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담을 진행 중인 여고생 4명의 모습.
송주민
- 0교시 수업이나 심야자율학습 등 보충학습 자율화에 대한 논란도 많아요.이유진 "0교시는 우리 학교에선 아직 안 하는데 주위를 보면 하는 학교도 있더라고요. 근데 그거 하면 우린 새벽 5시에 일어나야 돼요."
김규리 "강제로 시키면 오기야 오겠죠. 그런데 학교에서 바로 자는 거죠. 그러면 또 사교육으로 가게 되는 거고."
이유진 "학교에 불러다가 잠만 재울 일 있나요? 정말 고문이다. 고문."
한예림 "아마 지금보다 보충학습을 늘리면 대부분은 피곤해서 자거나,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수업을 받겠죠. 학습효과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것 같아요."
이유진 "0교시·1교시 졸려서 망치고, 그러면 오전 수업 다 망치는 거고…."
강유리 "점심 먹고 배부르니 또 자고."
김규리 "정말 학교가 여관도 아니고 말이죠."
- 0교시 수업을 한다면 아침은 먹고 올 수 있을 것 같아요?이유진 "못 먹는 거죠. 지금도 못 먹는데."
- 현재는 아침을 먹고 다니나요?(방학 중 1교시 아침 8시)한예림 "전 안 먹어요. 그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자는 게 낫죠."
김규리 "저도 차라리 자는 게 낫겠다는 생각으로 아침을 거의 안 먹어요. 만약 0교시가 생긴다면 아침은 꿈도 못 꾸는 거죠."
강유리 "저는 먹고 다녀요. 집이 학교 바로 앞이니까. 그런데 만약 0교시 수업이 실시된다면 저녁에 미리 챙겨놓고 아침을 먹어야 될 것 같아요."
한예림 "정말 엄마가 불쌍해지는 거죠. 새벽 5시 전에 일어나야 되고."
이유진 "우리 엄만 지금도 잘 못 일어나시는데 어떻게 5시에… 나 하나 때문에 깨우게 하는 것은 싫어요."
- 0교시 수업도 하고, 학생들에게 공부를 많이 시키면 성적 향상도 되고, 결국 안하는 것 보다는 낫지 않겠느냐는 말도 있어요. 한예림 "본인이 한번 해 보라죠. 새벽 5시에 일어나서."
김규리 "그것도 하루가 아니고 3년 동안을 말이죠."
이유진 "그렇게 공부만 시킨다면 학생들 자살만 늘어나지 않을까요? 안 그래도 지금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이 세계 최고라고 하던데."
강유리 "그 말하는 사람들은 학생이 아니라 우리들의 마음을 모르는 것 같아요."
이유진 "한 시의원(정연희 서울시의회 교육문화위원장, 한나라당)은 '학생들이 공부하다 죽었다는 말은 못 들었다'고 하죠? 그런데 공부하다가 스트레스를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청소년들은 많지 않나요?"
김규리 "오히려 빠지고 도망가는 사람들이 많아지지 않을까요?"
[영어몰입교육]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를 영어로 하면?- 이명박 정부가 취임 초 '영어몰입교육' 등을 공언하는 등 새 정부 들어 영어 관련 교육에 대한 의견도 분분한 상황이에요. 김규리 "영어몰입교육, 그거는 심하게 말해 나라를 팔아먹는 교육 아닌가요?"
이유진 "선생님들도 그런 방식은 싫어하시는 것 같아요."
김규리 "영어 말고 수학·과학·사회 등도 영어로 수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맞지 않아요."
한예림 "한국어로 수업 진도를 나가도 못 알아듣는데 말이죠."
김규리 "영어가 중요하다, 중요하다 하니까 앞뒤 안보고 밀어붙이려 하는 것 아닌가요?"
한예림 "학과 수업도, 영어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다 놓치는 꼴이 될 거예요. 영어 단어책 보다가 진도 다 나가겠다."
김규리 "실제 그렇게 영어로 다 배운다고 해도, 우리가 한국에 살면서 만날 영어만 쓰고 사는 것은 아니잖아요. 우리가 미국도 아니고, 모든 사람의 실생활에 적용되는 것도 아닌데 천편일률적으로 몰입교육을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봐요."
한예림 "정말 이러다가 국어 고전을 영어로 풀이하게 되는 상황이 오는 건 아닐까요?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이 문구 영어로 설명하면 어떻게 되는 거죠?"
[수준별이동수업] "영어·수학은 어쩔 수 없지만 확대하면 문제"- 교육감 후보 간에는 수준별 이동수업에 대한 입장차도 드러나고 있어요. 학교에서 수준별 학습을 어떻게 하고 있나요? 이유진 "영어하고 수학만 4개 반(ABCD)으로 나눠 수준별 이동수업을 실시하고 있어요. 성적으로 나누는 것은 싫은데 지금 현실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해요."
김규리 "선생님이나 친구들 사이에서 심한 편견이 생기기도 하죠. 얘는 D반이라 못하는 애고, A반이니까 잘한다. 이렇게 단순화 시키는 결과가 나오는 거죠."
이유진 "D반 친구들은 자신이 D반이라고 말을 잘 못해요. 그냥 '낮은 반'이라고만 말하며 얼버무리곤 하죠."
