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인수, 산업은행장이 단독 추진했다고?"

[국회 정무위] 여야, 금융위원장에 산은 리먼 인수 시도 의문점 집중 추궁

등록 2008.09.17 17:32수정 2008.09.1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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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에서 미국발 금융위기와 관련해 보고를 하고 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에서 미국발 금융위기와 관련해 보고를 하고 있다. ⓒ 유성호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에서 미국발 금융위기와 관련해 보고를 하고 있다. ⓒ 유성호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17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전광우 금융위원장을 상대로 산업은행(산은)의 리먼브라더스 인수 시도에 대한 의문점을 집중 추궁했다.

 

이한구 "금융위, 산은의 리먼 인수 시도 왜 가만 놔뒀나"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민유성 산은 행장이 정해진 임무에 상관없는 몸집 불리기를 하는 데 대해 금융위원장이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느냐"며 "인수 시도를 가만히 놔둔 것은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산은의 리먼 인수 시도에 정부나 청와대의 개입 여부도 추궁했다. 이 의원은 "결국 정부가 개입해서 산은이 리먼브라더스를 안 사게 됐다는 소문이 사실이냐. 청와대가 개입한 적은 없느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전광우 위원장은 "7월경 (민 행장이) (인수) 검토를 상의해온 적이 있고 그 이후 2~3차례에 걸쳐서 (인수와 관련해) 어떤 방향으로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은 있다"며 "내 입장은 부정적이었고 본인도 점차 현실성이 적다는 판단을 스스로 한 것 같다"고 답했다.

 

전 위원장은 청와대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그런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박선숙 "리먼 인수 검토, 민유성 행장 단독 결정으로 보기 어려워"

 

야당 의원들은 민 행장의 인수 시도 배경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박선숙 민주당 의원은 "리먼 인수 시도는 그야말로 경제를 잡을 뻔한 일이었다"며 "아무리 여러 자료를 들여다봐도 민 행장이 단독으로 추진했다가 행장 개인의 판단으로 거둬들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민 행장의 발탁부터 인수 추진 전 과정에서 금융위와 지속적으로 논의했다"며 "지난 달 25일 언저리에 금융위원장이 생각을 바꿨거나 입장을 바꿀 만한 불가피한 사유가 있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 위원장은 "의원의 말에 동의할 수 없다"며 "지난 7월 국회 공기업 특위에 출석해 관련된 질문을 받고 '검토해보겠다'고 한 뒤 거래의 내용이 공적 기관인 산은이 참여하기에는 부담이 많아 적절치 않다는 생각에 '신중하게 해야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입장이 달라진 게 없다"고 반박했다.

 

a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에서 미국발 금융위기와 관련해 보고하기 위해 출석해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에서 미국발 금융위기와 관련해 보고하기 위해 출석해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에서 미국발 금융위기와 관련해 보고하기 위해 출석해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박상돈 "산은, 리먼 인수 관련 금융위에 4~5차례 보고"

 

박상돈 자유선진당 의원도 산은의 리먼 인수 검토 과정에서 금융위의 역할을 추궁했다. 박 의원은 "리먼이 산은에 인수 제안을 한 7월 18일 이후 (산은에서) 금융위에 중간상황을 4~5차례 보고하고 지난 달 초에는 배드뱅크를 제외한 굿뱅크만 인수하는 대안까지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의원은 "그러나 당초 리먼의 인수조건은 주당 20달러였던 반면 우리는 7달러로 격차가 좁혀지지 않아 협상이 교착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또한 박 의원은 전날(16일) 기자간담회에서 "리먼이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이런 상황은 오지 않았을 것이다, 아쉽다"고 한 민유성 산은 행장에 대해서도 "이런 발언이 과연 적절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글로벌 IB(투자은행)를 세우겠다는 욕심에 앞서 미국 정부도 손 댈 수 없다고 결론 내린 껍데기 뿐인 리먼을 인수하겠다는 생각을 하느냐"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전광우 위원장은 "예비 실사로 내용을 점검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잠재부실이 커 저는 이미 상당히 부정적으로 얘기를 한 바 있다"며 "적극 추진할 사안이 아니라는 판단을 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2008.09.17 17:32ⓒ 2008 OhmyNews
#미국발금융위기 #전광우 #리먼브라더스 #산업은행 #민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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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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