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문화의 단면 보여주는 사진전시회

[리뷰] 박시찬 사진전 ‘보다, 그리고 보여지다’

등록 2008.08.24 19:41수정 2008.08.2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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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록성과 극사실적인 표현 그 자체만으로도 보는 이들에게 큰 감동을 줄 수 있는데, 그것은  다른 장르와 구분되는 매력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1990년대 현대사진은 사진의 이러한 특성과 1980년대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의 중요한 사조인 신표현의주의와 만난 독일의 유형학적 사진이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한국사진에서도 1990년대 중반 이후 얼마 전까지 유형학적 사진의 영향을 받은 젊은 사진가들의 작품이 많이 발표되었다. 유형학적 사진은 사진의 기계적인 재현성과 신표현주의 회화의 컬러를 바탕으로 동시대인들의 유형적인 삶과 문화적인 양태를 시각화한 최종 결과물이다. 한국의 젊은 작가들도 그러한 맥락에서 동 시대 한국인들의 특정한 삶과 문화를 표현한 것이다.


 박시찬_ohne Title_디지털 프린트_80×160cm_2006
박시찬_ohne Title_디지털 프린트_80×160cm_2006 박시찬

 박시찬_ohne Title_디지털 프린트_80×160cm_2006
박시찬_ohne Title_디지털 프린트_80×160cm_2006 박시찬

박시찬은 독일에서 10여 년간 사진유학을 마치고 작년에 귀국한 작가이다. 작가는 1990년대 후반에 독일의 유형학사진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독일에서 사진공부를 하였는데,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에서도 유형학적인 시선과 표현방식이 느껴진다.

특정한 건물의 외형을 극사실적으로 기록하여 그 결과물을 대형 사이즈로 프린트 하여 전시하고 있는데, 깔끔하고 세련된 카메라 워크와 표현대상의 느낌이 상호작용하여 보는 이들을 시각적으로 압도한다. 독일에서 체류할 때 찍은 사진들이기 때문에 표현 대상자체가 한국적인 문화와는 거리가 있지만 현란하지 않은 색채와 차분하게 느껴지는 작품의 전체적인 톤이 한국인의 정서를 보여 주는 듯하다.

 박시찬_ohne Title_디지털 프린트_80×160cm_2006
박시찬_ohne Title_디지털 프린트_80×160cm_2006 박시찬

 박시찬_ohne Title_디지털 프린트_60×120cm_2006
박시찬_ohne Title_디지털 프린트_60×120cm_2006 박시찬

 박시찬_ohne Title_디지털 프린트_60×120cm_2006
박시찬_ohne Title_디지털 프린트_60×120cm_2006 박시찬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은 작품의 주제 못지않게 작품의 외면이 주는 느낌과 프린트의 완성도가 중요한데 촬영 당시에 작가가 빛을 완벽하게 제어하였기 때문에 보는 이들의 시각을 압도하고 완성도 높은 최종 결과물을 얻는데 성공하였다.

작품 한 장 한 장을 살펴보면 정서적이고 차분하게 느껴지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대상 자체의 강한 느낌이 사실적으로 재현된 작품도 있다. 그리고 표현대상의 모양과 컬러가 피사체의 배경과 어우러져서 장식성이 느껴지는 작품도 있어 작가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려고 노력한 흔적이 느껴진다.

 박시찬_ohne Title_디지털 프린트_80×160cm_2006
박시찬_ohne Title_디지털 프린트_80×160cm_2006 박시찬

특히 이번 전시회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특정한 사진 사조 혹은 표현양식과 무관하게 작가의 사진적 표현능력과 철학적인 사유체계가 느껴지므로 다음에 발표할 작품이 기다려 진다. 그리고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지원하는 젊은 작가 지원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지는 개인전이라는 측면에서 이 전시회의 또 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2008_0820 ▶ 2008_0902
관훈갤러리_KWANHOON gallery


덧붙이는 글 2008_0820 ▶ 2008_0902
관훈갤러리_KWANHOON gallery
#유형학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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