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이 떨어지는 시장을 잡아주다

[주간증시] 반등에 무게를 두고 접근하는 시각은 유지해야

등록 2008.07.21 10:53수정 2008.07.2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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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주후반 유가의 급락과 함께 미국 시장의 상승이 있었지만 국내 시장은 여전히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지속되면서 전강후약의 전형적인 약세장 모습을 보여주었다. 근본적인 치유책이 아니라는 것에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

 

유가 하락은 긍정적이지만 근본 치유는 아니다

 

유가가 급락했다. 나흘간 16.2달러 하락하면서 128.88달러까지 11.2%나 떨어졌다. 어떠한 것에도 흔들림 없이 거침없이 상승하던 유가가 미국의 경기하강이 장기화된다는 소리에 미끄럼을 탔다. 미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 세계 최대의 에너지 소비국인 미국이 휘발유 소비를 감소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다. 미국이 아직도 세계 경제의 중심은 중심인가 보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증가했다는 소식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2분기 GDP가 전년 동기보다 10.1% 증가에 그쳐 전분기보다 성장이 낮아지는 모습을 보여줘 지금까지의 급성장을 멈추고 경착륙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다. 또한 미국이 이란의 핵문제를 대화로 풀겠다고 하면서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진정이 되는 것도 한몫을 했다. 경기침체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유가를 하락시켜 인플레이션을 완화한다는 측면에서 시장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상하원 의회 증언에서 주택시장 침체, 신용위기, 고물가가 미국의 경제를 짓누르는 3대 악재라는 것을 밝히고 있어 이번 유가 하락은 고물가라는 악재를 하나 완화시켰다는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아직까지 주택시장의 침체는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신용위기는 모기지업체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구제금융조치에도 불구하고 상업은행들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압박을 가해왔지만 물가상승의 원인이었던 유가와 곡물가격이 다소 진정을 찾으면서 이제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다. 유가가 하락추세로의 전환이라기 보다는 고점에서 변동성을 확대되는 것이라는 의견이 많아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주택시장의 안정과 함께 차입자들의 순조로운 상환이 이루어지는 등 근본적인 치유가 있기 전까지 시장의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등에 무게를 두는 시장 대응 필요

 

국내시장은 1500p를 사이에 두고 공방이 지속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유가의 하락에도 30일째 8조2983억원을 팔면서 올 해 들어 유가증권 시장에서만 21조 2587억원를 매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연초 32%에서 17일 기준 30.2%로 낮아져 거래소가 데이터를 집계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에 와서는 선물까지 매도하고 있어 시장을 더욱 비관적으로 보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외국인들이 이렇게 매도하는 것은 자국의 신용위기로 인해 환매해 달라는 투자자들에게 돈을 주기 위한 유동성 확보를, 수익이 많이 난 이머징 시장에서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매도는 신용위기가 근본적인 치유가 되기 전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 상승이 아닌 반등을 하는 데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기관들의 소극적인 자세는 더욱 수급을 어렵게 하고 있다.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이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지만 시장의 불안으로 인해 매수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단지 프로그램 매수와 매도에 의한 소극적인 움직임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수급의 불균형은 2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상회해도 주가는 오히려 하락하는 등 어떠한 종목을 사더라도 수익을 낼 수 없다는 패배감을 투자자들에게 안겨 주고 있다.

 

많이 떨어진 것 같아 사고 싶지만 쉽게 손이 나가지 않는 상황이고 손절매를 하자니 상승할 것 같은 아주 애매한 시점이다. 1900p에서 400p정도 하락하면서 추가적인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과 지금 반등을 하더라도 그것은 기술적인 반등이라는 것에 모두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어두컴컴한 지하셋방에 갇혀 있는 듯한 느낌이다. 벗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어지는 것이다. 어느 한쪽으로 확신을 갖기보다는 눈치를 보고 있어 시장의 반등의 강도가 세지 못하게 되고 있다.

