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미남과 댄스음악만 좋아하는 10대? 아니다"

'나 같은 것은 없나요'의 추가열, 신곡 '하늘 눈물' 발표

등록 2008.06.24 08:20수정 2008.06.24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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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추가열.  ‘나 같은 것은 없나요’의 추가열이 신곡 ‘하늘 눈물’을 내놓았다.

추가열. ‘나 같은 것은 없나요’의 추가열이 신곡 ‘하늘 눈물’을 내놓았다. ⓒ SM 엔터테인먼트


'나 같은 것은 없나요'로 우리에게 친숙한 추가열이 신곡 '하늘 눈물'을 발표하며 인기몰이에 나섰다. 가수 추가열(40)은 작사, 작곡은 물론 편곡도 직접 하는 보기 드문 아티스트다. 23일 오후, 여의도 방송가에서 그를 인터뷰했다. 

피부와 언어가 달라도 정서가 통하더라


- 신곡 '하늘 눈물'은 어떤 노래인가?
"평소 제3세계 음악에 관심이 많았다. '나 같은 것은 없나요'가 발매된 이후 한국에 들어온 칠레나 볼리비아 아티스트들이 그 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들이 그들의 악기로 연주하며 노래하는데도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그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한이 많은 민족은 피부와 언어가 달라도 정서가 통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세계 음악시장을 메이저 그룹이 평정하고 있지만 남미 칠레나 볼리비아, 아시아의 인도, 유럽의 집시들은 그들의 애환과 정서를 그들만의 음악으로 풀어내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저도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음악으로 세계시장을 노크하고 싶었다. 우리의 멜로디와 집시음악을 접목했다. 월드버전이라고 예쁘게 봐주면 좋겠다."

a 추가열.  신곡 ‘하늘 눈물’을 내놓은 추가열은 첫 싱글 앨범이라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추가열. 신곡 ‘하늘 눈물’을 내놓은 추가열은 첫 싱글 앨범이라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 SM 엔터테인먼트

- '하늘 눈물'의 탄생배경을 설명 해달라
"원래 SM의 이수만 프로듀서가 슈퍼 주니어 2집 타이틀로 생각해 놓은 곡이다. 내부검토 끝에 '하늘 눈물'은 추가열이 '딱이다'라는 최종 결정이 나서 제가 부르게 되었다. 음악 관계자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곡인데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 본인의 몇 번째 앨범인가?
"싱글앨범으로는 첫 번째다. 2002년 1집 앨범 '나 같은 것 없는 건가요'가 발표되었고 2007년 2집 앨범 '할 말이 너무 많아요'가 발표되었으나 추가열의 이름을 걸고 싱글앨범은 이번이 처음이다. 처음이라 마음이 설렌다."

- 첫 번째라면 의미가 남다를텐데?
"외람되지만 저의 좌우명이 '초심을 잃지 말자'다. 그런데 세상과 부대끼면서 '초심을 잃지 말자'를 실천하기가 생각보다 어렵더라. 그래서 내가 너무 큰 어젠다를 설정하지 않았나? 후회스러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키려고 노력했고 앞으로도 지켜갈 생각이다. 첫 앨범을 내는 심정이 저의 좌우명과 분위기가 같은데 그 '첫'이라는 이미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슬픔 속의 기쁨을 끄집어올려 선사해드리고 싶다

- 자신의 음악적인 특성을 무엇이라 말할 수 있는가?
"한 마디로 자연주의 포크다. 음악에는 여러 장르가 있다. 기쁜 음악, 슬픈 음악, 신나는 음악, 등등. 슬픈 음악을 듣고 슬퍼만 하면 비생산적이다. 누구에게나 슬퍼하는 심연(深淵)에는 기쁨이 있다. 울고 싶을 때 실컷 울어버리면 무언가 날아간 것 같고 가뿐해지듯이 마음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슬픔 속의 기쁨을 끄집어올려 선사해드리고 싶다.


급격한 도시화가 이루어진 우리는 콘크리트 숲 속에 갇혀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현대인들에게 음악을 통하여 숲 향을 전해드리고, 음악을 통하여 새소리를 들려드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나는 이러한 작업을 소명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음악을 만든다'라는 말도 삼간다."

