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식' 버린 대전서구의회 의장선거... "거 괜찮네!"

후보등록 소견발표 후 투표... 남재찬 의원, 신임 의장에 당선

등록 2008.07.10 15:54수정 2008.07.1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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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대 대전 서구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남재찬 의원(가운데)이 의장으로 선출됐다.
제5대 대전 서구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남재찬 의원(가운데)이 의장으로 선출됐다.오마이뉴스 장재완
제5대 대전 서구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남재찬 의원(가운데)이 의장으로 선출됐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제5대 지방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두고 전국의 광역·기초의회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교황선출 방식'을 바꾼 대전 서구의회가 잡음 없이 의장단을 구성해 모범이 되고 있다.

 

서구의회는 지난 3월 한진걸 의원의 대표 발의로 의장단 선출방식을 개선하는 내용으로 '대전시 서구의회 규칙'과 '서구의회 위원회 조례'를 개정했다.

 

이는 서구의회가 제5대 전반기 의장선거 당시 의원들의 '줄서기' '합숙' '의원 빼가기' '자리 보장' 등으로 극심한 파행과 갈등을 겪었기 때문. 특히, 출마 의사 표시와 소견 발표 없이 의원들의 자서식 무기명 투표로 진행되어 온 이른바 '교황선출식 의장선거'의 폐단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판단한 서구의원들은 의장 선출방식 변경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이에 따르면, 의장 및 부의장 선거 출마자는 선거일 전날 오후 6시까지 후보등록을 마쳐야 하며, 선거는 후보별 각 10분의 소견 발표를 들은 후 의원들이 후보자의 이름을 직접 기입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또한 의장 및 부의장 선거에 출마한 의원은 상임위원장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상임위원장은 의원들의 상임위 배정이 끝난 후 상임위원들의 투표로 선출토록 해 자리를 보장하고 자파로 끌어들이던 기존의 폐단을 차단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된 서구의회 의장단 선거에서는 예전의 '합숙'이나 '의원 끌어들이기' 등의 합종연횡이 사실상 거의 사라졌다.

 

이렇게 개선된 방식으로 10일 오전 치러진 서구의회 의장단 선거에서는 남재찬 의원이 20명의 의원 중 13명으로부터 지지를 얻어 1차 투표에서 의장으로 선출됐다. 의장에 출마했던 이의규, 양동직 의원은 각각 3표를 얻었고, 장미연 의원은 1표를 얻는 데 그쳤다.

 

의장에 선출된 남재찬 의원은 "지역경제가 어려운 만큼,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만드는 데 최우선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이를 위해 집행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하고, 견제와 감시의 기능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구의회는 이제 구민들에게 일하는 의회,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는 의회, 생산적인 의회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그 동안의 갈등과 정파적 이해관계를 초월해 의원 상호간 신뢰와 존중이 넘치는 의회로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또한 부의장 선거에서는 고경근, 한진걸 의원이 1차 투표에서 모두 10표를 얻어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결국, 2차 투표에서 고 의원이 11표를 얻어 9표에 그친 한 의원을 누르고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이처럼 새롭게 개선된 선거방식으로 의장단 구성을 마친 서구의회는 의장선거 후유증이 거의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선거방식 개선을 주도했던 한진걸 의원은 "선거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모습, 그리고 선거를 마치고 20명의 모든 의원들이 함께 모여 선출된 의장단에게 축하를 해 주는 모습을 보면서 선거방식 개선의 정신이 이번 선거에서 충실히 반영됐다고 평가한다"며 "전국의 지방의회에서도 이와 같이 제도개선에 나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 서구의회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전지역 광역기초 의회는 의장단 구성을 놓고 극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전시의회는 신임의장 반대파 의원들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등원거부와 법적대응을 선언한 상태이며, 유성구와 대덕구, 중구의회 등 에서도 의장선거를 둘러싼 파벌싸움으로 파행을 겪고 있다.

2008.07.10 15:54ⓒ 2008 OhmyNews
#대전 서구의회 #교황식 #의장단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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