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수배자 7인'촛불 수배자 박원석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상황실장), 김광일 (광우병국민대책회의 행진팀장), 백은종 (안티 2MB카페 부대표), 권혜진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 한용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상황실장), 김동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조직팀장, 한국진보연대 정책국장), 백성균 (미친소닷넷 대표)씨가 천막농성 19일째, 근황소개 및 자유발언 하는 모습.
이덕만
사회자가 수배 이후 조계사에 머물고 있는 촛불수배자 농성단을 소개하자 7명의 농성단이 올라왔다.
"19일 전 조계사에 처음 들어올 때만 해도 준비가 되지 않아 걱정이 많았는데, 지금은 총무원, 조계사, 신도들의 따뜻한 배려로 편안하게 지내고 있다."
농성단 중 한 명인 박원석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상황실장은 "수배자가 편안하다는 게 이상하겠지만 이번처럼 격려와 성원을 많이 받은 농성은 처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 상황실장은 "촛불이 곧 꺼지리라는 정부, 보수단체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국민대책회의는 소통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규 한국진보연대 정책국장은 "어머니께서 제가 수배중인지 모르다가 어제 아셨다"고 털어놓았다. 사람들의 탄성이 이어지자 그는 "어머니께서 제 직업이 원래 그런 것이라며 인정해주셔서 감사했다"고 밝혀 또 탄성을 일으켰다. 김 정책국장은 "지금까지 촛불이 전력질주나 이어달리기였다면 앞으로 촛불은 마라톤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광일 광우병국민대책회의 행진팀장(촛불집회 수배자)은 가족들과 다함께 오늘 문화제에 참가했다. 조카와 백부까지 한 자리에 모여서인지 그의 얼굴이 한결 여유로워보였다. 김 팀장은 계속해서 내리는 빗방울을 빗대어 "이명박 정부의 365일 소나기 속에서 우리의 촛불은 비옷과 우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성균 미친소닷넷 대표는 "조계사에 온 지 얼마 안 돼서는 아무 생각이 없다가, 요즘에는 촛불이 꺼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108배를 드리고 있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그가 이야기하는 와중에도 한쪽에서 경을 외는 소리가 잔잔히 들려왔다. 박 대표는 "촛불을 계속해서 환히 밝혀 함께 국민 승리에 다가가자"고 당부했다. 7명의 농성단들이 이야기를 마치자 큰 박수가 터져나왔다.
저녁 8시 5분, 시·노래모임 '나팔꽃'이 '이등병의 편지' 등 네 곡을 연창했다. 빗발이 세지는 와중에도 시민들은 촛불을 흔들며 화답했다. 이어 시인 정희성의 시낭독이 이어졌다. 정씨는 "나보고 좌파라며 물러나라는 이야기를 듣고 지었다"며 '나도 내가 많이 망가졌다는 것을 안다'를 낭독해 잔잔한 깨달음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