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사마귀와 매미의 얄궂은 숙명

등록 2008.07.17 20:02수정 2008.07.1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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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귀와 매미 매에~ 사각사각... 메에~ 사각사각... 메에~ 사각사각... ⓒ 이종찬

▲ 사마귀와 매미 매에~ 사각사각... 메에~ 사각사각... 메에~ 사각사각... ⓒ 이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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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귀와 매미 ⓒ 이종찬

▲ 사마귀와 매미 ⓒ 이종찬

 

매에~ 사각사각... 메에~ 사각사각... 메에~ 사각사각... 애처롭고 슬프다. 7년여 동안이나 캄캄한 땅 속에서 애벌레로 지내다 여름 한철 일 주일 정도 지상의 삶을 위해 허물을 벗고 나온 매미가 어쩌다 사마귀에게 걸려 제 몸을 갉아 먹히며 저토록 아프게 마지막 외침을 토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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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귀와 매미 매미가 어쩌다 사마귀에게 걸려 제 몸을 갉아 먹히며 저토록 아프게 마지막 외침을 토하고 있는가 ⓒ 이종찬

▲ 사마귀와 매미 매미가 어쩌다 사마귀에게 걸려 제 몸을 갉아 먹히며 저토록 아프게 마지막 외침을 토하고 있는가 ⓒ 이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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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와 사마귀 잔인한 사마귀가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매미를 갉아먹는 소리 ⓒ 이종찬

▲ 매미와 사마귀 잔인한 사마귀가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매미를 갉아먹는 소리 ⓒ 이종찬

 

공생할 수 없는 매미와 사마귀의 얄궂은 숙명

 

너무나 슬프고 안타깝다. 저 잔인한 사마귀가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매미를 갉아먹는 소리가 언뜻 촛불집회에 나온 착한 국민들을 곤봉으로 마구 때리고, 군홧발로 마구 짓밟는 경찰들의 모습처럼 여겨지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명박산성을 쌓아놓고 국민 앞에 사과했다가도 촛불이 약간 누그러질 만하면 '강경대응'을 외치는 이명박 정부의 포퓰리즘 때문일까.

 

끝내 공생할 수 없는 매미와 사마귀의 얄궂은 숙명. 국민과 이명박 정부도 매미와 사마귀의 관계처럼 끝내 공생할 수 없는 악연일까. 한쪽은 제 목숨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몸부림치고, 한쪽은 잡아먹기 위해 끊임없이 노려보는 그런 악연. 국민과 정부는 먹고 먹히는 저 대자연의 먹이사슬 같은 것일까.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 곳곳에도 먹이사슬이 있다. 내가 먼저 먹지 않으면 잡아먹히고 마는 세상. 부처님이나 예수님이 만인이 평등한, 삼라만상이 아무런 걱정 없이 공생하며 자유스럽게 사는 내세를 부르짖은 것도 이러한 먹이사슬에 놓인 얄궂은 속명에서 벗어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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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와 사마귀 국민과 이명박 정부도 매미와 사마귀의 관계처럼 끝내 공생할 수 없는 악연일까 ⓒ 이종찬

▲ 매미와 사마귀 국민과 이명박 정부도 매미와 사마귀의 관계처럼 끝내 공생할 수 없는 악연일까 ⓒ 이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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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와 사마귀 한쪽은 제 목숨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몸부림치고, 한쪽은 잡아먹기 위해 끊임없이 노려보는 그런 악연 ⓒ 이종찬

▲ 매미와 사마귀 한쪽은 제 목숨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몸부림치고, 한쪽은 잡아먹기 위해 끊임없이 노려보는 그런 악연 ⓒ 이종찬

 

사마귀에게 제 몸 갉아 먹히며 죽어가고 있는 매미의 안타까운 울음소리

 

매에~ 사각사각... 매에~ 사각사각... 끔찍하다. 지난 6월 29일(일) 오후 5시, 오랜만에 내려간 나그네의 고향, 그 고향 비음산(510m, 창원시 사파동) 오솔길을 산책하다가 오솔길 울타리에서 매미의 애타는 울음소리가 들려 가까이 다가갔다가 '저런 저런' 혀를 끌끌 차며 촬영한 사마귀가 매미를 갉아먹고 있는 모습이다.

 

사마귀의 입장에서 보면 좋은 먹잇감을 즐기고 있는데 감히 누가 탓하랴 하겠지만 제 명을 다하지 못하고 사마귀에게 제 몸을 갉아 먹히며 죽어가고 있는 매미의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억울하고 원통한 일이겠는가. 제 명을 다하고 죽어도 더 오래 살지 못하고 죽는다고 억울해하는 것이 사람 아니던가. 하물며 미물인 매미는 오죽 억울할까.

 

매미가 사마귀에게 잡아먹히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약자와 강자의 관계를 다시 한번 떠올려본다. 약자의 끝자락은 대체 어디이며 강자의 끝자락은 또 어디까지인가. 이 세상에는 절대 약자도 절대 강자도 없을 것이다. 약자 아래 또 다른 약자가 있고, 강자 위에 또 다른 강자가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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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와 사마귀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에 곳곳에도 먹이사슬이 있다 ⓒ 이종찬

▲ 매미와 사마귀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에 곳곳에도 먹이사슬이 있다 ⓒ 이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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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와 사마귀 '저런 저런' 혀를 끌끌 차며 촬영한 사마귀가 매미를 갉아먹고 있는 모습 ⓒ 이종찬

▲ 매미와 사마귀 '저런 저런' 혀를 끌끌 차며 촬영한 사마귀가 매미를 갉아먹고 있는 모습 ⓒ 이종찬

 

한순간 한 눈 팔다 사마귀에게 제 몸 먹잇감으로 내준 매미

 

한순간 한눈 팔다가 그만 사마귀에게 제 몸을 먹잇감으로 내준 매미. 먹잇감을 쟁취한 사마귀의 용맹무쌍함보다 죽어가며 비통한 울음소리를 내고 있는 매미가 훨씬 더 불쌍하게 여겨지는 것은 왜일까. 왜 나그네는 강한 자를 칭송하기보다 약한 자에게 더 큰 동정심이 생기는 것일까.

 

왜 나그네는 '신공안정국'이란 카드를 내밀며 당당하게 나오는 이명박 정부보다 촛불을 들고 날밤을 새우는 국민들에게 더 정이 가는 것일까. 왜 이명박 정부는 독도 자국 영토란 내용을 교과서에 실어 교육시키겠다는 일본의 망언 앞에서는 사마귀에게 제 몸을 갉아 먹히고 있는 저 매미처럼 가냘픈 소리만 내지르며 뾰쪽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슬프다. 가슴이 몹시 쓰리다. 언뜻 미국과 일본이 매미를 먹잇감으로 삼고 있는 사마귀로 보이는 것은 웬일일까. 사마귀에게 제 몸을 갉아 먹히며 죽어가고 있는 매미가 좌충우돌하며 방향감각을 잃어가고 있는 이명박 정부처럼 여겨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나그네도 이명박 정부가 말하는 것처럼 좌익 불순세력이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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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와 사마귀 사마귀의 입장에서 보면 좋은 먹잇감을 즐기고 있는데 감히 누가 탓하랴 ⓒ 이종찬

▲ 매미와 사마귀 사마귀의 입장에서 보면 좋은 먹잇감을 즐기고 있는데 감히 누가 탓하랴 ⓒ 이종찬
2008.07.17 20:02 ⓒ 2008 OhmyNews
#매미 #사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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