 원동 순매원에서 잠시 차를 세웠다. 한때는 매화꽃으로 상춘객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던 순매원과 그 일대는 이제 단단한 초록빛 매실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탐스럽고 앙증스러우면서 알차게 여문 매실이 나뭇가지마다 알차게 달려 있었다. 순매원에서도 역시 단단하게 잘 자란 매실을 따서 선별작업을 하고 있었다. 상품으로 만들어 팔기도 하고 또 매실즙을 담그기도 하는 것 같았다. 1kg에 얼마 하는지 물어보았다. 오는 길에 길 한쪽에서 트럭으로, 혹은 노상에서 팔고 있는 아주머니들이 불렀던 가격보다 많이 비쌌다.

 

매화꽃 축제를 했던 것처럼 매실 축제는 안하냐고 묻자 매실축제는 안하지만 다가오는 6월 13일에는 순매원에서 음악회를 가진다고 했다. 매화꽃 축제할 때 여기서 밥dmf 먹기도 해서 매실을 살 때 꼭 여기서 사자고 생각했지만, 가격이 좀 셌다. 하는 수 없이 그냥 나왔다. 일단 더 둘러보기로 했다. 원동 순매원을 지나 영포마을로 향했다.

 

a 청매실 매실 따는 모습~

청매실 매실 따는 모습~ ⓒ 이명화

▲ 청매실 매실 따는 모습~ ⓒ 이명화
 

온 마을 주변을 매화꽃으로 화려하게 수를 놓고 멀리 그 향기를 전하던 영포마을 역시 매화나무 잎사귀 사이사이 매실열매들로 농부들의 마음을 뿌듯하게 하고 있었다. 길을 지나다가 매실열매를 따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 차를 세우고 내렸다. 두 아주머니가 사다리를 놓고 나무 위로 올라가 매실을 따서 앞치마에 가득가득 담고 있고 옆에서 아저씨가 돕고 있었다.

 

매실을 따다가 나무에 긁혔는지 얼굴에 긁힌 자국이 있는 인심 좋아 보이는 아저씨는 붙임성 있게 말을 걸어왔다. 일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나를 향해 '사다리에 올라가 보소, 사진 찍어 줄 테니'하고 말했다. 아주머니들은 '사진 찍으면 갖다 줄래요?' 하고 물었다. 매실은 언제까지 따는지 묻자, 아저씨는 5월 말부터 시작해서 6월 말까지는 보통 딴다고 했다. 매실 가격을 물었다.

 

"싸게 팔려고 합니다. 많이 사가요."

"많이는 필요 없구요, 조금만 사려고 하는데요."

"그렇게 해요 싸게 드릴테니."

 

농원에서 직접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보통은 매실을 따서 창고에 넣어놓으면 시내 상회에서 판매하기 위해 가지러 온다고 했다. 나무 위에서 매실을 따던 아주머니는 우리한테 매실을 팔기 위해 내려왔다. 인심이 후한 농원 주인 내외 덕분에 1kg에 2천원, 10kg을 2만원에 샀다. 어디 그뿐인가. 10kg을 샀지만 11kg은 넘게 주셨고, 조금 알이 작은 매실열매를 따로 모아놓은 것을 덤으로 얹어 주어서 가득했다.

 

a 청매실 사 온 매실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고 있다^^

청매실 사 온 매실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고 있다^^ ⓒ 이명화

▲ 청매실 사 온 매실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고 있다^^ ⓒ 이명화
a 청매실 매실을 담그고 있어요^^ 유리병에 차곡차곡 설탕과 함께~

청매실 매실을 담그고 있어요^^ 유리병에 차곡차곡 설탕과 함께~ ⓒ 이명화

▲ 청매실 매실을 담그고 있어요^^ 유리병에 차곡차곡 설탕과 함께~ ⓒ 이명화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서 설탕을 15kg짜리를 하나 사서 왔다. 큰 대야에 매실을 넣고 물을 부어  깨끗이 씻었다. 이파리나 지푸라기 같은 것을 골라내고 깨끗이 씻은 다음 소쿠리에 얹어 물기를 빼야 했다. 물기를 빨리 말리기 위해 선풍기를 털어놓고 말렸다. 유리병과 항아리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없앤 다음, 물이 빠진 매실과 설탕을 1:1 비율로 섞어서 큰 유리병과 항아리에 가득 채웠다.

 

a 청매실 항아리에도~
원래 유리병보다 항아리에 담그는 것이 더 좋다고 ...

청매실 항아리에도~ 원래 유리병보다 항아리에 담그는 것이 더 좋다고 ... ⓒ 이명화

▲ 청매실 항아리에도~ 원래 유리병보다 항아리에 담그는 것이 더 좋다고 ... ⓒ 이명화
a 청매실 항아리에도 매실을 담그고 있는 중...매실 열매와 설탕이 만났을 때...

청매실 항아리에도 매실을 담그고 있는 중...매실 열매와 설탕이 만났을 때... ⓒ 이명화

▲ 청매실 항아리에도 매실을 담그고 있는 중...매실 열매와 설탕이 만났을 때... ⓒ 이명화

설탕은 11kg쯤 되는 매실을 담그고 나니 4분의 1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매실즙은 유리병보다 항아리가 더 좋다는데 유리병은 또 매실이 익어가는 것을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처음으로 담근 매실차, 다 해놓고 보니 쳐다보기만 해도 뿌듯했다. 우리가 만든 매실차는 하루하루 유리병과 항아리에서 숙성되어 가는 것을 보는 즐거움도 있겠다.

덧붙이는 글 | 매실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피로회복에 좋고 체질개선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해독작용이 뛰어나 배탈이나 소화불량, 위장장애를 없애주며 변비에 좋고 피부미용은 물론 강력한 살균작용을 하는 등, 오래 전부터 건강보조식품 약재로 써 왔다.

2008.06.06 07:20ⓒ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매실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피로회복에 좋고 체질개선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해독작용이 뛰어나 배탈이나 소화불량, 위장장애를 없애주며 변비에 좋고 피부미용은 물론 강력한 살균작용을 하는 등, 오래 전부터 건강보조식품 약재로 써 왔다.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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