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지난 2006년초 삼성전자가 쿠바에 수출한 냉장고에서 불거졌다. 삼성이 지난 2006년 1월부터 3월까지 수출한 냉장고는 모두 14만5000여대. 쿠바 노동자들이 창고에 쌓여있는 삼성 냉장고를 점검하고 있다.
MTI
[삼성전자] 쿠바에 수출한 냉장고에서 기술 결함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도 파나마 소재 무역업체로부터 수백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특히 해당 업체는 최근 삼성전자 임직원 등을 상대로 파나마 검찰에 형사 고소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마의 대형 무역업체인 MTI(Multiple Trading Inc)사는 쿠바를 비롯해 남미 지역 국가를 상대로 각종 전자제품 등을 중개하는 회사다. 이 회사가 삼성전자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2002년 12월. 삼성 측은 쿠바 등 향후 구매력이 높은 남미시장의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MTI 쪽과 2006년 11월까지 가전제품 등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
문제는 지난 2006년초 삼성전자가 쿠바에 수출한 냉장고에서 불거졌다.
쿠바정부는 지난 2005년부터 범 국가적으로 에너지절약 캠페인을 추진했으며, 쿠바 가정의 구형 냉장고 교체작업에 착수했다.
삼성쪽은 지난 2005년 말 MTI쪽과 쿠바의 냉장고 교체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로 하고, 지난 2006년 1월 첫 제품을 쿠바시장에 내놓게 됐다. 삼성이 지난 2006년 1월부터 3월까지 수출한 냉장고는 모두 14만5000여대.
MTI 쪽 관계자는 최근 <오마이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쿠바정부가 요구한 기준에 따라 삼성 쪽과 2006년 1월부터 6개월에 걸쳐 모두 45만대의 냉장고를 공급하기로 했다"면서 "하지만 쿠바로 들어온 물건에서 기술적 결함이 발견됐고, 삼성 쪽은 이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들, 냉장 상태 불만족 항의... 해결책 못 만들어삼성이 MTI쪽을 통해 쿠바로 공급하기로 한 냉장고는 삼성전자 타이공장에서 만들어진 제품이다. 냉장고 문이 하나인 제품으로, 하나의 냉장실 위에 별도의 냉동 공간을 갖고 있는 저가형 냉장고다.
지난 2006년 1월말부터 삼성 제품을 받은 쿠바 주민들의 불만이 터지기 시작했다. 냉장 상태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거나, 냉동실의 냉동가스 부족 등이 이유였다. 쿠바 정부는 곧바로 수출대행업체인 MTI 쪽에 항의했고, 이는 다시 삼성 쪽에 전달됐다.
MTI 쪽 관계자는 "삼성전자 쪽은 2006년 4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기술팀을 파견했고, 우리는 제품 자체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는 점을 (삼성 쪽에)분명히 전달했다"면서 "하지만 삼성 쪽은 만족할 만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으며, 이후 쿠바정부가 삼성 제품 수입 중단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쪽은 2006년 3월까지 쿠바정부에 냉장고를 수출했다. 수출 물량은 모두 14만5000여대. 6개월에 걸쳐 45만대의 냉장고를 수출하기로 했던 계획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설상가상 MTI 쪽에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법적 소송에 들어갔다. 삼성 냉장고 공급이 중단된 MTI 쪽과 쿠바정부는 지난 2007년 삼성전자 남미지사와 태국지사 등을 상대로 7500만달러(원화 약 800억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MTI쪽 관계자는 "삼성쪽으로부터 당초 공급받기로 한 제품에서 심각한 결함이 발견됐고, 이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막대한 금전적 손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쪽과 손해배상 금액을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라며 "최근 파나마 검찰에 삼성전자 남미지사 등의 임원을 상대로 형사고소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제품에 아무런 문제 없다"이에 삼성전자 쪽은 자신들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당초 쿠바정부가 제시한 기준에 맞춰 제품을 생산해 공급했으며, 제품 자체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또 MTI쪽 과는 어떠한 법적인 계약을 체결한 적이 없기 때문에, MTI 쪽 요구를 결코 받아들일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쿠바 정부 쪽에서 제시한 기준에 따라 샘플제품을 보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면서 "해당 지역에 파견됐던 기술진들도 제품 자체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회사쪽은 이어 "현지에 공급된 제품들은 현재도 생산되고 있으며, 동남아 국가 등 열대지방에서도 문제없이 사용되고 있다"면서 "쿠바에 공급된 제품 가운데 불만이 제기된 일부에 대해선 신의의 원칙에 따라 애프터서비스를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어 MTI 쪽과 어떤 법적인 공급 계약서 등을 체결한 적이 없기 때문에, 손해배상 청구 등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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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해외서 수백억대 소송 왜 당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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