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1일 미국 미시건주 배틀 크릭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부통령 후보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이 선거유세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을 덮친 금융 위기 덕분에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존 매케인 후보를 크게 앞지르기 시작했다.
미 <워싱턴포스트>와 <ABC뉴스>가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미 성인 1082명을 상대로 조사해 2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바마는 52%의 지지율로 43%에 그친 매케인을 9%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2주 전 <워싱턴포스트> 여론조사에서는 매케인이 49%, 오바마는 47%로 되레 매케인이 앞서고 있었다.
지난 1988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마이클 듀카키스와 2004년 역시 민주당 후보였던 존 케리가 공화당 후보에게 한창 앞서나가다가 8월에 역전당한 뒤 결국 대선에서 패배했던 '8월의 저주'를 우려했던 미 민주당으로서는 가슴을 쓸어내릴 만한 상황이 됐다.
<워싱턴포스트>는 "금융계의 대혼란과 경제에 대한 점증하는 비관이 대선 지형을 크게 바꿨다"며 "이 때문에 오바마는 우리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매케인을 완벽하게 앞서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단지 9%포인트라는 비교적 큰 차이 뿐 아니라 여론 조사의 내용을 보면 이번 금융 위기의 최대 수혜자(?)가 오바마라는 사실이 잘 드러난다.
우선 이쯤 실시된 <워싱턴포스트>의 역대 대선 관련 여론조사에서 지난 2004년 존 케리 민주당 후보, 지난 2000년의 앨 고어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50%를 넘은 적이 없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경제가 좋다고 응답한 비율은 9%에 불과했다. 1992년 이래 경제가 좋다고 응답한 비율이 한자릿수에 불과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응답은 14%에 불과했는데, 이같은 수치는 지난 1973년 여론조사 때나 볼 수 있었다.
그만큼 미국 유권자들이 현 미국 상황에 대한 불만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유권자들은 현재 경제 문제를 누가 더 잘 다룰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오바마 53% 대 매케인 39%의 응답률을 보였다"며 "경제 문제에 대한 오바마의 두자릿수 우위가 그의 전체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대선에서 경제 문제가 제일 중요하다는 응답은 50%에 이르렀는데 이는 2주 전의 37%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이에 비해 이라크 전쟁이 제일 중요하다는 응답은 9%에 불과했다.
'페일린 효과' 점차 사라져9월 초 공화당 전당 대회 이후 매케인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던 부통령 후보 세라 페일린 효과는 계속 사라지고 있다.
그녀에 대한 호감 비율은 52%로 여전히 높다. 그러나 무당파의 페일린에 대한 호감 비율이 2주 전 60%에서 이번에는 48%로 낮아지는 등 이전만 못하다. 대신 페일린에 대한 비호감 비율은 2주 전의 28%에서 이번에는 38%로 높아졌다.
오바마의 상승세는 다른 여론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미국 퀴니피액대학이 <월스트리트저널>·<워싱턴포스트>와 함께 실시해 23일 발표한 핵심 4개주 여론조사에서도 오바마가 이겼다.
오바마는 콜로라도에서 49% 대 45%, 미시간에서 48% 대 44%로 앞섰다. 미네소타에서 오바마 후보와 매케인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7%와 45%, 위스콘신에서는 49%와 42%였다.
<CNN>이 2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 51%로 매케인 46%를 5%포인트 앞섰다. 특히 "경제 위기에 대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질문에 47%가 공화당을 꼽았고 민주당이라고 한 응답은 24%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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