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언론장악 목적은 보수세력의 장기집권"

성공회대 최영묵 교수, 대전 강연 통해 주장

등록 2008.08.21 14:19수정 2008.08.2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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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밤 대전에서 열린 'MB언론장악 음모 완전정복' 특강에서 성공회대 최영묵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20일 밤 대전에서 열린 'MB언론장악 음모 완전정복' 특강에서 성공회대 최영묵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MB 정부가 막무가내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언론장악 음모의 최종 목적은 재벌과 조·중·동으로 대변되는 보수세력의 장기집권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20일 밤 대전 중구 문화동 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열린 'MB정부의 언론장악음모와 미디어운동 전망'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이날 강연회는 대전충남 언론노조 및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대전충남 언론공공성 수호연대'가 주최한 것으로 'MB언론장악 음모 완전정복'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강연회다.

 

이 자리에서 최 교수는 "온 국민의 시선이 올림픽에 향해 있는 동안 MB정부의 언론장악 시나리오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며 "올림픽이 시작되면 KBS 장악 시나리오가 가동될 것이라는 전망이 그대로 맞아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5공 전두환 독재시절에 있었던 3S(스포츠, 스크린, 섹스) 정책을 그대로 모방하고 있는 것"이라며 "카퍼레이드를 하겠다고 박태환 선수를 북경에 잡아두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정권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MB정부는 KBS 사장 해임의 경우에서 보듯이 언론영역만큼은 법이 있어도 안 지키고,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반드시 장악하려고 하고 있다"며 "이 부분만큼은 어떠한 대화도 타협도 없이 무작정 막무가내 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 교수는 "이명박 정부를 내세운 조·중·동과 재벌세력은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말하면서 10년 전 자신들이 주도하던 시대로 역사를 돌려놓으려고 하고 있다"며 "지난 10년 동안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언론개혁 및 재벌개혁 정책, 포털의 등장, 종이신문의 쇠퇴 등으로 그들의 설자리가 좁아지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MB 정부는 언론을 통제하는 가능한 방법 100%를 동원하고 있다"며 "인사권, 검찰, 방통위, 국세청, 법원, 정치권, 단체 등 가능한 모든 기관과 방법을 동원 해 언론장악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MB정부의 언론장악 기도 사례 10가지를 일지형태로 정리해 제시했다.

 

최 교수가 제시한 사례 첫째는 MB 언론특보의 낙하산 투입이다. 실제로 △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최시중(대통령 멘토) △ 아리랑TV 사장-정국록(MB 대선후보 특보) △ 한국정책방송(KTV) 사장 -손형기(대통령 당선인비서실 언론팀 실무위원) △ 방송광고공사사장-양휘부(MB 언론특보단장) △ 뉴스전문채널(YTN)-구본홍(MB 캠프 특보) △ 위성방송(SKY life)-이몽룡(MB 캠프 특보) 등이 이미 임명됐다는 것.

 

뿐만 아니라 KBS와 EBS도 MB 측근의 사장 내정설이 돌고 있으며, 50여 명이 이르던 MB 언론특보 중 1/10도 자리를 보장 받지 못했기에 앞으로도 이러한 낙하산 인사는 계속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최 교수는 또 두 번째 사례로 공영방송 KBS의 불법적인 장악시도를 제시했다. 최 교수가 정리한 일지를 보면, 다음과 같다.

 

△5월14일  정연주 사장, 전 KBS 직원에 의해 배임혐의로 피고발

△5월15일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감사원 특별감사 청구(6.11 특별감사 착수)

△5월21일  감사원, 국민감사청구심사위 열어 특별감사 착수 결정

△5월30일  방통위, 김금수 이사장 사퇴 따른 보궐이사로 유재천 교수 추천

△6월20일  동의대, 신태섭 교수(KBS 이사) 해임 결정

△7월17일  정 사장, 검찰의 최종 5차 소환 통보에 불응

△7월18일  방통위, 강성철 부산대 교수 보궐이사 추천(신태섭 이사자격 박탈)

△7월31일  정 사장, 감사원 출석 요구 거부(총 4차례)

△8월 4일  검찰, 정 사장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 확인

△8월 5일  감사원, KBS 이사장에 정 사장의 해임 요구 결정

△8월 8일  KBS 이사회, 임시이사회 열어 정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 가결

△8월11일  이명박 대통령 정연주 사장 해임

△8월13일  정연주 사장 자택에서 긴급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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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 최영묵 교수 ⓒ 오마이뉴스 장재완

성공회대 최영묵 교수 ⓒ 오마이뉴스 장재완

최 교수는 "MB정부가 전 KBS 직원에서 부터, 뉴라이트, 감사원, 방통위, 검찰 등을 총동원해 KBS장악에 나서고 있으며, 특히 북경 올림픽 기간에 이를 끝내기 위해 북경올림픽에 초청받은 정연주 사장을 출국금지 시켜 짜놓은 각본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최 교수는 ▲ MBC <PD수첩> 죽이기 ▲ KBS 외주제작사 및 포털사이트 다음의 세무조사-징세 권력의 남용 ▲ 미디어법 자의적 적용 및 개정 시도 ▲ 검찰과 경찰의 과도한 언론 개입 및 수사 ▲ 중립적 국가 기구의 동원 및 무력화 ▲ 인터넷 아고라와 미디어 죽이기 ▲ 정부의 언론영역 직접 개입 통한 통제 ▲ 인터넷 광장(아고라 등) 봉쇄 등을 사례로 제시했다.

 

최 교수는 "이러한 MB정부의 막무가내식 언론장악의 최종 목표는 조·중·동의 기득권을 증폭시켜 권력의 안정화를 꾀하고, 이를 재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해 장기집권으로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 교수는 이러한 MB 정부의 언론장악 시도가 쉽게 성공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추진하는 세력이 바로 올드미디어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과거 낡은 방식으로 뉴미디어의 빠른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할 것이고, 또한 그러한 시도에 따른 반발도 매우 거셀 것으로 내다봤다. 그 실제 사례로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언소주)'을 소개했다.

 

그는 "정부가 검찰을 동원, 언소주카페의 운영자를 구속하고 기소하는 등 탄압에 나서고 있지만, 이 때문에 이 카페가 현재 시민단체로의 전환을 추진 중에 있어 결국, 막대한 회원수를 자랑하는 시민단체의 탄생을 돕게 된 꼴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네티즌탄압저지범국민행동 결성'과 '아고라의 봉쇄로 인한 망명정부(구글, 야후 또는 시민단체연대 주도의 포털) 구성', '언론학자들의 미디어 공공성 포럼 창립 추진' 등의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MB정부의 언론장악에 맞선 대응도 보다 더 광범위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최 교수는 전망했다.

2008.08.21 14:19 ⓒ 2008 OhmyNews
#언론장악 #최영묵 #언론공공성수호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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