 

추가적인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 유가의 하락과 금융주의 반등을 계기로 일시적이겠지만 반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금융주의 상승은 미국의 금융위기를 다소 완화시켜주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으며 이는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매도 강도를 떨어뜨릴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반등이라는 것을 염두해 두는 시장의 시각은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산가치의 감소는 경제활동의 위축을 가져온다

 

한국은행의 1분기 자금순환 동향에 따르면 개인의 금융자산에서 주식과 수익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19.3%와 9.6%로 30%정도인데 최근 주가의 하락으로 5%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예금 비중은 42.9%로 가장 높지만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마이너스로 개인들의 자산가치가 크게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6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5.5%, 생산자 물가 상승률은 10.5%로 각종 물가 상승률은 10년전의 외환위기 때와 비슷하다. 하반기에는 도시가스의 도매요금을 단계적으로 50%정도 올린다고 하고 전기요금도 상승하는 등 공공 서비스 요금도 들썩이고 있다. 하반기 경제 성장률이 3.9%로 예상되는 등 이러한 고물가와 경기침체라는 과정은 하반기 경기를 지속적으로 짓누를 것으로 보인다.

 

시중에 풀린 풍부한 유동성과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정부는 그 동안 유지해왔던 고환율 정책을 포기하면서 외환시장에 달러를 퍼붓고 있지만 경상적자, 외국인매도 등 주변 여건이 쉽게 방향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또한 한국은행도 금리인상 가능성 시사로 유동성을 축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경기침체를 희생하더라도 물가를 잡겠다는 것이다. 시중에 돈이 없어진다는 것은 주식시장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경제를 먹고 사는 증시는 이러한 악화되는 주변 환경에 당연히 힘들어지는 것이고 상승을 하더라도 그것은 거품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게 할 뿐이다.

 

고유가, 경상적자, 저성장, 노조파업, 금리급등, 환율불안, 내수경기침체, 투자부진. 사회불안. 정부에 대한 불신, 인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 부동산시장침체, 외국인들의 매도 등 아무리 좋은 것을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다. 좋은 것 하나 있다! 그 동안 많이 떨어졌다는 것! 기업의 가치가 싸졌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그 동안 낙폭이 컸던 지수관련 대형주에 관심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은 아마 가치투자를 하는 분들, 멀리 보고 느긋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해당하는 것일 것이다. 멀리보고 있으면 다소나마 우리의 경제는 나아 있지 않을까? 대부분의 투자자분들께서는 많은 고통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당장 먹고 사는 것에 대한 아픔은 누구나 느끼는 것이지만 주식시장에 투자를 하시는 분들은 시장의 하락에 따른 고통으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시기적절한 정책적인 뒷받침 필요

 

금주에는 한국은행이 25일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가 발표된다. 2분기 발표되는 기업들의 실적을 보면 양호한 수준인데 지표로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2일은 민생안정대책 차관회의, 24일은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관하는 민생안정대책회의가 열린다. 고통스러운 경제환경에 대해 얼마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적인 판단이 나올지 궁금하다.

 

공공기관 홀짝제가 시행되고 있다. 얌체 공무원들이 걸리기도 한다. 고유가에 따른 에너지대책이 강화될 조짐이다. 그러나 유가는 하락하고 있다. 수급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추세적이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 동안 가만히 있다가 떨어지고 있는 시기에 이런 것이 나오는 것일까? 환율정책도 빗나갔는데 이것도 빗나가는 것일까? 타이밍이 아쉽다.

 

주식시장에서 급등하는 종목이 더 올라 갈 것 같아 따라가 잡았는데 거기가 고점이었다. 급락하는 종목이 있어 팔았는데 거기가 바닥이었다. 우리가 종종 경험하게 되는 상황이다. 내가 사는 시점이 내가 파는 시점이 항상 거꾸로다. 이럴 때는 한 템포 늦추는 것이 필요하다. 타이밍을 잡는 것이다.

 

가스값이 올라간다. 우유값도 올라간다. 주변의 여건이 그렇게 만든다. 주가도 올라갔으면 좋겠다. 그러나 주변의 여건이 그렇지 않다. 참 답답한 시기이다. 그러나 항상 지하셋방에서만 있을 수는 없다. 희망을 가져야 한다.

2008.07.21 10:53ⓒ 2008 OhmyNews
#증시전망 #증시 #유가하락 #인플레이션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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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회사에 다니고 있으며 PB로써 고객자산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사내 증권방송 앵커 및 증권방송 다수 출연하였으며 주식을 비롯 채권 수익증권 해외금융상품 기업M&A IPO 등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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