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려면 남들과 다른 길을 가라

[서평] <거꾸로 가는 물고기>

등록 2008.07.28 09:57수정 2008.07.2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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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류 서울교육을 만들겠습니다."

 

한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슬로건처럼 서울의 교육도 이제 세계일류를 지향하는 시대다. '글로벌 인재를 키워내겠다'는 대학의 다짐도 더 이상 새롭지 않다. 바야흐로 세계와 경쟁하는 시대다. '국민 성공시대'를 부르짖던 대통령은 공무원들이 무사안일하면 세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하고,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 물건을 팔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세계와 경쟁하는 시대에는 위기도 세계적으로 찾아온다. 물가는 오르고 경기는 침체기다. 위기에서도 경쟁은 피해갈 수 없다. 피도 눈물도 없는 신자유주의라는 바다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두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힘겨운 경쟁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a  <거꾸로 가는 물고기>

<거꾸로 가는 물고기> ⓒ 신원문화사

<거꾸로 가는 물고기> ⓒ 신원문화사

바다 위에는 '레드오션을 벗어나 블루오션으로 가라', '남들보다 빨리 행동하라', '전문지식을 쌓아라' 등 이미 수많은 구명조끼가 둥둥 떠다니고 있지만, 무엇이 자신의 몸에 맞을 지 알 수가 없다. 그렇다고 하나씩 입어 보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아예 새로운 구명조끼를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어물쩡거리는 사이, 물에 떠 있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숨이 가빠진다. 그렇다면 이제 <거꾸로 가는 물고기>(진춰다오 지음, 허유영 옮김, 신원문화사 펴냄)를 낚을 순간이다.

 

<거꾸로 가는 물고기>라는 구명조끼는 프리 사이즈다. 누구나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동양인이든 서양인이든 모두 몸에 맞출 수 있다. 단, 물에 뜨려면 거꾸로 가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거꾸로 가는 물고기'는 바로 '남다름'이다.

 

사실 <거꾸로 가는 물고기>의 아이디어는 낯설지 않다. 이미 김위찬 교수의 <블루오션 전략>이나 토머스 프리드만의 <세계는 평평하다> 등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에서 언급된 개념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칼럼리스트로 활약 중인 저자는 저자는 이런 개념들의 핵심을 정리하고, 생생한 사례를 찾아내 현실감을 높였다.

 

저자는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자신만의 남다른 브랜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개인이든 기업이든 모두 '남다름'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중국의 여배우 장쯔이, 그리고 NBA 스타 야오밍 등 세계적인 인사들은 방향을 바꾸어 성공한 사람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스타들만큼 열심히 노력하지만, 그들만큼 성공할 수 없는 것은 남다르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속한 영역에서 성공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만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선 '남들에게는 없는 것', '새로운 것'을 가져야만 한다."

 

신장 226cm의 중국 출신 농구선수 야오밍은 농구 실력 뿐만 아니라 재치있는 말솜씨와 유머로 빅스타로 발돋움 할 수 있었다. 중국 여배우 장쯔이는 돈벌이에 흥미를 느낀 다른 배우들이 광고나 TV 드라마에 빠져 있을 때 영화만을 고집했고, 할리우드에 진출할 때는 개런티를 낮추고 영화에 출연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인터넷의 힘을 이용하라"

 

저자는 <거꾸로 가는 물고기>가 되기 위해 다음과 같은 6가지 법칙을 내놓았다. ▲거꾸로 가야 남들과 차별화될 수 있다 ▲인터넷의 힘을 이용하라 ▲우뇌를 이용하라 ▲불굴의 정신을 가져라 ▲위기를 홍보하라 ▲느린 것이 빠른 것이다

 

특히 인터넷을 이용한 성공 전략은 눈여겨볼 만하다. 인터넷은 전 세계적으로 자신의 퍼스널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해 세계가 평준화된 오늘날, 환경에는 어떠한 변화가 생겼으며, 거꾸로 가는 사고방식을 이용해 그 변화에 대응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인터넷이라는 수단을 퍼스널 브랜드 구축과 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저자는 여성 가수 발굴 프로그램인 '차오지뉘성'을 통해 스타가 된 리위춘을 예로 들었다. 야오밍, 장쯔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스타로 성장한 리위춘은 인터넷 카페 팬들의 힘으로 꿈을 이루었다. 팬들은 전국적인 문자메시지를 보내 리위춘을 알리고 블로그를 통해 리위춘의 지지자를 늘렸다. 가수 뿐만이 아니다. 스웨라는 광저우시 공무원은 당녠밍웨라는 필명으로 블로그에 <명대의 그 일들>을 연재해 큰 인기를 얻었다.

 

'인터넷을 힘을 이용하라'라는 법칙은 IT 강국으로 자리매김한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세계적으로 빛을 발할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평범한 시민들이 흥미있고 전문적인 블로그를 통해 인기를 얻고 있고,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소통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은 남과 다른 모습을 손쉽게 보이고 자신만의 퍼스널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이다. 개인 뿐만 아니라 기업도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통해 전 세계 고객에게 제품을 홍보하고 고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보전염병을 경계해야 한다"는 발언이나 포털에 가해지는 권력의 압박 , 그리고 누리꾼들을 겨눈 사정기관의 칼날이 미래를 어둡게 한다. 숨막힌다. 신자유주의를 부르짖으면서도, '국민 성공시대'를 외치면서도 정작 국민들의 자유로운 소통은 제한하려고 한다. 이러다 '거꾸로 가는 길'이 막혀버릴까 우려스럽다. 

 

저자는 '단결'이라는 장에서 "'초고속'의 시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협력해야 해낼 수 있는 일이 많기 때문에 협동 능력과 소통 능력이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제 블로그(blog.ohmynews.com/gkfnzl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거꾸로 가는 물고기 - 성공을 부르는 역발상의 힘

진춰다오 지음, 허유영 옮김,
신원문화사, 2008


#거꾸로 가는 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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