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피하는 공정택, 소규모 촛불집회에 유세장 바꿔

[현장] 공정택 교육감 후보 출정식 열고 선거운동..."경륜있는 내가 돼야"

등록 2008.07.17 10:28수정 2008.07.17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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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7일 저녁 8시 30분께 잠실역 5번 출구 앞에서 침묵 촛불집회를 열고 있는 시민들. 이들은 매주 수목금요일마다 이곳에서 촛불을 들어왔다고 밝혔다.

17일 저녁 8시 30분께 잠실역 5번 출구 앞에서 침묵 촛불집회를 열고 있는 시민들. 이들은 매주 수목금요일마다 이곳에서 촛불을 들어왔다고 밝혔다. ⓒ 박상규

17일 저녁 8시 30분께 잠실역 5번 출구 앞에서 침묵 촛불집회를 열고 있는 시민들. 이들은 매주 수목금요일마다 이곳에서 촛불을 들어왔다고 밝혔다. ⓒ 박상규

[4신: 밤 9시 40분]
 
촛불이 무서운 공정택? 소규모 촛불집회에 유세장소 바꿔
 
공정택 후보는 촛불이 싫은 것일까, 아니면 무서운 것일까.
 
공정택 서울교육감 후보가 '촛불 10개' 때문에 유세 장소를 옮기는 해프닝을 벌였다. 애초 공 후보는 17일 저녁 8시 30분 잠실 롯데백화점 앞 유세를 마지막으로 이날 선거운동을 정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 후보는 이날 저녁 8시께 갑작스럽게 유세 장소를 5호선 거여역으로 옮겼다. 잠실역 5번 출구에서 촛불집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정민구 공정택 후보 공보실장은 "촛불집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유세 장소를 급히 바꿨다. 아마도 일부 시민들이 공 후보의 유세 소식을 알고 일부러 롯데백화점 앞에서 촛불집회를 여는 것 같다"며 "혹시라도 촛불집회 참석자들과 충돌이라도 벌어질까봐 갑작스럽게 유세 장소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정말로 시민들이 공 후보의 유세에 맞춰 촛불집회를 계획한 걸까. 촛불을 든 시민들은 잠실역 5번 출구 앞에 있었다. 하지만 열 명이 전부였다. 게다가 이들은 오래 전부터 이곳에서 침묵 촛불집회를 열어왔던 주변 주민들이었다.
 
아고라에서 활동한다고 밝힌 누리꾼 '강가딘(45)'씨는 "얼마 전부터 매주 수목금마다 잠실 주변의 시민들이 이곳에 모여 촛불을 들었다"며 "공정택 후보를 겨냥한 것은 절대 아니고, 공 후보가 이쪽에서 유세를 할 예정이란 것도 모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촛불을 든 다른 시민들도 "우리 때문에 공정택 후보가 다른 곳으로 유세를 옮긴 거야?"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공정택 후보는 지난 5월 "촛불을 든 학생들의 배후에는 전교조가 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공 후보에게는 이래저래 촛불과 인연이 없는 듯하다. 공 후보는 거여역 주변 유세를 마지막으로 선거운동 첫날을 정리했다.
 

[3신 : 저녁 8시]

 

"진단고사 때문에 모든 학교가 공부 열심히 해"

공정택 후보, 천호역 유세... 학교 경쟁력 강화 강조

 

 17일 저녁 6시 30분께 지하철 5호선 천호역 인근에서 유세를 펼치는 공정택 후보의 뒷모습

17일 저녁 6시 30분께 지하철 5호선 천호역 인근에서 유세를 펼치는 공정택 후보의 뒷모습 ⓒ 박상규

17일 저녁 6시 30분께 지하철 5호선 천호역 인근에서 유세를 펼치는 공정택 후보의 뒷모습 ⓒ 박상규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첫날 선거 유세는 '학력신장'으로 시작해 '경쟁력'으로 끝날 모양새다. 공 후보는 저녁 6시 30분 지하철 5호선 천호역 인근 이마트 건너편에서 유세를 펼쳤다. 이 때 공 후보가 가장 강조한 건 바로 학교 경쟁력이었다.

