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박상증 대표)'과 <오마이뉴스(오연호 대표)>가 공동 주최하는 제1회 '더불어 함께 입학식'이 오는 21일 강화도 오마이스쿨에서 열린다. 공식 입학식 전날인 20일 오후 서울 남산유스호스텔에 모인 전국 각지의 나홀로 입학생들 중에서 하루로 지나지 않아 친해진 학생들이 장난을 치며 활짝 웃고 있다.
권우성
또래와 놀다보면 친하게 지내다가도 작은 일로 토라지고 싸우게 마련이다. 나홀로 입학생들도 마찬가지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싸우고 울다가도 금세 화가 풀려서 다시 어울려 논다. 천상 초등학교 1학년이다.
독수리 오형제를 비롯한 남자아이들은 여자아이들을 괴롭히느라 여념이 없다. 여학생들이 강강술래 대형으로 빙빙 돌며 노는데, 남학생들이 나타나 여학생들이 맞잡은 손을 억지로 떼어 놓는다. 결국엔 상은이(경북 안동 일직남부초)가 울음을 터뜨렸다. 남자 녀석들 심술이 내 어릴 적 고무줄놀이를 방해하는 남자애들과 꼭 닮았다.
백새미씨는 통제불능의 아이들을 단 한마디로 잠재운다. 그녀가 "1학년을 부르면!"이라고 소리치면, 아이들은 "네, 네, 선생님 아잉~"하고 애교까지 붙여 대답한다. 진수(전북 장수 동화분교)는 대답을 제일 잘 한다고 칭찬을 받았다.
아이들은 다시 8~9명으로 4개의 조를 만들어 모여 앉았다. 전지와 펜이 준비되고, 백새미씨는 조의 이름을 정하고, 오늘 서울 탐방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그려보라고 했다. 이덕만씨가 지도교사인 A조는 '동그라미 가족'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장난꾸러기 남학생이 다수인 A조는 형체를 알 수 없는 낙서로 전지를 뒤덮었다. 언뜻 보면 추상화 같기도 하다.
조 이름이 '사랑하는 가족'인 B조는 구현정 교사의 지도 아래 청와대, N서울타워 등을 그렸다. 최재원 교사의 C조는 '강아지'라는 귀여운 이름을 정하고 자신의 얼굴을 그렸다. 이유하 교사가 지도한 D조는 '별가족'이라는 이름을 짓고 그림일기를 그렸다.
아이들은 두 시간 가량 진행된 레크레이션 시간을 즐겁게 마치고 각자의 방으로 이동했다. 친해진 아이들은 씻겨 주겠다는 엄마의 제안도 뿌리치고 2~3명씩 짝을 지어 함께 샤워를 했다. 수정이(충북 청원 도원분교)는 "집에서는 혼자 목욕하는데, 친구들이랑 같이 씻으니까 너무 재밌어요"라고 답하며 혀를 쏙 내민다. 각 방에선 끊임없이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밤 10시 30분, 잠자리에 들기를 거부하던 아이들은 각 방 지도교사의 달램과 엄포에 못 이겨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나홀로 입학생들은 이제 혼자가 아니었다. 아이들은 새로 사귄 친구들의 얼굴을 하나씩 떠올려 보면서 첫날 밤의 달콤한 잠 속으로 빠져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