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8.07.16 20:42수정 2008.07.16 20:42
충남 연기군 서면 신대리 솣골천 도랑이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났다. 16일, '한국의 도랑 살리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사)물포럼코리아(대표이사 서울대 김정욱 교수)가 지난 6월부터 마을주민들과 함께 복원 활동을 해온 숯골천에서는 복원된 도랑의 지속적인 관리를 약속하는 마을주민 선언식이 있었다.
이날 행사는 (사)물포럼코리아와 연기군, 금강수계관리위원회 등 주관단체와 마을주민 등 50여 명이 참여하여 복원지역을 답사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사회를 맡은 최충식 물포럼코리아 사무처장은 "이곳에 물길을 끊었던 하천바닥 콘크리트 철거작업과 함께 주변에 널려있던 쓰레기, 목재, 폐비닐 등을 주민들이 함께 수거하고 도랑 주변에 조팝나무, 매실나무를 심어 아름답게 가꾸고자 했다. 또 마을 주민들이 하천주변에 농사를 짓던 공간을 내주어 꽃나무를 식재하였고 내년부터는 농약 등 문제점을 피하고자 농사도 짓지 않고 가꾸겠다고 주민들이 약속했다"고 밝혔다. 또한 "주민들의 아이디어로 마을앞 빨래터를 복원했고 빨래터 주변에는 전통방식으로 미나리꽝을 심어 자연정화 작용을 하도록 했다"라고 소개했다.
이번 숯골천 복원에 열성적인 관심으로 함께 해 온 연기군의회 박영송 의원은 "시작 당시에는 여러가지 고민이 많았으나 이렇게 복원해 놓고 보니 참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임을 느끼고 사업이 전국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함께 참여한 주민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더욱 예쁘게 가꿔주시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물포럼코리아 김정욱 대표이사는 "이곳에 와보니 동네가 참 아름답고 함께 하천 복원에 참여한 주민들 역시 아름답다. 이 곳을 학생들이 와서 견학을 한다면 많은 것을 배울 것 같다"고 감탄했다.
서면 신대2리 홍순직 이장은 "앞으로 내집처럼 가꿔 도랑치고 가재잡는 그 옛날 도랑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홍 이장은 고향인 이 곳에 담긴 추억이 많다며 "날이 가물어 물이 없는 게 아쉽지만 주민들의 협조로 도랑도 살리고 주민들의 단합된 모습을 보게 되어 더욱 좋았다"고 밝혔다.
마을주민들은 앞으로 숯골천을 꾸준히 관리하겠다는 약속을 주민선언문에 담아 낭독했고 참석자들이 함께 매실나무를 심고 현판식을 거행한 후 준비한 음식을 나누며 서로를 축하했다.
조상 대대로 생명의 근원이었던 마을 앞 작은 개울, 그 고마움에 보답하겠다는 마을 주민들의 약속과 노력이 아름다운 숯골천으로 다시 주민에게 희망이 될 것임을 주민들은 이미 깨닫고 있었다.
복원활동에 참여한 마을주민 임기연씨는 " 아이고, 일 엄청 했슈. 힘들어 죽을뻔 했지,뭐"하면서도 "이제 쓰레기 함부로 안 버려유. 전엔 아무 생각없이 세제도 쓰고 농약도 쳤지만 인제는 한번 더 생각하고 환경이 중요하다는 거 깨달았지. 또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의논하니 사람사는 맛도 나고 좋지"라며 흐뭇해 했다.
가문 날이 계속되어 도랑엔 물이 말라있었지만 이제 잘 가꿔진 숯골천에서 빨래하고 가재잡는 주민들 모습을 만나게 될 날이 멀지 않은 듯 하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세종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7.16 20:42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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