 

유세 차량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공 후보는 "중고등학교 모의고사와 진단평가를 실시해서 학생들이 철저하게 공부하고 있다"며 "진단평가 결과 성적이 떨어지는 학교는 보완하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 후보는 "2010년까지 모든 학교를 학생들이 선택 입학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서울의 모든 고등학교를 주민들이 선호하게 만들고, 비선호학교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즉 100% 비평준화를 실시하면서도 비선호 학교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공 후보는 "진단고사 실시 이후 학교들이 서로 앞다투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등 경쟁이 일어났다"며 "그 결과 방과 후에 늦게까지 열심히 (야간 자율학습) 공부를 하는 학교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오른쪽 회색 양복 상의가 정병수 가온초등학교 교장이다. 이날 천호역 유세 현장에는 중년 이상의 사람들이 약 100명 몰렸다.

오른쪽 회색 양복 상의가 정병수 가온초등학교 교장이다. 이날 천호역 유세 현장에는 중년 이상의 사람들이 약 100명 몰렸다. ⓒ 박상규

오른쪽 회색 양복 상의가 정병수 가온초등학교 교장이다. 이날 천호역 유세 현장에는 중년 이상의 사람들이 약 100명 몰렸다. ⓒ 박상규

공 후보는 서울시교육감으로 재직하며 학생 복지 향상에 기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공 후보는 "서울의 모든 학교에 100% 냉난방을 시설을 완비했고, 책걸상도 모두 교체했다"며 "모든 학교에 '웰빙 교육환경'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급식을 개선해 올해 단 1건의 급식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천호역 유세에서는 중년 이상의 사람들 약 100여 명이 몰려와 공 후보의 유세를 지켜보며 박수 보냈다. 이곳에는 정병수 가온초등학교 교장과 정채동 서울시교육위원 등도 있었다. 이들은 공 후보와 반갑게 악수를 나눴다. 이밖에 현직 교사들이 많았는지, 서로 "OOO 선생님 반갑습니다" 등의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이 많았다.

 

[2신 : 오후 3시20분]

 

"전교조 성향으로 학교교육 몰아가면 교육 설 자리 잃는다"

 

a  17일 영등포구 문래동 영문초등학교를 찾아 학부모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공정택 후보.

17일 영등포구 문래동 영문초등학교를 찾아 학부모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공정택 후보. ⓒ 박상규

17일 영등포구 문래동 영문초등학교를 찾아 학부모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공정택 후보. ⓒ 박상규

"하늘에 모든 걸 맡기고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그래도 내가 1등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으면 선거에 안 나왔겠죠. 안 그래요?"

 

선거운동 첫날이지만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후보는 승리를 확신하고 있는 듯 했다. 공 후보는 17일 오후 서울 문래동 영문초등학교를 방문해 학부모들을 상대로 유세를 펼쳤다. 이날 영문초등학교에는 어학실 개관식이 열려 많은 학부모들이 학교를 찾았다.

 

공 후보는 학부모들과 연신 악수를 하며 기자들과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공 후보는 "내가 4년 동안 서울시 교육감을 했는데, 앞으로 1년 10개월 동안 마무리 잘 해줘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의 1년 10개월은 다음 교육감 선거를 위한 선거운동 과정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육감의 임기는 원래 4년이지만 이번에 선출될 서울시교육감의 임기는 제5회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일인 2010년 6월말 까지 1년 10개월이다. 이후부터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공동으로 치러진다.)

 

또 공 후보는 다시 교육감이 되면 "학생과 학부모들의 학교 선택권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국제고등학교·영재학교·자사고 등 학교 체질을 다양화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성적미달 학생 제로화'를 추진하겠다"며 "나는 그 동안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도 잘 할 수 있도록 북돋아 줬고, 많은 효과를 봤다"고 주장했다.

 

공 후보는 "교육 정책이 너무 시장주의적인 것 아니냐"는 물음에 "그런 비판의 목소리가 있는 건 알고 있지만, 지금 세계적으로 모든 나라가 경쟁에서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고, 경쟁없는 교육은 낙오하고 만다"고 경쟁 중심의 교육 정책을 강조했다.

