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장에서 '레드카드' 받은 강만수 장관

23일 현안질의에서 퇴진 압박... 강 장관 "경제 악화, 현 정부 잘못 없어"

등록 2008.07.23 18:55수정 2008.07.2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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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장하세요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문에서 민주당 김세웅 의원이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에게 경제정책의 책임을 물어 레드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안정원

▲ 퇴장하세요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문에서 민주당 김세웅 의원이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에게 경제정책의 책임을 물어 레드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안정원

보수와 진보 성향을 막론하고 경제학교수 118명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등 문책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회 안에서 '레드카드'를 들어 그의 사퇴를 촉구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23일 오후 국회 현안질의 마지막 질문자로 나서 민주당 김세웅 의원은 강 장관을 답변대에 불러낸 뒤 "인위적 고환율 정책을 주도해 경제를 악화시킨 책임자가 책임지지 않으면서 고통분담을 호소하면 누가 호응하겠느냐, 국민의 이름으로 퇴장을 요구한다"며 양복 주머니에서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 의원은 강 장관이 멋쩍은 얼굴로 서있자 '퇴장하십시오'라고 말했고, 강 장관은 "알겠습니다"라고 답변하면서 물러났다.

 

강 장관은 5일간의 현안질의 과정에서 민주당 등 야당의원들의 퇴진 요구에 대해 "잘하라는 질책으로 알겠다"고 피해왔으며, 이날은 '레드카드' 해프닝의 대상이 되는 수모를 겪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송영길 등 민주당 의원들은 강 장관에게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송 의원은 "삼겸살 1인분이 얼마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송 의원은 강 장관의 "모른다"는 대답에, "MB물가 52항목에 포함돼 있는지 모르느냐"고 면박을 주면서 "모르면서 물가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 강 장관은 "제가 직접 사지 않아서 잘 모른다"고 답했다.

 

송 의원은 최중경 전 차관의 '대리경질' 논란에 대해서도 "이 정부는 사고낸 운전자는 내버려두고 조수석에 앉은 사람에게 책임을 묻느냐"며 "책임지고 물러날 용의가 없느냐"고 압박했다. 강 장관은 "이 정부가 들어오기 전부터 경상수지 적자 양상이 나타났고, 환율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애써왔다"고 회피했다.

 

"경제악화, 외부상황 급변 때문"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도 강 장관을 비판했다. 그는 "환율에 대한 장관의 언급이 시장에 기름을 부었는데, 경제수장으로서 그런 발언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자각이 없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계속해서 "감독이 선수한테 사인을 보내놓고 나몰라라 하면 어느 선수가 감독을 믿겠느냐"고 몰아붙이자 "사려깊게 생각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강 장관은 현재의 경제상황 악화에 대해서는 현 정부의 정책 실패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경기전망 실패 등 정부정책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묻자, 그는 "외부상황이 급변했기 때문"이라고 피해갔다.

 

김 의원이 다시 "이미 지난해 말부터 유가상승 등이 예고됐는데도 올해 경제성장률을 6%로 올리겠다고 한 것은 부적절했던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경제 살리라고 새 정부를 뽑아줬는데, 지난 정부와 마찬가지로 4.7% 유지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맞섰다.

 

김 의원은 "그래서 장관이 단기부양책으로 나선 것"이라고 쏘아부쳤다.

2008.07.23 18:55 ⓒ 2008 OhmyNews
#강만수 #김세웅 #레드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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