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콤 비정규직, 한강변 4곳 동시다발 고공농성

성사 직전 무산된 사장과의 교섭... "정규직 노조가 방해했다"

등록 2008.07.16 18:50수정 2008.07.1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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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다발 고공농성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6일 오후 서울 마포대교 북단(왼쪽부터), 한강대교 남단, 국회의사당 인근 여의2교 남단 등에서 고농성을 벌이고 있다. ⓒ <노동과 세계> 이기태

▲ 동시다발 고공농성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6일 오후 서울 마포대교 북단(왼쪽부터), 한강대교 남단, 국회의사당 인근 여의2교 남단 등에서 고농성을 벌이고 있다. ⓒ <노동과 세계> 이기태

 

16일 낮 서울 한강변에서는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동시다발적인 고공농성이 벌어졌다.

 

비가 흩뿌리는 가운데,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대교 북단·한강대교 남단·여의도 여의2교 남단·당산역 인근 등 한강변 4곳에 있는 30m 높이의 교통 CCTV탑에 올랐다. 이들은 모두 '코스콤 전 조합원을 직접 고용하라', '코스콤은 즉각 교섭에 임하라'라는 요구 사항이 쓰인 펼침막을 내걸었다.

 

이날 오후 2시 정인열(30) 사무금융연맹 증권노조 코스콤 비정규지부(코스콤 비정규직 노조) 부지부장이 마포대교 북단 CCTV탑에 오르자, 곧바로 경찰과 소방관들이 출동했다. 소방관들은 바닥에 에어매트를 깔았고, 경찰은 "내려오라"고 설득했다.

 

오후 3시 50분 노조원 김모(32)씨가 한강대교 남단 CCTV탑에 올랐고, 경찰이 에어매트를 깔지 않은 상태에서 김씨를 설득하기 위해 CCTV탑에 올라갔다. 이에 대해 이민정 증권노조 선전부장은 "조합원이 뛰어내릴 수도 있는데 경찰이 막무가내로 올라갔다"며 경찰에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어 오후 5시께 노조원인 이모(36)씨와 강모(30)씨가 각각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여의2교 남단과 당산역 인근 CCTV탑에 올랐다. 이들은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내려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코스콤 사장 "직접 고용 가능, 대화하자"... 교섭 직전 취소

 

이날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고공농성에 나선 이유는 이날 오전 10시 반에 예정됐던 사장-비정규직 노조-정규직 노조가 참여하는 3자 교섭이 교섭 직전 취소됐기 때문이다. 

 

마포대교 북단에 오른 정인열 부지부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늘 오전 8시 30분 정연태 코스콤 사장이 우리가 농성하는 곳에 와서 '정규직 노조와의 조율이 필요하지만, 전 조합원 직접 고용이 가능하다, 만나자'고 교섭을 제안했고, 우리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정 부지부장은 "서로의 신뢰 하에 교섭이 이뤄질 것으로 믿고 있었는데, 교섭 직전 갑자기 취소됐다"며 "회사 쪽 실무라인으로 알아본 결과, 정규직 노조 운영위원회가 사장실을 항의 방문했기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민정 증권노조 선전부장은 "정 사장은 여러 이유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만나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인데, 정규직 노조가 방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용빈 코스콤 홍보팀장은 "오늘 만남이 취소된 것은 정연태 사장이 내부 분위기를 잘 몰라서 생긴 일"이라며 "계속 집회를 하는 그들의 고충을 들어보려 했는데, 임직원들이 '만나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해 갑작스레 취소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정규직 노조원이 사장실을 방문한 것은 맞는데 다른 문제 때문이었다, 정규직 노조 때문에 만남이 취소됐다는 말은 와전된 것"이라고 전했다. 정규직 노조 쪽은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한편, 오는 18일 서울남부지방법원의 근로자지위확인소송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는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 14일 오전 코스콤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한국증권거래소 앞마당을 점거하고 "끝장을 보겠다"며 76시간 연좌시위에 들어갔다. 

 

이들은 회사 쪽에 ▲직접 고용 ▲비정규직 노조 활동 보장 ▲손해배상청구 취하 등의 요구를 담은 안을 제시하고 회사 쪽과의 대화를 기다려왔다. 이들은 특히 "직접 고용 요구는 무조건적인 정규직화가 아니다, 임금과 근로 조건에서 일부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2008.07.16 18:50 ⓒ 2008 OhmyNews
#코스콤 비정규직 #코스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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