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우화는 순 거짓말이잖아!!

최종욱 수의사에게 들은 재미있는 동물이야기

등록 2008.08.13 09:30수정 2008.08.1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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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와 베짱이. ⓒ 이슬비


광주 우치동물원에서 수의사로 일하고 있는 최종욱님을 만났다. 아빠와 함께 간 '그날' 카페에서였다. 내가 좋아하는 동물에 대해서 재미있는 이야기, 신기한 사실을 알 수 있는 기회라는데 절대 빠질 수 없었다.


내 기대대로 수의사 님은 재미난 얘기들을 해주었다. 특히 이솝우화 속의 거짓은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만들었다.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까지도 다 아는 '여우와 두루미' 이야기다. 두루미의 초대를 받은 여우는 긴 병에 담겨진 음식을 먹지 못하고, 여우의 초대를 받은 두루미는 접시에 담긴 음식을 먹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수의사님은 그럴 수 없다고 했다. 여우는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병을 깨뜨리든지 엎어서라도 먹는다고 했다. 두루미는 먹이를 병에 담아서 주면 부리를 벌리지 못해 먹을 수 없다고 했다. 그냥 접시에다 주면 더 잘 먹는다고 했다.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도 해주었다. 베짱이는 한 철 밖에 살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여름에 낙엽 위에서 바이올린을 켜며 노래를 부르고 놀았던 베짱이에게 겨울은 있을 수가 없다고 했다. 어이가 없었다.

물에 비친 고기를 탐내며 컹-컹- 짖던 개 이야기도 해주었다. 개는 2m만 떨어져도 색깔구별을 못한다고 했다. 냄새를 맡을 수도 없고 멀리 떨어져 있는데, 더군다나 물 속에 고기가 빠져 있는 상태에서 그 고기를 탐낸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했다. 제비의 다리를 고쳐준 흥부는 우리나라 최초의 수의사라는 얘기도 해주었다. 정말 우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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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우치동물원 최종욱 수의사 님이 재미있는 동물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 이슬비


수의사님의 이야기는 동물들의 죽음으로 이어졌다. 동물의 죽음이 사람의 죽음보다 징그럽지 않다고 했다. 사람들은 끙끙 앓다가 앙상하게 죽어 가는데 동물은 건강할 때 모습 그대로 죽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심하게 앓다 죽더라도 털 색깔만 살짝 변한다고 했다. 내 생각이지만 사람은 욕심을 부리고 돈만 좆다보니까 그러지 않을까 생각했다.


정말 충격적인 사실도 알려주었다. 동물들이 자살을 한다는 말이었다. 가장 가슴 아픈 자살은 누의 우두머리였다. 누떼는 집단 이동을 하면서 밀림의 강을 건널 때 우두머리가 먼저 뛰어들어 악어의 밥이 된다는 것이다. 악어들이 누 우두머리를 뜯어먹을 때 다른 누떼들이 강을 건너간다는 것인데, 우두머리의 희생정신이 놀라웠다.

표범이 단식 투쟁을 하기도 하고, 사슴과 호랑이가 투신을 한다는 이야기도 했다. 고래들의 자살도 멈추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해변으로 올라온 여러 마리의 고래를 사람들이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도 다른 해변으로 가서 죽어버린다고 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수의사님도 정확한 원인을 모른다고 했다. 왜 동물들이 자살을 하지??? 이렇게 살기 좋은 세상을? 이유가 밝혀져서 동물들의 자살을 막았으면 좋겠다.

엽기적인 행동을 하는 동물들도 있다고 했다. 예를 들면 곰이 자신의 똥을 벽에 바르거나 다시 먹는다는 것, 하마가 똥을 싸면서 꼬리를 흔들어버려 하마 주변은 항상 지저분하다는 것, 낙타가 상대를 깔보거나 할 때 혀를 내밀고 콧방귀를 뀐다는 것 등등. 정말 웃겼다. 만약 낙타가 나한테 그런다면 기분이 엄청 나쁠 것 같았다.

초식동물이 육식을 하고, 육식동물이 초식을 한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먹이가 모자라면 살기 위해서라도 잡히는 대로 먹을 수밖에. 작년에 완도에서 멧돼지가 염소를 잡아먹었다고 뉴스에 나왔던 기억이 났다.

1시간 30분 동안 계속된 동물의 세계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었다. 신기한 이야기도 많았다. 그 이야기를 듣고 우리가 사는 곳이 동물들과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자연으로 보존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구상의 모든 나라가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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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동물 이야기에 넋을 잃어버린 나 ^.^ ⓒ 이슬비

덧붙이는 글 | 이슬비 기자는 광주 동신여자중학교 1학년 학생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슬비 기자는 광주 동신여자중학교 1학년 학생입니다.
#동물의세계 #수의사 #이솝우화 #여우와 두루미 #개미와 베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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