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적으로 모는 정부, 스스로 무덤 파는 길"

국민대책회의, 29일 새벽 초강경진압 맹비난... "어청수 즉각 파면하라!"

등록 2008.06.29 16:51수정 2008.06.2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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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주민

ⓒ 송주민

"전경들이 갑자기 서울시 의회 부근에서 무장한 채로 달려왔다. YMCA 회원들을 비롯한 100여명의 시민들은 피해를 줄이고, 평화시위를 이어가기 위해 스크럼을 짠 채로 길바닥에 누웠다. 그러나 경찰은 그대로 밀고 들어오더니 심한 욕설을 하면서 곤봉과 방패로 내려 찍었다. 몸을 짓밟고 지나가는 순간에서도 계속 곤봉으로 가격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29일 오후 3시경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을 통해 부상자 수와 사례를 공개하며 "살인적 경찰폭력을 규탄한다, 어청수를 즉각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이학영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지난 29일 새벽 100여명의 시민들과 함께 고립된 순간을 떠올리며 "얼마나 공포에 휩싸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70~80년 군사정권 시절에도 시위에 참여한 경험이 있으나 이렇게까지 당해본 적은 처음"이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 사무총장은 "잔디도 밟지 말라고 써 붙여놓는 세상에 여성을 포함하여 아무런 저항 없이 누워있는 사람들을 밟고 지나가는 것도 부족하여 방패와 곤봉으로 무차별 가격하느냐"며 "우리 손으로 뽑은 합법적인 대통령이 국민을 이렇게 대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성토했다.

 

이 사무총장은 누워있는 상태로 경찰의 곤봉세례를 당해 오른팔에 심한 골절상을 입었다. 때문에 오른팔에는 깁스를 한 상태였고, 얼굴에도 많은 반창고와 붕대가 휘감겨 있었다. 끔찍했던 지난 새벽의 흔적이다.   

 

"방패, 곤봉도 모자라 소화기까지 던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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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주민

ⓒ 송주민

지난 밤 박 대표와 같이 경찰의 방패와 곤봉에 큰 부상을 당해 응급실로 실려 간 사람만 112명(국립의료원, 백병원 등 10개 병원에 입원한 환자 수)에 이른다. 파악되지 않은 시민들을 포함하면 부상자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국민대책회의 소속 시민단체 회원들은 시종일관 격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또한 지난 새벽 경찰이 시위대에 던진 소화기, 돌멩이, 볼트, 손목 크기의 건전지 등을 꺼내 놓으면서 "이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 '살인 미수' 행위"라며 언성을 높였다. 

 

권미혁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는 "어제의 경찰 폭력은 국민을 국민이 아니라 폭도라 전제한 상황에서 한 진압작전"이라며 "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조차 곤봉을 이용해 군대식 작전으로 일관하는 정부에게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허영구 부위원장은 "두 달이 다 되도록 국민들이 저항하고 있는데 정부는 80년 광주항쟁을 방불케 하는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이제 이명박 대통령은 국정을 수행하기 어렵게 됐다. 민주노총은 이명박 정권을 전두환보다 폭악무도한 자본독재정권으로 규정하고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비폭력으로 반드시 재협상 쟁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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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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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도 "환경운동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비폭력 평화주의가 중요한 원칙이다. 그동안 촛불집회에 참여하면서 시민들에게도 비폭력 저항을 해 달라고 부탁해왔으나 지난 밤 경찰의 폭력행사를 보니 과연 언제까지 시민들에게 비폭력을 외쳐야 할지 회의가 들었다"고 말했다.

 

안 사무총장은 "우리는 앞으로도 경찰이 폭력을 쓴다면 맞을 것이고 물대포를 쏘면 목욕하는 기분으로 맞을 것"이라고 말한 뒤, "그러나 경찰이 계속해서 국민을 적으로 몬다면 이명박 정부는 스스로 무덤을 파는 길이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외쳤다.

 

한편 국민대책회의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민을 섬기겠다던 이명박 정부가 지난 두 달여 동안 한 일은 국민을 기만하고 두들겨 패는 것이었다, 민주주의는 쓰레기통에 처박혔고, 인권은 경찰의 군홧발 아래 짓눌렸다"라고 전제한 뒤, "우리는 앞으로도 평화적인 기조를 더욱 굳건히 유지할 것이며, 비폭력이 폭력을 이기는 위대한 전통을 되살려 반드시 전면재협상을 쟁취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8.06.29 16:51 ⓒ 2008 OhmyNews
#국민대책회의 #군홧발 #전경 #촛불 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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