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 섬이 나그네를 불러들인다. 올해 여름에는 드라마의 감동과 함께하는 섬으로 떠나보자. 보령 대천항에서 배로 1시간 거리에는 드라마 <구름계단>의 촬영지였던 장고도가 자리하고 있다. 윤정원(손지혜분) 등이 의료봉사를 떠났던 섬이자, 최종수(신동욱분)가 일하던 보건소가 있던 곳이 바로 장고도다.
대천항에서 출발한 배가 도착하는 등대 선착장과 큰말의 여객선 매표소 뒤쪽 골목에 자리한 노인회관이 드라마 <구름계단>의 주무대가 되었던 곳이다.
여객선을 타고 선착장에 들어서면 기역자 모양으로 길게 꺾여진 방파제 끝에 하얀등대가 우뚝 서서 나그네을 맞이한다. 등대 선착장의 등대 역시 드라마의 무대가 되었던 곳이다.
노인회관 건물은 보건소로 나왔으며, 보건소 내부 장면은 세트장에서 촬영되었다.
장고도는 대천항에서 서북쪽으로 약 21km 떨어진 섬으로, 70여 가구 200여 명의 주민들이 어업에 종사하는 어촌마을이다. 장고도는 인근의 삽시도와 원산도에 비해 덜 알려져 있어 여름 성수기에도 비교적 한적하게 휴가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장고도는 두 개의 해수욕장이 있어 여름철 피서지로도 손색이 없다. 당너머해수욕장은 장고도 당산 서쪽에 있는 1km 길이의 아담한 해수욕장이다.
백사장 끝머리에는 기암괴석에 멋진 구멍이 둟린 용굴이 빼어난 자태를 자랑한다. 용이 승천할 때 둟린 바위라고 전해내려오는 용굴 구멍 사이로 무인도인 명장섬이 보여 멋진 조화를 이룬다.
명장섬해수욕장은 2km 길이의 드넓은 백사장이 피서객을 유혹한다. 썰물 때 물이 빠지면 명장섬까지 신비의 바닷길이 열려 그 길을 따라 가며 조개, 낙지, 게 등을 잡을 수 있어 가족체험학습지로도 손색이 없다. 또한 명장섬 너머로 해가 떨어지며 바닷물을 빨갛게 물들이는 일몰 또한 못보고 가면 후회할만한 명장면이다.
필자가 도착한 오후 6시 30분 무렵에는 명장섬 위로 햇살을 반짝이며 노을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도착한지 10분도 안되어서 몰려오는 짙은 해무속에 해가 묻히고 말았다. 해가 지기 한시간 전에도 이토록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는데 제대로 된 노을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는 기대로 인해 다음에 다시 찾고 싶어졌다. 그렇게 명장섬은 두 번이나 나그네를 위해 명장면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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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로 남해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금오산 자락에서 하동사랑초펜션(www.sarangcho.kr)을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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