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버스는 왜 아메리카원주민을 인디언으로 불렀을까?

[서평] 임현담의 <가르왈 히말라야 1, 2>

등록 2008.06.13 16:58수정 2008.06.1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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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거울

ⓒ 종이거울

책 <가르왈 히말라야 1, 2>는 의사 임현담씨가 <히말라야 있거나 혹은 없거나>를 쓰고 나서 쓴 책이다. <히말라야 있거나 혹은 없거나>가 히말라야 전반에 관한 총론이라면 <가르왈 히말라야>는 힌두교의 성지인 가르왈 히말라야 지역의 산봉우리와 힌두교 신과 얽힌 신화를 소개하는 각론이다.

 

눈이 있는 곳의 의미를 지닌 히말라야는 크고 광대하여 동쪽에서 서쪽으로 아삼, 부탄, 시킴, 네팔, 기르왈, 펀잡, 카라코람 히말라야로 구분한다. 가르왈 히말라야 지역은 네팔 서부 국경인 칼리강(江)에서 인더스강의 지류인 수틀레지강(江) 사이를 가리키며, 대 히말라야산맥의 북쪽을 달리는 자스카르산맥이 티베트와 인도 국경을 형성한다. 최고봉은 난다데비산(7817m)이다.

 

가르왈 히말라야 지역은 힌두교의 성지이다. 힌두교의 근원은 BC 2500년경의 인더스 문명에까지 소급될 수 있으며, 아리안족의 침입(BC 2000∼BC 1500?) 이후 형성된 바라문교를 포함한다.

 

그러나 좁은 의미로는 아리안 계통의 바라문교가 인도 토착의 민간신앙과 융합하고, 불교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 300년경부터 종파의 형태를 정비하여 현대 인도인의 신앙 형태를 이루고 있다. 이 같이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되었기 때문에 특정한 교조와 체계를 갖고 있지 않으며, 다양한 신화·성전(聖典)전설·의례·제도·관습을 포함한 종교이다.

 

<가르왈 히말라야>를 읽기 시작한 지 두 달이 넘은 것 같다. 오늘 비로소 하권의 마지막 장을 덮는다. 그동안 주말이면 지리산 농장에서 해야 하는 일 때문에 피곤이 누적된 상태라 책을 지속적으로 읽지 못하고 틈틈이 읽어 전체적인 내용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것 같다. 그러나 뭔가 이끌리는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 때문에 서너 페이지도 못 읽고 잠든 경우가 허다하지만 책을 들었던 때부터 오늘까지 대전에서 지리산으로 지리산에서 대전으로 내가 가는 곳 어디든지 나를 따라다니던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하나의 가정을 설정하고 이 가정을 정당화 할 수 있는 논리를 엮어보기 위해 머릿속으로 추리소설을 쓰기 시작하였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교는 힌두교 영향을 받았다. 그렇다면 히말라야는 전 인류의 정신적인 영역을 지배하는 신앙의 태초의 근원지이다.' 이러한 얘기는 매우 민감하고 어려운 문제이다. 이런 문제에 쟁점을 야기하여 말려들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히말라야에 관한, 그리고 히말라야를 배경으로 발달한 종교에 관한 책을 읽고 자료를 찾다 보니 이러한 생각이 들더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음에 열거하는 내용은 단지 나의 추상적인 생각에서 나온 잠정적인 나의 결론이다. 아직까지 신뢰할 만한 근거를 확보한 것이 아닌 가상의 글이다.

 

히말라야는 제3의 극지라고도 불리며 고대 4대 문명의 발상지의 하나인 인도의 갠지스강과 인더스강의 발원지이다. 힌두교와 불교의 관계는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의 관계와 거의 유사하다. 유대교에서 그리스도를 성인 중의 한 분으로 여기듯이 힌두교의 3대 신인 브라만, 시바, 비슈누와 연관하여 붓다를 비슈누의 10개 아티바 중에 9번째 아티바로 여긴다는 것 등 그리스도교가 유대교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듯이 불교는 힌두교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다.

 

힌두교와 유대교의 관계를 추정해보면 불교와 그리스도교의 관계를 쉽게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석가나 예수가 세상에 태어나기 전에도 인류는 존재했고 인간은 태어나고 죽었다. 우리의 선조이며 조상인 그들을 천당과 지옥 중 한 곳에 계신다고 생각할 수 없다. 불교가 생기고 그리스도교가 없던 시절 역사상으로 기원전 550년부터 기원전 330년까지 동서양에 걸친 페르시아 제국이 있었다.