김규리 "실제로 소위 '낮은 반' 친구들은 반을 말하길 꺼려하는 분위기가 있죠. 쟤는 A인데 나는 D인가. 이런 거죠."
한예림 "알게 모르게 낮은 반 친구들을 무시하는 경향도 없지 않아 있죠."
김규리 "나보다 낮은 반이니까 당연히 공부를 못하겠지 하고 단정짓게 되는 거죠."
- 지금보다 수준별 이동학습을 확대하는 것이 좋을까요?강유리 "이 이상으로 늘리는 것은 과해요. 대학가기 위해 영어·수학이 중요한 만큼 이 정도는 허락할 수 있어도 나머지 과목으로까지 확대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봐요."
김규리 "축소까지는 아니더라도 여기서 더 이상 강화할 필요성은 없다고 봐요."
- 반대로 수준별 이동수업을 축소한다면 좋을 것 같나요? 한예림 "저는 지금 우리 학교에서 하는 정도가 좋다고 봐요. '영·수'에 국한하는 정도로"
김규리 "그것은 생각을 안 해봤어요. 중학교 때부터 항상 나뉘어서 수업 받는 것이 너무 익숙해져서 말이죠."
한예림 "맞아, 그 때부터 갈라서 수업을 받았기 때문에, 막상 수준별 학습을 없애고 섞여서 수업을 받는다고 하면 많이 어색할 것 같아요."
이유진 "저는 중학교 때 수준별 학습을 안 했는데 당시에는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였던 것 같아요. 지금은 그래도 조금은 정리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공부만을 놓고 볼 때는 아무래도 지금처럼 주요 과목을 나뉘어서 하는 게 더 수월하긴 한 것 같네요."
[학교자율화] "친구들과 학교에서 모른 척 할 수도 있어요"- '학교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이명박 정부의 학교자율화 조치는 어떻게 생각하나요?한예림 "지금과 같은 입시경쟁 속에서는 성급한 조치란 생각이 들어요. 여기는 '대학 잘 보내는 학교', 여기는 '못 보내는 학교' 이런 인식만 쌓이게 되지 않을 까요?"
이유진 "우리보다 학교에서 더 안달이 날 거예요. 지금도 학교는 어떻게 해서든 좋은 대학에만 보내려고 난리를 치는데, 만약 자유롭게 경쟁하게 한다면 학생들에게 더욱 공부만 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요?"
김규리 "결국 실질적으로 평준화를 무너뜨리는 결과가 되지는 않을까요? 학교 간, 지역 간 격차도 더 벌어질 거고요."
한예림 "그렇게 공부를 시켜서라도 대학에만 잘 보낸다면 학생들은 결국 그 학교에 갈 거예요."
이유진 "학교에서는 대학에만 잘 보내면 학교의 평판이 좋아지니, 0교시나 보충수업 등을 확대해서라도 공부를 시킬 거고요."
강유리 "학교끼리의 경쟁이 심해지면 결국 우리들이 힘들어지는 게 아닌가요? 공부 안 시켜서 성적이 안 나와 타 학교와의 경쟁에서 밀리면, 학생들을 지금보다 더 학교에 잡아둘 것이니까 말이죠."
이유진 "학교에서 서로 얼굴도 편하게 못 쳐다보는 사이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지금도 공책 빌려달라고 하면 꺼리는 아이들이 많은데…. 학교에서 아예 모른 척 하며 지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김규리 "사교육비도 더 늘 것 같아요. 경쟁이 더 심해지면 더 공부를 열심히 해야 되잖아요. 그렇게 되면 학교 공부로 만족할 순 없을 거고, 자연히 사교육 현장을 찾겠죠."
강유리 "지금도 경쟁이 심한데, 여기서 더 심해지면 아이들이 더 많이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니 불안해질 거고, 그렇다면 첫번째로 찾는 것이 학원이나 과외일 거고…."
[전교조] "진보적인 사상을 가지면 왜 나쁜 건가요?"- 혹시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대해서는 알고 있나요?일동 "예. 조금요."
이유진 "그런데 어른들이나 언론에서 말하듯 그렇게 나쁜 짓을 하는 분들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 전교조가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커다란 쟁점이 되고 있어요. 전교조에 아이들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 후보들도 대부분이고요. 이런 선거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이유진 "글쎄요. 그냥 저는 이런 생각을 해요. 진보적인 사상을 가졌다는 것이 과연 죄일까. 색깔로 몰아붙이는 모습은 달가워 보이지 않네요."
김규리 "언론에서는 다 나쁘다고 하는 것 같은데 정작 우리는 왜 나쁜지 잘 모르겠어요."
이유진 "전에는 청소년들의 '촛불집회' 참여도 전교조가 배후조종을 했다는 소리가 있었죠? 그런데 사실 우리는 전교조가 어떤 곳인지도 자세히 모르는데 말이죠."
김규리 "처음부터 편견을 가지고 선거를 치르는 모습은 별로 보기가 좋지 않네요."
- '배후조종' 당한 촛불 집회는 참석했나요?이유진 "저는 자주 갔죠."
한예림 "전 정말 가고 싶었는데 못 갔어요. 엄마가 절대로 못 가게 했기 때문이죠. 인터넷을 통해서는 자주 봤어요."
김규리 "주변에는 있어봤는데 실제로 참여해 본 적은 없네요."
김유리 "저도 가보진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