 

또 공 후보는 전교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공 후보는 "교육감 선거가 이념 대결로 흐르는 것을 반대한다"며 "한마디로 전교조 성향으로 학교 교육을 몰아가면 우리나라 교육이 설 자리를 잃어버린다, 나는 철저하게 (전교조를) 이겨내려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공 후보는 후보단일화와 대해서는 "9명에서 6명으로 좁혀졌는데, 앞으로 더 좁혀지지 않겠냐"고 자신으로의 보수 후보 단일화를 자신했다. 이어 공 후보는 "내 최대 경쟁자는 주경복 후보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공 후보를 만난 학부모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강아무개(36)씨는 "교육감 경험이 있어서 다른 후보보다 잘 하지 않겠냐"고 기대를 나타냈다. 반면 '전직 기자 출신'이라고 밝힌 김아무개(35) 학부모는 "공 후보의 명함에는 정책이 하나도 나와 있지 않다"며 "앞으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평했다.

 

a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선거 출정식이 17일 오전 8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렸다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선거 출정식이 17일 오전 8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렸다 ⓒ 박상규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선거 출정식이 17일 오전 8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렸다 ⓒ 박상규

 

 

[1신 : 오전 9시40분] "첫째도 학력신장! 둘째도 학력신장!"

 

"첫째도 학력신장, 둘째도 학력신장, 셋째도 학력신장을 우선하겠습니다!"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선거운동 출정식은 말 그대로 학력신장의 외침으로 가득했다. 서울시교육감 선거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공정택 후보는 17일 오전 8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출정식을 열고 본격적인 유세활동에 돌입했다.

 

공정택 후보는 출정식을 통해 조직세를 과시했다.  이날 출정식에는 흰색 셔츠와 모자를 맞춰 입은 선거운동원 30여 명을 비롯해 지지자 약 80여명이 참석했다. 셔츠에는 '공감교육 공정택'이 새겨져 있다.

 

또한 방송차량 1대를 비롯해 유세차량 3대도 동원됐다. 차량에는 '사교육비 절감' '아이들의 미래만 생각하겠습니다'란 문구가 새겨져 있다. 공 후보는 서울시대 곳곳에도 현수막을 걸어 사교육비 절감을 강조했다.

 

공 후보는 이날 평소와 달리 양복이 아닌 점퍼를 입고 '야전' 태세를 보였다. 첫 무대에 오른 공 후보는 "학력 신장"을 유독 강조했다.

 

공 후보는 "지난 4년간 추진한 정책들과 경험을 바탕으로 부족한 걸 보완해 나가겠다"며 "첫째도 학력신장, 둘째도 학력신장, 셋째도 학력신장을 우선으로 해 서울시 교육의 국제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 후보는 "모르긴 몰라도 경륜이 높은 내가 출마하는 게 서울시 교육의 연속성 측면에서 많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이번 교육감 선거는 정책 경쟁을 해야지 특정 이념이나,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교육감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시민들의 관심은 아직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침 출근 시간이라는 한계가 있었지만, 이날 공 후보의 출정식에 관심을 갖는 일반 시민은 많지 않았다.  

 

직장은 김선화(31)씨는 "교육감 선거가 열린다는 걸 최근에 알았다"며 "투표를 평일에 진행하는데 직장 때문에 한 표를 행사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공 후보는 송파 영문초등학교를 방문하고 천호역과 잠실역 인근에서 유세를 펼칠 예정이다.

 

한편 공 후보 쪽의 핵심 관계자는 "지금은 선거 초기라 어렵겠지만 후반부로 가면 결국 공정택 후보로 보수진영 단일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후보단일화에 대한 강한 의지와 자신감을 나타냈다.

 

a  선거운동원들과 악수를 나누는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후보

선거운동원들과 악수를 나누는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후보 ⓒ 박상규

선거운동원들과 악수를 나누는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후보 ⓒ 박상규
2008.07.17 10:28ⓒ 2008 OhmyNews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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