- 그렇다면 음악을 만드는 작업을 무엇이라 하는가?
"'음악을 빚는다'고 말한다. 우리 할머니들이 제사 음식을 준비할 때, 떡을 찌고 나물을 손질하면서 술을 담갔다. 그런데 우리의 할머니들은 '술을 담갔다'는 말 대신 '술을 빚는다'라고 말했다. 거기에서 나는 큰 감명을 받았다. 정성이 깃들지 않으면 '술이 상한다'는 또 다른 표현이다. 정성과 혼을 쏟아 붓지 않으면 좋은 음악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감히 '음악을 빚는다'라고 말한다."

a 추가열.  신곡 ‘하늘 눈물’을 내놓은 추가열은 음반시장의 10대 파워가 안타깝다며 그들의 감수성에 불을 붙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추가열. 신곡 ‘하늘 눈물’을 내놓은 추가열은 음반시장의 10대 파워가 안타깝다며 그들의 감수성에 불을 붙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 SM 엔터테인먼트


- 우리나라 음반시장은 10대 파워가 강하다. 본인의 음악과 10대와의 상관관계는?
"아날로그 시대에 10대를 보낸 사람과 디지털 시대의 10대는 분명 다르다고 본다. 클리프리차드가 내한공연을 가졌을 때 이대 강당이 뒤집어졌다. 클리프리차드는 댄스가수가 아니다. 요즈음 10대들이 댄스음악과 꽃미남을 좋아하는 것 같지만 그들의 가슴 속에도 호소력 있는 가수에 대한 감수성이 살아 있다고 본다. 그 감수성에 동기를 부여하지 못하는 저를 비롯한 아티스트들이 분발해야 할 것이다."

- 15년의 무명시절을 보내면서 제일 잊혀 지지 않은 에피소드는?
"참으로 긴 세월이었다. 하지만 슬퍼하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에 항상 감사했고 거기에서 기쁨을 찾으려 노력했다. 라이브카페에서 노래할 때, 내 스타일이 아닌 노래를 업주의 강요에 의해 부르면서 고통스러웠고 술 손님들로 인한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었다."

- 자신의 음성에 불만은?
"'내 손의 보석보다 남의 손에 들려진 돌이 커 보인다'는 금언이 있듯이 박력 있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나 자신에 항상 불만이었고 와일드한 목소리를 내는 다른 사람들을 보면 부러웠다. 하지만 '내 목소리가 가장 추가열 답다'라는 생각을 한 이후론 내 목소리를 사랑하게 되었다. 나만이 낼 수 있는 목소리를 내가 사랑해주지 않으면 누가 사랑해 주겠는가? 어쩌면 아주 평범한 진리를 터득하기 까지 나는 먼 길을 에둘러 왔고 시간을 많이 허비했다. 하지만 내목소리를 사랑하게 한 나 자신에 감사한다."

까칠한 마직이 아닌 부드러운 실크바탕에 풀어내보고 싶다

- 추가열의 음성은 한을 품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서?
"우리 전통음악에 궁중음악도 있고 판소리도 있고 서도민요도 있지만 가장 한국적인 정서와 한을 풀어내는 것이 판소리라 생각한다. 주류가 아닌 변방, 귀족이 아닌 서민 그들이 가졌을 한을 내 목소리로 풀어낼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한 보람이 있겠는가. 그들의 한을 까칠한 마직이 아닌 부드러운 실크바탕에 풀어내보고 싶다. 열심히 공부해서 꼭 그렇게 해보고 싶다."

- '하늘 눈물' 이후의 계획은?
일본은 지리적으로도 우리나라와 가깝지만 정서적으로도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알고 있다. 가요와 엔카가 같은 뿌리라 하지 않은가. 그러면서도 우리는 자극적이고 칼칼한 것을 좋아하지만 일본은 부드럽고 담백한 것을 좋아한다. '나 같은 건 없는 건가요'와 같은 음악이 일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포크엔카를 개발하여 일본시장을 공략해 보고 싶다. 이미 '나 같은 건 없는 건가요'를 일어로 녹음 완료했다. 세계시장으로 나가는 교두보로 생각한다."

추가열은 수와진, 윤태규, 박윤경 등 실력파 가수들의 프로듀서로 활동했으며 강타에게 '고백', 수와진의 '사랑해야 해', 윤태규의 '너 때문에 살고 싶었어' 외 8곡과 박윤경의 '오래오래' '1.2.3.4' 외 다수 곡을 발표했다.
#추가열 #하늘 눈물 #나같은건 없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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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事實)과 사실(史實)의 행간에서 진실(眞實)을 캐는 광원. 그동안 <이방원전> <수양대군> <신들의 정원 조선왕릉> <소현세자> <조선 건국지> <뜻밖의 조선역사> <간신의 민낯> <진령군> <하루> 대하역사소설<압록강>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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