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노고단은 '잠자리천국'

여기도 잠자리, 저기도 잠자리 수백 마리 날아

등록 2008.08.12 10:12수정 2008.08.1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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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노고단으로 가고 있는 지친 나.

노고단으로 가고 있는 지친 나. ⓒ 이예슬

노고단으로 가고 있는 지친 나. ⓒ 이예슬

 

지리산 노고단에 갔다. 지리산은 국립공원이다. 성삼재까지는 차를 타고 올라갔다. 올라가는 도로가 지그재그였다. 그래서 몸이 가만히 있지 않았다. 내가 가운데 자리 앉았는데, 한쪽으로는 슬비 언니와 부딪히고 다른 한쪽으로는 이모와 부딪혔다. 어쩔 때는 어깨가 너무 아프기도 했다. 귀도 멍멍해서 잘 들리지 않았다.

 

주차장에 도착했다. 올라야 할 산을 쳐다보니 평지였다. 나는 마음 속으로 ‘힘이 들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힘들었다. 나는 몇 분 안돼 실증을 부리기도 하고 많이 쉬면서 걸었다.

 

재미있는 것도 있었다. 산을 오르는 길에 잠자리가 수백 마리도 넘게 있었다. 아빠께서는 높은 산이어서 잠자리들의 행동이 많이 느리다고 하셨다. 그래서 잠자리채가 없어도 손으로 쉽게 잡을 수 있었다. 나는 두 마리를 잡으면 한 마리를 놓아주었다.

 

a  잠자리들이 애정표현 하는 것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나.

잠자리들이 애정표현 하는 것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나. ⓒ 이예슬

잠자리들이 애정표현 하는 것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나. ⓒ 이예슬

한 번은 잠자리 두 마리를 잡아 가까이 대고 애정표현을 하게 했다. 잠자리들은 몸으로 하트 모양을 하면서 서로 애정표현을 했다. 어떤 잠자리는 외국인 아저씨의 머리에 앉아 산을 오르고 있었다. 잠자리가 산에 오르기 힘들어서 편하게 갈려고 그런 것 같았다.

 

다람쥐도 여러 마리 보았다.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다람쥐가 지리산에는 많았다. 다람쥐는 두 발로 서기도 하고, 선 채로 먹이를 먹기도 했다. 너무 귀여웠다. 그 모습을 더 가까이 가서 보고 싶어서 내가 다가가면 다람쥐가 도망가서 아쉽게 볼 수 없었다.

 

한 시간도 넘게 걸어서 내가 피곤해하자 아빠께서 “조금만 가면 산장이 있는데 거기에 매점이 있다”고 하셨다. 나는 아빠께 “산에 올라 가면은 아이스크림과 라면이 있으면 사주세요”라고 했다. 그랬더니 아빠께서 “알았다. 다 사줄게”라고 하셨다. 나는 신이 나서 올라갔다.

 

그런데 산에 도착해서 보니 아이스크림과 라면을 팔지 않았다. 음료수하고 과자만 있었다. 나는 크게 실망을 하였다. 어쩔 수 없이 음료수를 사서 마셨다. 라면이 있었으면 정말 맛있었을 것 같았다. 다른 등산객들이 라면을 끓여먹고 삼겹살을 구워먹는 모습이 보였다. 먹고 싶었으나 꾹 참았다.

 

a  노고단 정상에 올라 포즈를 멋지게 잡고 있는 예쁜 나.

노고단 정상에 올라 포즈를 멋지게 잡고 있는 예쁜 나. ⓒ 이예슬

노고단 정상에 올라 포즈를 멋지게 잡고 있는 예쁜 나. ⓒ 이예슬

거기서 또 걸어 올라가 노고단 정상에 갔다. 거기는 완전히 ‘잠자리 천국’이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수백 마리 잠자리들이었다. 여기도 잠자리 저기도 잠자리들이었다. 잠자리는 내 눈앞을 지나기도 하고 여러 마리가 줄을 지어 날기도 했다.

 

주변에는 노란 원추리와 내가 알 수 없는 예쁜 꽃이 많았다. 구름도 색다르게 예쁘게 보였다. 노고단이 끝인 줄 알았는데 다른 산들도 많이 보였다. 다른 산에도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몸이 아니었다. ⌒∇⌒ 올라가기 힘들었는데 올라가서 보니 기분이 상쾌했다.

 

노고단에서 내려올 때는 즐거웠다. 아빠랑 슬비 언니랑 ‘화개장터’ 노래도 부르고 화음 게임도 하며 신이 났다. 내려오는 길에 두꺼비도 보았다. 처음에는 두꺼비 같은 동상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두꺼비여서 크게 놀라 자빠질 정도였다. 주차장에 다 내려오니 벌써 캄캄했다. 힘들고 피곤하였다. ●․●←멍~~~~~.

 

a  두 발로 서 있는 다람쥐. 도시에서 쉽게 볼 수 없는데 많이 보였다.

두 발로 서 있는 다람쥐. 도시에서 쉽게 볼 수 없는데 많이 보였다. ⓒ 이예슬

두 발로 서 있는 다람쥐. 도시에서 쉽게 볼 수 없는데 많이 보였다. ⓒ 이예슬

a  노고단 정상. 알 수 없는 꽃들과 저 너머 있는 높은 산들.

노고단 정상. 알 수 없는 꽃들과 저 너머 있는 높은 산들. ⓒ 이예슬

노고단 정상. 알 수 없는 꽃들과 저 너머 있는 높은 산들. ⓒ 이예슬

덧붙이는 글 | 이예슬 기자는 광주 우산초등학교 4학년 학생입니다.

2008.08.12 10:12ⓒ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예슬 기자는 광주 우산초등학교 4학년 학생입니다.
#지리산 #노고단 #잠자리 #다람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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