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가 웬일? 비서진 개편 "감동 없는 인사"

[너무 다른 시선 ⑫] 한겨레-경향-동아 21일자

등록 2008.06.22 04:09수정 2008.06.2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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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일 만에 전면 개편된 청와대 비서진. 하지만 <동아일보>조차 "개혁성 부족"이라는 전제를 달 만큼 그 진정성이 국민들에게 쉽게 전달되지 않았다.

 

<동아일보>는 3면 부탑기사 <안정-정무기능 중시... 개혁성은 퇴색>에서 "이번 인사에서는 초기 인사에서 뭇매를 맞았던 출신지역과 재산에 대해서도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그러나 안정을 중시해 경험을 갖춘 인물을 중시하다 보니 개혁성과 참신성이 떨어지고 '감동이 없는 인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헤드에서부터 정부의 행태를 비판했다.

 

<한겨레> 역시 3면 탑기사 <또 드러난 좁은 인재풀... '탕평' 기대 저버렸다>에서 <이 대통령 '아는 사람' 연연... '보은성' 논란도>라는 부제를 뽑으며 청와대의 고심의 흔적이 엿보이지만 여전히 '감동'은 없고 측근 위주의 인사라는 점을 지적했다. 초기 참모진에 비해 전문성은 강화됐지만, 이 정도의 인재개혁이라면 '고소영·강부자' 논란 때 이루어졌어야 됐고, 국정 지지율 10%대의 정부에게 국민신뢰회복 등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소리다.

 

<경향신문>은 <국민의 눈높이와 다른 청와대 개편>이란 사설을 통해 "박재완 정무수석이 국정기획수석으로 자리를 옮기고, 수석급인 이동관 대변인을 유임시킨 것도 납득할 수 없는 대목이다... 다른 수석들의 경우도 이른바 '고·소·영' '강·부·자'의 모양새를 바꾸는 데 치중했을 뿐 이렇다 할 특징을 읽을 수 없다... 전원 교체라는 파격에도 불구, 감동을 주지 못하는 이유다"라며 역시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의 관점에서 행한 인사였다고 비판했다.

 

결국 세 신문 모두 그 수위에 차이는 있었지만, 이번 청와대의 인사 개편이 국민의 요구와는 따로 놀았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오늘 역시 <동아일보>의 현실 인식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동아일보>의 사설 <법치 무너지면 경제 회생도 선진화도 없다>를 살펴보자.

 

"폭력시위에는 눈 감고 진압 과정에서 생긴 경찰의 일부 잘못만 문제 삼는 '외눈박이' 단체들은 어떤 나라, 어떤 사회를 꿈꾸는지 궁금할 뿐이다. 특히 법률가집단인 민변의 법에 대한 균형감각 파탄이 개탄스럽다... 어 청장과 경찰 간부들을 고발한 민변과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시위대가 청와대로 몰려가도록 길을 열어주라는 말인가... 법질서가 무너진 나라는 사회 안정도, 경제 회생도, 선진화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 정부의 법치 의지 퇴색에 대해 국민의 우려와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일단 <동아일보>는 민변에서 경찰의 일부 잘못만을 문제 삼아 사회를 파탄으로 이끌고 간다는 주장을 펼치는데, 이제까지 수백만의 국민들이 참여한 촛불시위에서 극소수의 폭력시위만을 지속적으로 문제삼는 그 저의가 궁금하다.

 

재미있는 점은 일부 보수단체에서 시위시 폭력을 행사하고, 가스통 등으로 위협, 기물 파손 등의 과격한 행동을 일삼고 있다는데 <동아일보>는 단순한 스트레이트 이상의 내용으로 다루지 않고 있다. 만약 광우병국민대책회의가 그랬다면, 아마 그 다음날 <동아일보> 1면은 대문짝만한 사진과 함께 적나라한 헤드가 날라다니지 않았을까?

 

다음으론 시위대를 막지 않으면 청와대로 몰려가게 내비두라는 논리인데, 과연 언론으로서 현상을 바라보는 눈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광화문 앞에 컨테이너 장벽이 쌓였을 때도 밤샘토론으로 컨테이너를 넘지 않은 자정력을 가진 시민이 과연 그들이 염려하는 대로 청와대를 부수러 가는 것일까? 국민들이 청와대로의 행진을 고집하는 이유는 그만큼 이 대통령이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는 것을 반증한다. 또한 그런 국민들의 목소리가 정부는 한없이 무섭고, 부담스럽다는 것을 뜻한다. 결국 민심의 한가운데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여당까지 나설 만한 용기 없음이 장벽과 공권력이 투입됨으로써 귀결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법치가 지켜지지 않으면 사회안정, 경제회생, 안정화가 안된다는 논리를 펼치는데 이것은 개연성이라곤 눈꼽만치도 없는, 자극적인 내용의 국민선동에 지나지 않는다. 프랑스에서 정부에 반해 시위가 벌어지면 우리는 그들의 법치가 무너져 사회의 근간이 흔들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영국이 고속도로 한 복판을 막고, 유가가 높다고 노동자들이 시위한다고 그들 경제가 파탄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프랑스에 대해선 정부에서 국민들의 민심을 잘못 헤아렸다고 판단하고 영국에 대해선 그만큼 높은 유가가 서민경제에 타격을 준다고 생각한다.

 

지금 일부 법치가 지켜지지 않는 것이 나라가 어려워지는 지름길이라는 논리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과연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지에 대해 주목해야 하는 것이 언론에 대한 역할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경제, 위와 같은 논리로 국민들의 움직임을 폄하하면 결국 지금의 논점을 흐리고 본질을 호도하는 일밖에 되지 않는다.

 

결국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현상이야말로 우리가 선진민주주의 사회로 나아가는 초석이 되고, 기득권으로부터 국민에서 권력이 이양되는 사회안정의 구조를 찾는 것이며, 경제주체들의 활동에 대한 유인성과 자주성을 향상시키는 경제회생의 시발점이 되는 것이다.

 

고도의 물타기를 해봤자 그것의 이면을 살펴볼 수 있는 국민들은 이야기한다. '조중동 OUT'이라고.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casto와 푸타파타의 세상바라보기(http://blog.daum.net/casto)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6.22 04:09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casto와 푸타파타의 세상바라보기(http://blog.daum.net/casto)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CASTO #동아일보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청와대 비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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