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철 천안지역에 산재한 어린이공원에서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놀이와 운동 등을 즐긴 뒤 손을 씻고 물을 마실 수 있을까? 쉽지는 않다. 어린이공원에 설치된 음수대가 크게 부족한 탓이다.
지난 7월말 현재 천안에 조성된 어린이공원은 모두 85개소. 어린이공원은 면적이 1500㎡ 이상의 소규모 공원으로 근린공원 등 면적이 넓은 다른 공원들 보다 주택가와 근접해 어린이나 청소년들 이용이 많은 편이다.
실제로 주변에 아파트가 밀집한 충무병원 뒤편 어린이공원인 쌍용4 무궁화공원은 농구를 좋아하는 청소년들이 애용한다. 여름철 이곳에서 운동으로 땀을 쏟은 청소년들은 목이 말라도 물을 마실 수 없고 손을 씻거나 세수도 불가능하다. 공원에 음수대가 없기 때문이다.
천안지역 어린이공원 91.76% 음수대 없어
천안시에 따르면 천안지역 85개소 어린이공원 중 공원 내 음수대가 설치된 어린이공원은 봉명동 2개소, 성정동 2개소, 신부동 1개소, 원성동 2개소 등 7개소에 불과하다. 전체 어린이공원의 91.76%(78개소)는 음수대가 전혀 없다.
음수대가 미설치된 어린이공원에는 천안시가 청소년 전용 문화공간으로 시설을 대폭 보강한 어린이공원들도 포함되어 있다. 천안시는 시장 공약사업인 청소년 문화공간 확충을 위해 두정동의 어린이공원 2개소에 인조잔디가 갖춰진 축구장을 조성했다. 이들 2개소 어린이공원의 이용자는 1일 평균 220명. 두정동 1개소와 신부동 2개소 등 3개소의 어린이공원에는 각각 농구대를 설치했다. 공원의 1일 평균 이용자 수는 200명 수준.
청소년과 어린이 등 공원 이용자 수가 적게는 60명 많게는 100명을 웃돌고 있지만 음수대가 없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천안시의 입장은 다르다. 관리나 효용성 면에서 어린이공원 내 음수대 설치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천안시 공원관리팀 관계자는 "어린이공원은 특성상 이용자의 집이 가깝기 때문에 굳이 공원에까지 음수대를 설치할 필요는 없다"며 "새로 조성하는 어린이공원에도 음수대는 시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가 어린이공원 내 음수대 설치를 꺼려하는 데에는 훼손 우려 등 관리상 어려움도 한몫하고 있다.
반면 어린이공원의 음수대 확충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해 시정질문에서 어린이공원의 시설문제를 거론한 인치견 의원은 "어린이공원의 음수대 설치를 천안시가 기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인 의원은 "어린이공원의 음수대는 이용자 편의성 뿐만 아니라 어린이공원을 찾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위생 및 건강과도 직결되는 시설"이라며 "어린이공원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음수대 확충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천안지역 주간신문인 천안신문 490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윤평호 기자의 블로그 주소는 http://blog.naver.com/cnsisa
2008.08.04 14:51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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