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탓하다 일격당한 음식업회

울산민노총 "일부 정치 음식업 간부 각성하라"

등록 2008.08.08 16:55수정 2008.08.0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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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한국음식업중앙회 울산지회 회원들이 7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현대차 노사협상 타결을 요구하는 기지회견을 열고 있다
(사)한국음식업중앙회 울산지회 회원들이 7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현대차 노사협상 타결을 요구하는 기지회견을 열고 있다박석철
(사)한국음식업중앙회 울산지회 회원들이 7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현대차 노사협상 타결을 요구하는 기지회견을 열고 있다 ⓒ 박석철

현대차의 올해 임답협에서 금속노조-회사측-현대차지부가 이른바 '대각선 교섭'(산별 노조와 개별 기업 간의 교섭)에 따른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7일 음식업단체에서 주장한 경제위기론이 노동계의 반발을 싸고 있다.

 

한국음식업중앙회 울산시지회(지회장 진철호, 이하 음식업회) 회원 40여명은 지난 7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현대자동차 노사의 원만한 협상 타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었다.

 

음식업회는 이 자리서 "고유가와 원재료값 상승으로 음식업체가 잇따라 폐업하는 등 IMF 때보다 더한 고통을 받고 있는데, 지역경제를 이끌고 있는 현대차의 노사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아 더 큰 어려움이 닥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해 무분규 정신을 살려 올해 협상도 빨리 원만하게 타결해 지역경제 회생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조속한 협상타결을 바라는 음식업체와 시민의 염원을 확인시키기 위해 '현대차 협상타결 염원 시민 서명운동'을 펴겠다"고도 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본부장 하부영)은 이에 대해 8일 논평에서 "지금 경제위기는 부도덕한 자본과 무능한 정권이 불러왔다"며 "죄 없는 노동자에게 경제위기 책임을 전가하는 음식업회는 각성하라"고 밝혔다.

 

울산민노총은 "민주노총은 노동자를 비롯한 서민, 영세상인들이 고물가와 소비위축으로 고통받는 이시대의 피해자라 주장해 왔고, 영세상인들의 어려운 처지에 공감한다"며 "그러나 경제위기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무분규 양보와 타협 등 노동자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일부 정치적인 울산음식업회 간부의 기자회견에 강력히 항의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음식업회는 현대차 협상 지연으로 인한 소비위축 운운하며 자신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했는데, 지금 소비위축 원인이 왜 현대차의 협상지연에 따른 것인가"고 되묻고 "현대차의 협상지연이 소비위축의 원인이라고 왜곡 포장해 노동자를 경제위기의 주범으로 몰아가려 한다"고 비난했다.

 

울산 민노총은 논평에서 경기침체 원인을 상세히 설명했다. 즉 "우리나라는 저임금 비정규직노동자가 60%를 넘어서며 전체적인 소비력이 저하됐고, 저성장 고물가의 스테그플레이션에 다가가고 있어 소비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며 "가계부채가 670조에 이르고 이자율이 급등함에 따라 가계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이 바로 소비위축의 근본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위기의 책임은 부도덕한 자본과 무능한 정부에 있다"며 "98년 외환위기도 김영삼 정부의 무능과 차입·선단식경영으로 몸집만 키운 재벌에게 있었듯, 지금 경제난도 세계경제의 흐름을 읽지 못해 대응책을 못 세운 무능한 정부와, 정부의 특혜를 통해 떼돈을 벌고도 고용을 위한 투자를 하지 않은 재벌과 대기업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울산민노총은 "그런데도 음식업회는 왜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 노동자들에게 경제위기의 책임을 씌우려 하는가"며 "울산의 음식값이 전국에서 최고로 비싸고 울산 물가가 전국에서 제일 비싼 이유가 바로 울산음식업회의 음식값 인상에 있다고 하면 올바른 주장이겠냐"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민노총은 "울산의 음식값이 서울보다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고물가의 원인이 음식값 인상에 있다고 주장하면 이것은 분명한 오류다"며 "음식값이 오른 이유는 농수산물값 인상, 가스 및 연료비 인상, 인건비 인상, 건물임대료 인상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울산민노총은 이어 "음식업회는 죄 없는 노동자 탓하지 말고 노동자와 함께 공공요금인상 반대를 주장하라"며 "시민의 건강권을 위해 울산을 광우병 쇠고기 없는 청정지역으로 만드는 일에 앞장서 나가라"고 권고했다.

 

그러면서 "음식업회가 앞으로 노동자들을 적대적으로 대하는 모든 행위를 중지하고 노동자 서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해주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8.08 16:55ⓒ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음식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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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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