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속에 무수히 등장하는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포털사이트에서 간단히 기사 검색만 해봐도 줄줄이 나온다.
이슬기
그렇다면 도대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그전 정권에 비해 얼마나 빈번하게 등장했을까. 네이버 뉴스 포털에서 제공하는 기사 검색기능을 통해 비교해 보았다.
통신사인 <연합뉴스>로 조건을 한정했을 때 이명박 대통령 취임인 2008년 2월 25일 이후 7월 17일까지 '청와대 핵심관계자'의 키워드로 검색된 기사는 372건으로 취임 후 같은 기간 동안의 노무현 정권의 빈도에 비해 약 7배에 달했다.
<연합뉴스>라서 범위가 한정되어 오차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같은 키워드이되 <연합뉴스>를 포함해 조·중·동과 <한겨레>, <경향>, <한국일보>까지 7개 신문을 대상으로 검색해 보았더니 노무현 정부 372건, 이명박 정부 881건으로 여전히 5배 정도 많았다. 고위 관계자나 관계자 등으로 기사가 쓰인 것을 감안할 때 빈도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단순한 기사 검색만으로 청와대의 모든 성명이나 브리핑 등이 잘못됐다고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익명 관계자 뒤에 숨어 '음험한' 방식의 브리핑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국민은 의혹의 눈길을 보낼 수밖에 없다.
청와대는 도대체 무엇이 그렇게 두려운가많은 언론과 정치인들이 참여정부 실패('실패' 자체에 대해서도 의견이 다르기도 하지만)의 주요한 원인으로 '국민과의 소통부족' '노 전 대통령의 성급하고 책임없는 발언'을 꼽았다. 하지만 그 분석이 꼭 맞다고 보기는 힘들 것 같다. 적어도 참여정부는 발언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대변인 등이 직접 현안에 대해 명확히 의견을 밝힘으로써 그 책임을 분명히 졌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현 정부는 어떠한가. 이동관 대변인이 남발하고 있는 보도유예 요청을 비롯해 뻔히 누구인지 알 수 있을 상황인데도 '핵심 관계자' 뒤에 숨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같은 청와대의 '무책임한' 의견 표명은 노 전 대통령의 표현대로 의미없는 '정치게임'에 지나지 않는다. 청와대가 국민들과의 소통 부족을 자임한 상태에서 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카더라 통신'이 아닌 책임있는 발언일 것이다.
여러가지 사건으로 위기 상황이 계속되면서 무엇보다 정부의 발빠른 대처와 설명이 아쉬운 이 때 청와대의 현명하고 소신있는 홍보정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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