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정부가 되려면? 소통하라

[서평]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등록 2008.09.23 12:05수정 2008.09.2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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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소통의 부재속에서 살고 있다. 너는 너고, 나는 나라는 식으로 일방통행식이다. 협상과 타협하고자는 마음도 잊은 지 오래다. 23일 발표된 종부세 완화방침에 한나라당은 환영을, 민주당과 야당들은 부자만을 위한 정책이라고 반대한다. 종부세 강화방침은 참여정부가 엄청나게 공들인 정책 중 하나다. 이로인한 세수입은 자립도가 낮은 지방단체에게 큰 힘이 되었고, 균형발전 취지에도 부합했기 때문이다.

 

종부세 완화방침에 대해서는 좀 더 심도있는 논의가 있었어야 했다. 한나라당 내에도 전면적인 종부세 완화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의원도 있다. 은퇴하고 특별한 수입 없이 고가의 주택 한 채만을 가진 세대에만 적용하는 점진적 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상호 소통의 부재다. 여당과 야당간, 여당내에서도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자를 읽어야 하는 이유

 

a  [장자,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겉표지

[장자,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겉표지 ⓒ 그린비

[장자,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겉표지 ⓒ 그린비

장자는 중국 고전이다. 굳이 어려운 중국 고전을 읽어야 하는지는 중국의 당 현종이 '장자'를 남화진경으로 '시경'과 같이 높이 평가하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만큼 정치가들이 소중히 생각했다는 것이다. 요즘 '장자'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이유도 그 속에 담겨진 상대방과의 소통 때문이다.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과 통신산업의 발달로 더더욱 소통의 중요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장자에는 많은 우화가 나온다. <조릉이야기> <송나라 모자상인> <조삼모사> <호접몽> <포정해우>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도 있다. 이들 우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자신의 아집을 버리고, 상대방에게 더 집중하라는 것이다. 상대방이 요구하는 관점에 귀를 활짝 열고, 새로운 대안을 마련하는 역동적 자세를 가지라는 것이다.

 

장자 철학의 핵심은 타자와의 소통

 

우리 주위에 있는 사물은 언어로서 표현되지만, 정확한 것만은 아니다. 언어라는 것이 자신과 사물의 소통에 관한 수단에 불과하고, 언어는 그것과 대응하는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우리가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그 의미가 부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은 그동안 시중에서 볼 수 없었던 '장자'의 참신한 해설서이기도 하다. 기존 장자에 대한 해석과는 달리 적극적이고 능동적이며 실천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다. 중간의 보론부분들은 장자의 배경지식과 그동안의 논란이 되었던 부분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우리는 항상 새로운 시간속에 살고있다. 그 이전의 내가 아니다. 지금이 중요한 것이다. 지금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부 역시 과거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자꾸 지난 정권의 정책을 바꾸려고 하고, 없애려고만 하는 일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가. '햇볕정책'의 이름을 바꾸는 게 뭐 그리 중요한지, 촛불집회를 통해 국민의 질타를 받은 게 그렇게 억울한지, 일련의 정부 방침들이 국민들과 멀어져가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장자는 타자를 읽으려는 섬세한 마음을 가지고 타자에 몸을 맡기는 방법밖에 없다고 한다. 포정이 소를 잡을 때마다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임했듯이, 정부도 국민을 대할 때마다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야 한다.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국민의 품속으로 들어와야 성공하는 정권이 될 수 있다.

2008.09.23 12:05ⓒ 2008 OhmyNews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강신주 지음,
그린비, 2007


#인문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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