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와 사진을 비롯한 시각예술은 외면적으로 드러나는 조형성과 색채가 작품의 완성도를 이루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작품을 통해서 표현하고자하는 주제의 진지함과 참신성도 중요하지만, 시각적으로 보는 이들을 설득하는 힘도 작품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사진작품은 그 당시를 반영하는 현대사진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작품을 구성하는 조형성과 색채 그리고 톤이 중요한 역할을 하여 보는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모더니즘 사진도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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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작품-1 ⓒ 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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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작품-2 ⓒ 순리

순리는 오랫동안 조형성과 색채를 바탕으로 한 사진작업을 해왔다. 작가는 감성적이면서도 섬세하고 조형감각이 남다른데, 자신의 사진작업에서도 그것이 중요한 작용을 한다.

이번에 청담동 네이처포엠 빌딩에 있는 갤러리 눈에서 전시하고 있는 사진작품에서도 작가의 컬러감각과 조형감각이 잘 드러나고 있다. 작가는 새벽시간 산을 망원 렌즈를 이용하여 단순화 시켜서 촬영 하였는데, 작품의 전체를 이루는 푸른색 칼라와 표현대상의 단순함이 어우러져 보는 이들과 깊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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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작품-3 ⓒ 순리

작품의 내부구조를 살펴보면 산의 형태를 이루는 단순한 곡선과 푸른색 칼라의 농담이 유효적절하게 어우러져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루고 있다. 특히 작가는 촬영 당시에 감각적으로 프레임과 앵글을 선택하여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화면을 구성하는데 성공하였다.

사진 찍기의 가장 원초적인 형태는 무엇인가 굉장하고 특별한 것을 찍는 것이 아니라 흔히 보는 사소한 사물이나 현실이라도 작가가 자신만의 독특하고 개성적인 미적 주관을 바탕으로 어떻게 표현 하느냐가 중요한데, 이번에 발표하는 순리의 사진작품에는 그것이 잘 반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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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작품-4 ⓒ 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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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작품-5 ⓒ 순리

작가는 앵글과 프레임 그리고 촬영거리를 유효적절하게 선택하여 촬영하고 후처리 과정에서 자신이 원하는 색채를 좀 더 강조했는데, 작품마다 작가의 감수성과 내면세계가 잘 표출되고 있다. 특히 실제 전시작품은 전시장 분위기와 작품의 내용이 잘 조화되도록 디스플레이 하여 보는 이들이 작품 속으로 동화되게 했다. 사진전시회의 성공 요소 중에는 작품의 내용 못지않게 작품의 셀렉트와 액자선택 그리고 디스플레이가 중요한데 이번 전시회에서도 그것이 전시회의 완성도를 뒷받침하고 있다.

전시작품 한장 한장을 감상하다보면 단순하고 세련된 화면구성과 작품의 전체를 이루는 적절한 푸른색 칼라 그리고 작품의 옷이라고 일컬어지는 액자방식이 유기적으로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결과 관람객들에게 시각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편안한  휴식시간을 제공한다. 보는 이들의 감성과 감각을 깨우는 정서적인 전시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