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더러 투항하라고 외치는 걸까? 바로 이명박 정권을 두고 하는 말이다.
대운하, 방송장악기도, 공기업 민영화 등 어느 하나 국민과 대치하지 않는 정책이 없다. 광우병 의심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에서 출발한 시민들의 원성을 '명박산성'이라는 방음벽으로 봉쇄하더니 급기야 시위대를 폭도로 몰고야 말았다.
MBC <PD수첩>에 대해 수사기관을 총동원해 과잉 조사에 착수하는가 하면 조중동(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광고주 불매운동을 했다며 누리꾼들을 출국금지 시키면서까지 강도 높게 취조하고 있다. 이들은 경찰서나 검찰청 문을 한 번도 여닫은 적 없는 선량한 시민들이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지난 10일 논평에서 "아고라, 밥 먹고 할 일 없는 룸펜들의 쓰레기장"이라고 누리꾼들을 맹비난 하기도 했다.
이렇듯 누리꾼들의 표현의 자유를 짓밟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회에 총알보다 빠르게, 빛보다 더 멀리 그러나 과학적이고 명확한 증거로 진실을 입증하는 아고라 CSI 본부가 드디어 탄생했다. 바로 <네티즌 과학수사대>다.
지난 18일 개설된 <네티즌 과학수사대>에 이틀 만인 20일 새벽 5시 현재 279명이 가입했다. 벌써부터 왕성한 활동에 나선 <네티즌 과학수사대> 운영자 '아고라 CSI'와 19일 저녁 일문일답하였다.
개별적 아고라 CSI 활동을 모임으로 묶어낸 <네티즌 과학수사대>
- <네티즌 과학수사대>를 만들게 된 동기는?
"어떤 누리꾼에 대한 명예훼손적인 개인 신상을 캐내기 위함은 아니다. 물론 악질적인, 공공연한 허위사실과 공연한 공분을 살 수 있는 지역감정 자극 게시물을 유포하는 일명 '알바'들에 대한 파악도 물론 들어 있지만, 권력이나 힘에 의해서 왜곡되고 조작되는 그러한 사건 사고에 대해 카페 명칭대로 누리꾼들이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으로 실체를 밝혀 내는 것이다. 아고라 CSI 활동하는 누리꾼들 사이에 모임 결성의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돼 만들게 되었다.
또한 개인적으로 일상에서 자기도 모르게 억울함을 당하는 분들이 있다면 그분들의 억울함을 보다 구체적인 자료와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해소시켜주고 싶어 개설하게 됐다. 좀 더 쉽게 말한다면 사회 전반에 걸친 부조리에 대항해 나간다고 보면 어떨까?"
- 많은 누리꾼들이 개별적으로 아고라 CSI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굳이 따로 모임을 만든 이유는?
"비록 느슨한 온라인 모임이지만 좀 더 네트워크화 된 모임으로 간다면 더 효율적이고 보다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결론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떳떳한데 구글로 망명 가라니?
- 얼마 전 조중동 광고불매운동 다음카페를 만든 운영진이 검찰에 수사를 받은 적이 있다. <네티즌 과학수사대>도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활동을 한다해도 수사기관의 소환이 이루어 질 수도 있을 텐데?
"우리는 대한민국 법이 정한 테두리에서 활동할 것이다. 혹여 회원들의 왕성한 활동 중 현행법의 테두리를 넘는다면 그 부분은 상식적인 선에서 원만히 조정이나 조절을 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외부의 힘이 초법적·편법적인 힘을 동원해 <네티즌 과학 수사대>를 무력화하려고 하거나 음해한다면 거기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맞서 나갈 것이다. 그리고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자체 조사를 벌여 만천 하에 밝혀낼 것이다."
