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평범한 주부의 마트 습격사건> 포스터
극단로뎀
이번 연극 <평범한 주부의 마트 습격사건>에서는 무대를 한국적인 상황으로 옮겨 식량부족과 고물가라는 넘을 수 없는 삶의 벽에 부딫친 서민들의 극한 삶을 보여준다. 당장 먹을 것이 없어서 대형마트를 터는 주부들의 모습과 끝까지 정부의 정책을 옹호하고 믿으려는 남편이 종국엔 밀가루를 훔쳐서 집으로 가져오는 해프닝이 연속적으로 보여진다.
냉소적인 사회상을 현란한 코믹요소를 가미해 전개되는 이 연극은 객석에서 잠시의 여유도 없이 관객들의 즐거움을 이끌어 낸다. 다만 공허한 웃음으로 날려버릴 수 없는 극이 던지는 내면의 무거운 메시지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또한 식량부족으로 인한 혼란스러운 사회 모습과 고물가 속에서 어쩔 수 없이 굶어야 하는 서민들의 모습이 한국의 가까운
미래의 현실로도 가능한 일이어서 더욱 더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이제 막 연극의 참맛에 빠져드는 젊은 배우들의 역동적인 모습과 현란한 표현이 주는 즐거움은 이 극의 주제와는 별개로 1시간 40분이라는 시간이 짧게 느껴지게 한다. 그리고 극단 로뎀이 연극 공연 사상최초로 시도한 CA(Commercial Acting-TV나 영화관에서 보는 영상광고가 아닌 출연배우들이 본 공연 전 직접 나와 공연형식의 상품광고를 하는 것)를 통해 관객들은 입장료의 50%를 할인 받는 혜택을 받았다.
우리나라의 가까운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이 연극이 두 달째 이어지는 촛불문화제의 직접적인 타격으로 평균관객이 단 몇십명에 불과한 점이 기자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촛불집회의 중심부에 위치한 세실극장은 시청과 덕수궁의 사이에 있어서 관객들의 자유로운 출입이 힘든 상황이 자주 연출되곤 했다.
"저희는 관객이 못오시더라 무대를 꾸려갑니다. 문제는 거리에서 촛불을 들고 고생하시는 시민들의 열망이 이루어지는 것이 더 급한것이 아닌가 싶네요"라고 얘기해 주는 극단로뎀
김진배 연출의 말이 더 고맙게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