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서울 을지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기륭전자 비정규직 문제 관련 긴급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오마이뉴스 선대식
"노조는 자신들이 비정규직이라는 사회적 약자임을 부각시키면서 법을 무시하는 극단적 투쟁을 하고 있다. 회사는 교섭의무가 없음에도 협력회사 고용을 제안하고 있지만, 노동자들이 정규직화와 보상금만을 요구해 교섭이 결렬된 상황이다."27일 오전 기륭전자 비정규직 문제 관련 토론회에서 노동부 담당자의 발언이 나오자 자리를 함께 했던 노동자들의 입에서는 한숨이 흘러나왔다. 토론회에 참석했던 기륭전자 노동자들은 "국가와 사회가 왜 존재하느냐"며 눈물을 쏟고야 말았다.
80일을 바라보고 있는 김소연 금속노조 기륭전자 분회장의 단식으로, 최근 기륭전자 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오후에는 사회 원로들까지 나서 기자회견을 통해 사태해결을 촉구했다.
하지만 사태 해결의 한 축인 노동부는 요지부동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대법원에서 이미 이들의 해고는 부당하지 않다는 판결이 났다,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부 "노조 요구 수용하면, 잘못된 노동운동 계속된다"이날 오전 서울 을지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기륭전자 비정규직 문제 관련 긴급토론회'는 기륭전자 문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법의 허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윤종희(39) 기륭전자 조합원은 "불법 파견 판정을 받았더니 해고로 모두 거리에서 쫓겨났다, 차라리 '불법 파견 진정을 넣지 않았다면…' 하고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많은 참석자들은 "현행법으로는 사태를 해결을 할 수 없다"면서 "사회적인 합의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노동부의 역할을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노동부에서 나온 임동희 노사갈등대책과 서기관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극단의 투쟁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노조에서는 조합원들이 억울하게 됐다고 했는데 대법원에서 이미 법적 다툼이 마무리됐다,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무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밝혔다.
임 서기관은 이어 "노조는 자신들이 비정규직이라는 사회적 약자임을 부각시키면서 법을 무시하는 극단적 투쟁을 하고 있다"며 "회사는 교섭의무가 없음에도 협력회사 고용을 제안하고 있지만, 노동자들이 정규직화와 보상금만을 요구해 교섭이 결렬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사측이 수용하면, 법을 무시하는 투쟁 지향적이고 잘못된 노동운동이 계속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임 서기관은 마지막으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지금의 기회가 지나가면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 조합원들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요구 조건을 낮추라는 의미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다른 참석자들은 노동부에 쓴 소리를 쏟아냈다. 참터 김철희 노무사는 "기륭전자가 불법 파견을 하는 방식으로 직접 고용 책임을 회피했으니, 직접 고용 요구의 근거가 상당하다"며 "행정당국에서 이를 인정하고 (사태 해결에)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김기덕 변호사도 "법원에서 '불법파견과 정규직화는 관련 없다'고 하면 모든 문제가 끝나느냐, 회사는 불법 파견을 했고 노동자들이 무리한 주장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라며 "노동부는 사측을 교섭장에 나오게 해서 어느 정도 타결할 여지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임 서기관은 "노동자 편에 서려 하지만, 법에 기초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눈물 쏟은 조합원들... "우리 죽어보라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