- 수사기관이 무리하게 누리꾼들을 탄압한다는 지적이 많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조중동 광고 기업 불매운동은 소비자 주권운동이라는 게 여러 법률 전문가 및 법조계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지금 검찰에서 자행하는 일은 과도한 법해석과 자의적이고 편의적인 발상이라고 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
검찰에서 처음에 인지수사를 하고 나왔다. 인지수사가 뭔가? 고소나 고발이 없음에도 알아서 수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검찰이 드디어 국민들을 위해 발벗고 봉사하려고 작정한 것일까? 국민을 위한 국민들의 검찰의 모습이라고 여기기에는 많은 의구심이 든다. 얼마 전에는 농심 회장이 이러한 부분에 대한 기자회견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진정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고 사랑을 받기 위한 검찰로 거듭 나려고 한다면 이러한 소비자 주권 운동에 대한 인지수사가 아니라 마약이나 조직폭력 같은 반사회적인 흉악범죄에 대한 인지수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 국내에서는 표현의 자유도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에 해외 사이트에서 자유롭게 활동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검찰 수사로 시민단체가 해외에 기반을 둔 포털 구글이나 다른 곳을 찾아간다면 그 자체가 모순이다. 잘못한 게 없는데 왜 도피를 하는가? 당당히 맞서 싸워 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도피를 한다면 무력으로 국민의 뜻을 꺾으려는 이명박 정권과 공권력이 도피를 해야지. 옳은 행동을 했다면 다른 해외 기반 포털로 도피나 망명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결국은 진실이 승리할 것이다."
- 누리꾼들의 활동이 잠시 주춤해졌다. 수사기관의 조사 때문이라고 보는가?
"그동안 많은 누리꾼들이 아고라 CSI 활동을 쉬지 않고 해왔다. 그러는 와중에 검찰의 수사도 시작되면서 지친 누리꾼들이 잠시 숨고르기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잠시 쉬면서 또다른 합법적인 대안을 끊임없이 찾는 중이라 생각한다."
- 이명박 정권 출범 이래 많은 온라인 시민단체가 생겨났다. <네티즌 과학수사대>만의 특징은 뭔가?
"우리는 정책에 반대한다거나 대안을 만들려는 모임은 아니다. 다만, 구체적인 사건 사고를 접수받아 그 실체를 규명해 가는 모임이다. 이명박 정권에게 국가정보원·검찰·경찰이 있다면, 국민과 누리꾼들에게는 <네티즌 과학수사대>가 있다."
"기자보다 빠른 신속성·기동성으로 아고라 CSI 위력 보여줄 것"
- 사건 사고 신고에서 발표까지의 과정을 알고 싶은데?
"사건 사고 접수 및 사건 사고 제보방을 만들어 놨다. 사건 사고 접수방은 직간접적으로 부당한 사건에 연루되어 직접 접수하는 것을 뜻하며, 사건 사고 제보방은 한 사건 사고에 대한 연관은 없지만 제3자 입장에서 제보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언론사에 제보하는 것처럼 말이다. 비공개를 원할 경우 이메일 접수 및 제보도 가능하다.
사건 사고가 접수되면 운영진 포함해서 수사진에서 내부검토를 한 후 가치 있다고 판단되는 것들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해 끝까지 밝혀낸다. 조사에 착수한 내용은 어떠한 일이 발생하더라도 한 점 의혹도 없이 알아 낼 것이다.
조사 과정은 극비로 모든 회원이 알 수는 없다. 운영진(조사진 포함) 및 운영자가 허락한 회원만 볼 수 있고 참여할 수 있다. 조사과정에서 자칫 잘못하여 완성된 결론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밖으로 새어나가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어 결론이 나고 자체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어느 누구도 조사 과정 중인 사안을 밖으로 유출할 수 없다.
공식적으로 공개한 내용만이 사실이다. 악의적이든 선의적이든 조사 진행 중인 내용을 유출한 회원은 영구 제명할 방침이다. 그리고 우리는 접수된 사건 사고를 조사해 결과를 발표할 뿐 대안은 제시하지 않는다. 대안은 누리꾼들과 국민들 몫이다. 우리가 대안까지 내놓는다는 것은 월권행위로, 모임 취지에 부합되지 않는 권한과 권리 밖의 일이다."
- 다방면에 걸쳐 신고가 접수될 텐데 조사할 전문가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우리는 이제 막 태어난 단체이다. 교사, 의사, 변호사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동참을 유도할 방침이다. 각계의 전문가들이 많이 참여해 주기를 원한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붙인다면?
"온라인 모임이라는 것은 오프 모임과는 달라서 조직이 느슨한 게 사실이다. 개중에 <이명박 탄핵투쟁연대> 카페와 같이 잘 조직된 단체도 있지만, 우리는 강제성은 전혀 배제한 채 그야말로 자발적인 단체를 구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다른 단체와 동조할 수 있는 부분은 서로 동조하고 협력하면서 아고라 CSI의 위력을 보여줄 것이다.
이 기사를 보는 누리꾼분들이 <네티즌 과학수사대>에 들어와 회원가입도하고 사건 의뢰도 했으면 좋겠다."
2008.07.20 16:25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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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에게 검·경·국정원이, 누리꾼에겐 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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