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의 모습불교계는 '헌법파괴 종교차별 이명박 정부 규탄 범불교대회'에 모든 역량을 집중 중이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어청수 경찰청장이 지난 14일 조계종의 주요 중진스님들 앞으로 '사과편지'를 보냈다는 소식이 전해진지 하루가 지난 오늘(22일), 직접 조계사를 찾아가 신도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기로 했다. 특히, 일부 언론은 신도들이 "조계사 안에 피신 중인 수배자들에게 '이제 그만 나가달라'고 요구한다"고 보도해 그 진위에 대해 의문이 들기도 하던 참이었다.
지난 광복절 직전 광우병대책회의의 기자회견 취재 후 열흘 만에 찾은 조계사. 여전히 일주문 앞에선 총무원 스님 두 분이 11일째 단식을 진행 중이었고,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현수막들도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사퇴할 사람이 사과하는 건 어불성설"8월 3일부터 매일 낮 12시 40분에 열리고 있는 종무원 원우회 조합원들의 '어청수 경찰청장 퇴진 및 조계사 배치병력 철수 촉구 법회'도 평소와 같이 일주문 앞에서 진행되었다. 조합원들은 '불자들은 조계사로, 경찰들은 경찰서로'라는 구호를 외치며 조계사에 대한 경찰의 감시를 규탄했다. 또한, 27일로 예정된 '이명박 정부 규탄 범불교도대회'의 개최를 알리며 시민들의 참여를 촉구하기도 하였다.
규탄 법회가 끝나고 만난 조계종 종무원 장영욱 조합장은 어청수 경찰청장의 사과편지에 대해, "이미 사퇴를 했어야 할 사람이 이제 와서 사과하는 건 어불성설이다"고 하였다. 또한, "27일 범불교대회를 앞두고 그런 편지를 보냈다는 건 대회 저지를 위한 정치적인 의도"라면서 "이명박정부가 진심을 보여주지 않는 이상, 예정대로 27일까지는 법회를 계속해 나갈 것이다"고 하였다.
진심을 보여주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이냐고 묻자, "대통령의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두 가지"라면서 "재발 방지 약속은' 종교차별금지법 제정'이란 방법이 있다"고 하였다.
일주문에서 대웅전 앞까지는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을 비판하는 언론보도와 만평 등을 전시하고 있었다.
'불교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읽고 있던 최아무개씨(51)는 "아무 철학도 없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서 국민 전체가 고생하고 있다"며 "특히 종교 편향적 자세는 자신은 아무 생각도 없이 저지르는 것이겠지만 그로 인해 나라가 분열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씨는 어청수 경찰청장 퇴진과 관련 "그 사람은 공무원이다, 윗사람이 시키는대로 하고 있는 것뿐이니 제일 꼭대기에 있는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