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렛의 보컬 문혜원문혜원의 눈매처럼 뷰렛의 음악은 강렬하고 감성을 자극한다.
김성경
24일(수) 망원동에 위치한 톤 스튜디오에서 이 그룹의 보컬을 맡고 있는 문혜원씨로부터 한국성폭력연구소가 주관하는 이번 공익적 공연에 출연하게 된 배경과 한국의 성문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선 뷰렛의 뜻이 궁금하다. "뷰렛은 뷰티플 바이올렛(beautiful violet)의 합성어다. 바이올렛은 보라색, 그런 느낌이 드는 음악을 추구하는 그룹이다."
-이번 공연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 "소싯적에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에서 '아이러브록앤롤(I love rock'n roll)'이란 노래를 부르면서 임순례 감독과 인연을 맺게 됐다. 그후에 감독님의 권유로 티벳돕기 행사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때 알게 된 어떤 분을 통해 이번 공연 소식을 들었다."
-이번 공연은 시민단체가 주관하는 콘서트라 사회성이 짙다. 그런 관점에서 질문하겠다. 혹시 자라오면서 성폭행과 관련된 얘기를 들은 적이 있나."성희롱, 성폭행은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성폭행 경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나라 여성의 90% 정도는 겪지 않을까 싶다."(여기서 말한 성폭행은 가벼운 성희롱에서 폭력을 동반한 성폭행까지 아우르는 뜻임.)
-예컨대 성희롱의 경우는 상황이 천차만별이라 정의내리기가 쉽지 않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성희롱일까. 애매한 문제 아닌가. "‘강제’와 ‘배려’란 잣대가 중요하다고 본다. 술집에서 술을 따르라고 할 때 강요가 있었다거나 ‘여자가 따라야 맛있다…’ 등의 말은 여자를 불쾌하게 만든다."
-우리나라의 성폭행 문제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여성 피해자들의 침묵이란 지적이 있다. 왜 피해 사실을 숨긴다고 생각하나. "보복이 두렵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손가락질을 당할 수도 있다."
-혹시 가수로 활동하면서 어떤 식이든 성적인 모욕을 받은 적이 있나. "특별한 건 없다. 그러나 포탈사이트 등에서 올려진 익명의 댓글 표현 중 심한 것들이 있다."
-우리나라의 잘못된 성관행은 인터넷상에서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는 엄청난 양의 포르노사이트도 원인이랄 수 있다. "물론 그렇다. 그런데 얼마 전 케이블 TV를 보고 깜짝 놀랐다.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TV가 저 정도라면 인터넷 음란물만 규제해서는 별 실효성이 없다고 본다."
-최근 장안동이 시끄럽다. 장안동 성매매 업주들은 생존권을 내세우며 성매매방지법을 거부하고 있다. "성매매방지법으로 성매매가 완전히 없어지면 좋겠다. 그런데 (안타깝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성매매의 수요자는 항시 있어왔다. 판매자만 단속해선 안 된다고 본다."
-조만간 길거리에서 함부로 담배를 필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10년 전이라면 흡연자에게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렇듯이 성문제에 대한 인식도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성문제 해결에서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초등학교에서 하는 집단 성교육만 가지고는 진짜 알아야 할 지식, 필수적인 것을 배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알고 싶은 것이 다 다른다.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성교육 강화가 절실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