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울산촛불집회 풍등 화제 피해액 없어

울산촛불행동 "염려 끼쳐 죄송" ...아파트시공사측 "아무 피해 없어"

등록 2008.07.06 13:11수정 2008.07.06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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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촛불문화제가 열린 5일 저녁 9시 30분 쯤 시민들이 울산대공원에서 건너편 아파트 신축 현장에 난 불빛을 걱정스럽게 쳐다보고 있다 ⓒ 박석철

울산촛불문화제가 열린 5일 저녁 9시 30분 쯤 시민들이 울산대공원에서 건너편 아파트 신축 현장에 난 불빛을 걱정스럽게 쳐다보고 있다 ⓒ 박석철

5일 저녁 울산대공원에서 열린 촛불집회 행사 중 날린 풍등에 의해 건설중인 아파트에 붙은 불로 인한 피해액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풍등을 준비했던 울산촛불행동은 6일 오전 9시 불이 붙었던 울산대공원 앞 코오롱건설 주상복합건물 건설현장 소장 등 관계자를 방문하고 사과했고, 이 자리서 촛불행동측은 "피해가 있으면 보상하겠다"고 했으나 코오롱건설 관계자는 "아무런 피해가 없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다. 빨리 잘 정리해줘서 다행이다"고 답했다.

 

이어 울산촛불행동은 5일 밤 119 신고를 받고 출동했던 울산남부소방서를 위로 방문하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에 앞서 울산촛불행동은 5일 자정께 논평을 내고 "비록 예상치 못한 불상사였으나 다행히 현장은 정리정돈이 잘 되어있고 인화물질이 없는 작업장이라 큰 화재로 번질 가능성은 없었다"며 "그렇다 하더라도 화재발생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촛불수호 울산행동에 있다. 염려를 끼쳐드린 코오롱 건설에 대해 정중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에 대한 도의적 책임 및 재산상의 손실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질 것"이라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분들에게도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울산촛불행동은 사고 경위에 대해 "5일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반대를 위한 울산시민 촛불문화제를 마칠 즈음 퍼포먼스의 하나로 시민들의 염원을 적은 풍등을 날리는 행사가 진행됐고, 준비된 풍등 중 몇 개를 날리자 그 중 하나가 예측치 못한 바람을 타고 공사 중인 코오롱 파크폴리스 건물 내로 들어가 차단비닐막 일부와 폐시멘트를 담은 마대자루를 태우는 불상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즉시 날리지 않은 다수의 풍등을 모두 취소하고 소방서에 신고하는 한편 급히 현장사무소에 연락을 취했다"며 "이어 행사 관계자들과 시민 10명이 급히 현장인 22층으로 올라가 소화작업을 시작해 5분만에 모두 진화했고, 진화를 모두 마친 이후 소방관이 도착해 현장확인을 했다"고 설명했다.

 

처음 현장에 도착한 시민 "경미한 불보고 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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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과 시민들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시멘트 뭉치를 담은 마대자루는 타고 시멘트만 남아 있다 ⓒ 울산포커스 김정주

소방관과 시민들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시멘트 뭉치를 담은 마대자루는 타고 시멘트만 남아 있다 ⓒ 울산포커스 김정주

 

5일 밤 촛불현장에서 수십층의 고층 아파트 공사현장을 바라보는 시민의 마음은 타 들어갔다. 아파트 한 동에 불이 환히 비치면서 꺼질줄 몰랐기 때문.

 

하지만 이를 본 일부 시민들이 발빠르게 대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촛불행동 관계자와 시민·노동자 등 10여명이 즉시 소화기를 들고 계단을 올라 22층 현장에 도착, 진화한 것.

 

맨 처음 현장에 도착한 다음 카페 '울산촛불문화제' 회원 'stonelike2'는 "소화기를 들고 뛰어서 22층에 도착한 순간 허탈했다"며 "텅빈 시멘트 바닥 한켠에 작은 불이 있었고, 화염이 치솟는 것도 아니고 그야말로 조그만 불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주변에 인화물질은 물론이고 무슨 물건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며 "그래도 일단 소화기를 쐈고, 조금 후 사람들이 소화기를 들고 우루루 올라와 연속적으로 소화기를 발사하더라"며 "불빛이 순식간에 사그러 들고 밖에서 박수소리와 환호성이 들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불난 곳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폐 시멘트를 긁어 대여섯 개의 마대자루에 담아놨는데 그 마대자루가 탄 것이더라"며 "(풍등이 들어온)창문을 천막으로 막아놨는데 천막 하단이 불에 타서 잘라져 안으로 들어와 있었는 데, 방염처리가 된 것인지 그 조각은 많이 타지는 않았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불이 밖에서 그렇게 붉게 비친다는 사실이 좀 의외였다"면서 "불이 순식간에 다 꺼졌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깨어진 양동이를 이용해 계단 끝에 있는 수도에서 물을 받아 계속 붓고 있는데 소방관 두 명이 커다란 장비를 메고 올라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소방관이 '40kg이나 되는 장비를 메고 올라오니 정말 힘들다'고 하더라"며 "곧이어 건물 외벽 엘레베이터를 타고 온 경찰관들이 우르르 내렸다"며 "가까이 있던 수백 명의 경찰보다 멀리서 신고를 받고 무거운 장비를 메고 계단을 걸어 올라 온 소방관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7.06 13:11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울산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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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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