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관가서 자래요 이게 말이 돼요?"

촛불집회 막기 위한 버스 바리케이트, 동네 주민 불편

등록 2008.06.13 16:08수정 2008.06.1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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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밑이라도... 컨테이너와 전경버스로 철저히 봉쇄되어 귀가할 수 없는 시민은 버스 밑을 이용해서라도 귀가를 시도하고 있다.
버스 밑이라도...컨테이너와 전경버스로 철저히 봉쇄되어 귀가할 수 없는 시민은 버스 밑을 이용해서라도 귀가를 시도하고 있다.임병하
▲ 버스 밑이라도... 컨테이너와 전경버스로 철저히 봉쇄되어 귀가할 수 없는 시민은 버스 밑을 이용해서라도 귀가를 시도하고 있다. ⓒ 임병하

'100만 촛불 대행진' 무시된 인권

 

6월 10일 100만 촛불 대행진이 벌어지던 날 행사장 중심에서 벗어나, 국세청 앞 소도로를 통해 안국동으로 이동하는 민변 인권감시단과 동행했습니다.


안국동을 거쳐 다시 광화문으로 오던 중, 멀리서 몇몇 시민들의 목소리가 들려 왔고, 민변 인권감시단은 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상황 파악에 나섰습니다.

 

"출근할 때까지만 해도 없었는데... 어떻게 집에 가죠?"

 

남자분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습니다.


"내가 지금 장사를 끝내고 집에 가는데, 좀 지나갈게요. 내가 장사가 지금 끝나서 ..."

 

아무런 대답없이 저지하는 전경에 할머님은 포기하셨습니다.


또한, 여성 두분은 "외출했다가 집에 가려는데, 전경버스가 가로 막혀 있어서 집에 갈 수가 없어요. 주민등록증까지 보여주고, 이곳에 사는 사람이라고 해도 말이 안통해요. 여관가서 자래요. 이게 말이 돼요"라고 하소연합니다.

 

여성 두분은 저지하는 전경버스의 밑바닥을 기어서라도 집에 가겠다며, 버스 바닥으로 기어 들어갔습니다.


잠시후, 전경의 저지로 인해 여성분 한 분은 버스 건너편으로 끌려나가셨으며, 다른 일행은 반대편에서 걱정하며, 발을 구르고 있었습니다.

 

민변소속 인권감시단은, 책임자와의 대화를 수차례 시도하지만 책임자는 대답을 회피하였으며, 얼굴조차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인권감시단은 더욱 강도를 높여 항의를 하였고, 20여분이 지나서 버스 건너편으로 끌려가셨던 여성분이 귀가처리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에야  상황은 정리되었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인권마저도 우리는 침해 당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경찰 서비스 헌장입니다.

 

경찰 서비스 헌장.

 

1.범죄와 사고를 철저히 예방하고 법을 어긴 행위는 단호하고 엄정하게 처리하겠습니다.
2.국민이 필요하다고 하면 어디든지 바로 달려가 도와드리겠습니다.
3.모든 민원은 친절하고 신속, 공정하게 처리하겠습니다.
4.국민의 안전과 편의를 제일 먼저 생각하며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겠습니다.
5.인권을 존중하고 권한을 남용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6.잘못된 업무는 즉시 확안하여 바로 잡겠습니다.

http://www.police.go.kr/ourpolice/op_constitution_01.jsp

2008.06.13 16:08ⓒ 2008 OhmyNews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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