 

페르시아에는 이원론적 일신교(一神敎)로, 고대 인도-이란 또는 인도-게르만의 종교적 공유재산에 근원을 둔 신들이나 제령(諸靈)을 최고신 아후라 마즈다 아래 통괄하고, 우주를 선과 악의 두 원리로 설명하는 조로아스터교가 있었다. 천국·연옥·지옥에서 모든 인간이 부활하고, 용해된 금속으로 최후의 심판이 행해져 악은 멸한다는 세상의 종말론을 주장한 이 종교의 사상은 유대교·그리스도교·불교·이슬람교의 교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즉 페르시아제국 당시 성행했던 조로아스터교는 상당 부분 인도의 영향을 받았다.

 

기원전 330년 이후 페르시아 제국을 멸망시킨 알렉산더 대왕은 북인도(히말라야) 일부를 포함한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에 걸친 대제국을 건설하고 헬레니즘 문화를 이룩하였다. 소금과 후추가 주거래 품목인 해상교역로를 확보하여 해상왕국을 건설한 베네치아 공화국의 기원은 기원전 5세기 경이였으며 이 들의 해상통로는 인도를 지나 인도네시아까지 연결된다. 그 후 패권이 동서양에 걸쳐 1000년 동안 존재하는 로마로 넘어갔다. 그리스도교는 로마를 통해 세계적인 종교가 되었다. 불교는 발생지 인도에서는 멸하고 테벳과 중국. 한국, 일본으로 전파되어 현재에 이른다.

 

마르코폴로 이전 어떤 공식적인 문헌이나 역사서에 불교에 대한 얘기가 없다. 20세기를 거쳐 21세기에 이른 지금 불교와 그리스도교는 동양과 서양을 대표하는 종교로 서로 만나 서로 이해의 장을 넓혀가고 있는 현실이다. 경전이나 성경을 상호 비교하여 연구하는 시도가 많아지고 이를 통한 불교와 그리스도교리의 바닥에 흐르는 근본교리의 유사성을 발견하고 있다.

 

불교와 그리스도교의 기원은 시기적으로 544년 차이가 나며 석가모니가 태어난 룸비니와 예수가 태어난 예루살렘은 거리상으로 10000만㎞ 이상 떨어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공을 초월한 근거는 앞에서 얘기한 페르샤, 마케도니아, 로마 등 제국을 받혀주는 정신적인 지주가 종교였다면 불교와 그리스도교는 상호 무관한 독립성을 고집할 수 있는 것인가?

 

두 종교 간에 가장 분명하게 구별되는 힌두교의 다신교와 유대교의 유일신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는 없는 것인가? 신들을 통합하면 유일신이고 분리하면 다신이 되는 것이다. 마치 나를 한국사람, 정부흥, 정진 아버지, 김순자 남편, 지질자원연구원 어떻게 부르거나 나를 지칭하는 것이 아닌가? 근본적인 진아를 따지면 본래의 내가 되고 유일한 존재가 되겠지만 이런 나는 볼 수 도 만질 수 도 없다. 그런 내가 상을 가지면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기억이 정확하지 않지만 성경 구절에도 그런 내용이 있다. 자기집으로 주님이 한번도 방문하지 않음을 불평하는 신도에게 주님은 여러 가지 형상으로 수도 없이 그 집을 방분하였다고 대답한다. 거지의 상을 갖는 주님은 주님이 아닐 수는 없질 않는가? 불교에서는 이러한 개념을 방편이라고 한다. 방편은 그 사람 근기에 따라 여러 가지로 상을 바꾼다. 이런 개념은 매우 유사한 점을 갖고 있질 않는가?

 

결론적으로 나는 우리가 만일 우주인과 전쟁을 한다면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 미국인 등으로 구별하고 차별하겠는가? 이러한 개념을 확대해나가면 내가 곧 우주이고 자연이고 신이다는 결론에 이를지 않을까 싶어 망상을 해봤다. ‘히말라야’ 조금은 심각하게 고려해야할 대상이다.

 

1492년 10월 12일, 컬럼버스는 쿠바 동쪽의 산 살바도르에 도착하였다. 그는 당연히 아메리카 원주민을 만났을 것이다. 그러나 컬럼버스는 왜 아메리카원주민을 인디언(인도사람, Indian)으로 불렀을까?

2008.06.13 16:58ⓒ 2008 OhmyNews

가르왈 히말라야 2

임현담 지음,
종이거울, 2005


가르왈 히말라야 1

임현담 지음,
종이거울, 2005


#가르왈 히말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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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연구단지에 30년 동안 근무 후 은퇴하여 지리산골로 귀농한 전직 연구원입니다. 귀촌을 위해 은퇴시기를 중심으로 10년 전부터 준비했고, 은퇴하고 귀촌하여 2020년까지 귀촌생활의 정착을 위해 산전수전과 같이 딩굴었습니다. 이제 앞으로 10년 동안은 귀촌생활의 의미를 객관적인 견지에서 바라보며 그 느낌을 공유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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