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듬뿍', 복날엔 보신탕이 좋아

[개고기 논쟁] 무더위 이기는 데 개고기만한 음식이 없다

등록 2008.07.16 09:56수정 2008.07.1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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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에는 보신탕이 좋다. 무더위를 이기는 데는 개고기만한 음식이 없다. 개고기에 생강, 양파·대파·소주 등을 넣고 된장을 풀어 삶아낸 연한 수육은 여름철 기운을 돋우는 보신음식으로 우리 조상들이 즐겨 먹었다. 다진 마늘과 생강·들깨가루 등의 갖은양념을 넣어 끓인 보신탕도 마찬가지다.

 

서울시가 15일부터 여름철 보양식인 개고기를 판매하는 음식점에 대해 '위생단속'을 벌였다. 이에 대해 동물보호단체들이 '개고기 식용을 합법화 하려는 것 아닌가'라며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개고기 식용이 다시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서울시의 이번 단속은 88올림픽 이후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식용으로 키운 개 먹는다고 해서 흉허물 될 수 없다

 

그 옛날 보릿고개, 시래기죽조차 먹기 힘들었던 시절에 보신탕의 역할은 참으로 대단했다. 또한 지병으로 병원에 입원해 시름시름 앓다가 퇴원하면 기력이 쇠해진 몸을 추스르는 데에는 보신탕만한 것이 없었다. 일부 의사들도 회복기 환자가 먹으면 좋다며 권유했던 음식이다.

 

어린 시절 고향에선 멍멍이 잡는 날이 동네 사람들 다 모이는 잔칫날이었다. 사실 개고기를 먹어본 기억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자신이 먹질 않는다고 개고기를 혐오할 필요는 없다. 식용으로 키운 개고기를 먹는다고 해서 흉허물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기호식품이 다르듯 선호하는 음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애완용이 아닌 사육견은 소·닭·염소·돼지 등의 가축과 별 다를 게 없다고 본다.

 

어릴 적 보신탕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친구 녀석이 하나 있었다. 그 녀석은 무남독녀인 아내를 맞이했는데 손이 귀한 처가에서는 사위를 친자식 못지않게 끔찍이 아꼈다. 그 친구 녀석 처가에선 사위가 올 때면 씨암탉은 기본이고 누렁이 한 마리를 잡아 대접하곤 했다.

 

나 역시도 개고기를 그 때 처음 먹어본 것 같다. 처음에는 무슨 고기인지도 모르고 먹었지만…. 친구 녀석은 수육을 한 접시 먹고 보신탕을 한 그릇 뚝딱 해치우고서는 세상에 부러울 게 없다는 표정을 짓곤 했었다.

 

우리 선조들이 최고로 쳤던 보신탕 개고기

 

우리 선조들이 최고로 쳤던 보신탕 개고기. 보신탕은 홍어·순대·육개장·염소탕 등과 같이 우리의 토속음식이다. 못 먹을 음식을 먹은 것도 아닌데 그런 이상한 눈으로 볼 필요는 없다. 남의 밥상 탓할 일이 아니다.

 

물론 애완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집에서 키우는 애완견을 생각하면 한편으론 일부 찜찜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식용견을 그런 시각으로 볼 필요는 없다. 분명 식용견과 애완견은 다르다. 그런 시각에 천착하게 되면 소나 돼지 등의 가축 또한 먹을까 말까 하는 문제에 다다르게 된다. 일부 나라에서는 소나 돼지도 신성시하며 귀하게 여기니.

 

갖은 양념을 해 특유의 맛깔스러움으로 요리한 개고기는 무더운 삼복을 거뜬히 넘기게 해주는 보양식으로 보신탕을 축복으로 여기는 이들도 있다. 개고기를 처음 대하면 이거 어떻게 하나 눈치를 살피며 멈칫멈칫 하던 이들도 일단 한번 맛을 보면 그 맛에 푹 빠져든다고 한다. 그만큼 개고기 맛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나도 개고기를 언제 먹어 봤나 기억이 가물거린다. 이번 복날에는 개고기를 다시 먹어볼 참이다. 팍팍하고 고달픈 인생 여정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하니. 개고기 먹고 힘이 붙으면 신보릿고개도 거뜬히 넘을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좋아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왜들 사람들은 본인이 먹지 않는다고 싫어한다고 해서, 음식에 그들 나름대로의 잣대로 재며 마름질하려는 걸까. 여태껏 조상 대대로 이어오며 먹어왔던 음식을 못 먹게 한다고 해서 안 먹을까. 세살 먹은 어린애도 아닌데. 못 팔게 한다고 해서 아니 팔까.

 

개고기, 우리의 토속음식으로 거듭나야

 

직장인들은 점심 때가 되면 뭘 먹을까 고민스럽다고 한다. 입맛 없는 여름철이 되면 점심끼니가 가장 어려운 고민거리 중 하나일지도 모를 일이다. 개고기 그걸 어떻게 먹느냐며 내숭을 떠는 이들도 "우리 보신탕(개고기) 먹으러 갈까?"하면 대부분 못 이기는 척 따라나선다. 뭐니뭐니 해도 여름철 복날에는 개고기가 좋다. 소화 흡수가 잘되고 영양과 맛 또한 으뜸이니 그럴밖에.

 

식생활이 많이 변했다. 잦은 외식으로 입맛 또한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진 사람들, 일품요리만을 찾아 맛집을 전전하는 맛객들도 건강한 먹을거리로 개고기를 추천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논란거리가 되곤 하는 개고기가 우리의 토속음식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2008.07.16 09:56ⓒ 2008 OhmyNews
#개고기 #보신탕 #수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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