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 대구시 전시 행정 지면 가득 '홍보'

[참언론 모니터] 16억 판매된 재래시장 상품권 <영남> <대구> 시각 차이

등록 2008.09.30 13:52수정 2008.09.3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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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상품권 ‘대박’>(영남일보) 9월 17일

<16억원치 팔린 재래시장 상품권, 시장 아닌 환전소로 직행..>(대구일보) 9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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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9월 17일, <대구일보> 9월 19일 올 추석 대구지역 재래시장 상품권 판매를 바라보는 <영남일보><대구일보>시각 차이를 보였다. ⓒ 영남일보/대구일보

▲ <영남일보> 9월 17일, <대구일보> 9월 19일 올 추석 대구지역 재래시장 상품권 판매를 바라보는 <영남일보><대구일보>시각 차이를 보였다. ⓒ 영남일보/대구일보

명절 때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자치단체의 재래시장 상품권 판매. 이번 추석에는 대구시가 발행한 재래시장 상품권이 발행액(15억)보다 판매액(16억)이 훨씬 넘었다고 한다.

 

이 결과를 두고 <영남일보>와 <대구일보>가 전혀 다른 시각으로 보도했다. 16억 판매액에 치중해 장밋빛 전망을 내세운 <영남일보>와 판매된 16억원의 상품권 행방을 추적 문제점을지적한 <대구일보>.

 

어느 신문의 주장이 더 타당한가?

 

<영남일보><대구일보>, 재래시장 상품권 판매 ‘상반된 해석’

 

<영남일보>는 9월 17일 <전통시장 상품권 ‘대박’..판매액 사상 처음으로 발행액 웃돌아>, 9월 18일 사설 <전통시장 희망 보여준 상품권 ‘대박’>을 통해 추석 해당 상품권 판매 결과에 대해 희망적 해석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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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9월 17일 재래시장 상품권 판매액만 보고 '대박'이라고 해석했다. ⓒ 영남일보

▲ 영남일보 9월 17일 재래시장 상품권 판매액만 보고 '대박'이라고 해석했다. ⓒ 영남일보

17일 기사에서는 ▲ 판매액 >발행액 ▲ 상인 마인드 변화도 한 몫 ▲ 장보기 결제수단 정착되려면을 통해 <영남일보>방식으로 전통시장 상품권이 ‘대박’의 근거를 보도하고 있고, 18일 사설에는 “유통시장에서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나 백화점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고, 전통시장이 다시 살아난다는 희망의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한편 <대구일보>는 16억 판매액에 주목한 <영남일보>와 달리 매매된 상품권의 행방을 추적 ‘제 기능을 못하는 상품권’의 현재 모습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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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일보 9월 15일 대구시가 판매한 재래시장 상품권의 유통경로를 추적했다. ⓒ 대구일보

▲ 대구일보 9월 15일 대구시가 판매한 재래시장 상품권의 유통경로를 추적했다. ⓒ 대구일보

<대구일보>는 19일 <시장 아닌 환전소로 직행, 구청 공무원 식권 전락도>기사를 통해 “재래시장 상품권 판매는 늘었지만 정작 시장 상인들은 구경하기 힘들다”며 “상품권이 대부분 행정기관 등에 의해 판매되다 보니 활용도가 떨어진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대구시의 재래시장 상품권 판매 계획에 따르면 총 발행액 15억 가운데 90%이상인 13억원을 공무원 및 유관기관에 소비하고, 일반 시민들에게는 200만원 정도만 판매하기로 했다”며 "이렇게 판매된 재래시장 상품권은 구청 공무원들의 ‘식권’으로 전락하는 한편, 환전소로 직행”한다는 현실도 보도했다.

 

상품권 판매액 98%, 공무원 및 유관기관 ‘할당’

 

<대구일보>와 유사한 주장이 <대구 KBS PD리포트 시선>(9월 11일 방송분/담당 PD 김영민, 작가 임현희)에도 언급된 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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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KBS PD리포트 시선>9월 11일 방송분 재래시장 상품권 90%가 공무원에게 판매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 대구KBS

▲ <대구 KBS PD리포트 시선>9월 11일 방송분 재래시장 상품권 90%가 공무원에게 판매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 대구KBS

이날 방송의 주요 내용은 ▲ 올 추석에 15억원 어치 발행된 상품권은 시장에서 구경하기 어렵다 ▲ 상품권의 90%가 공무원들에게 강매되고 있고, 소비자는 상품권 존재 자체를 모르는 현실 ▲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보도했다.

 

“재래시장에서 지갑을 열겠다며 만든 재래시장 정책들 생색만 내고 실속 없는 행정”이라고 밝힌 김 PD는 방송에서 “재래시장 상품권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상품권을 계기로 재래시장에 오도록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대구시는 발행액과 판매액에만 신경을 쓰고 있어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주장했었다.

 

전시 행정 중계보다는 ‘재래시장 살릴 종합대책’ 모색해야

 

해당 프로그램에는 명절마다 반복되는 자치단체장들의 ‘생색내기용 시장방문’에 대한 따금한 지적도 포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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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KBS PD리포트 시선>9월 11일 방송분 시장 상인이 자치단체장의 전시행정을 따끔하게 꼬집었다 ⓒ 대구 kbs

▲ <대구 KBS PD리포트 시선>9월 11일 방송분 시장 상인이 자치단체장의 전시행정을 따끔하게 꼬집었다 ⓒ 대구 kbs

시장 상인은 <대구 KBS PD리포트 시선>과 인터뷰에서 “여기 와서 재래시장 살린다고, 말로만, 떼지어와서 사진 찍는다고, 이거 한 개씩 사가 봐야 자기들이 어떻게 보탬이 된다고. 사진만 찍고 다니지. 안 그래요(중략)”라며 답답한 현실을 하소연했다.

 

한편 안재홍 녹색소비자연대 사무국장은 “현재 시장은 축축하고 가기 싫은 곳 등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상품권 하나만으로 시장을 살린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며 “도서관, 문화공연 등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종합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대안도 제시했다.

 

결국 <영남일보>는 기사<전통시장 상품권 '대박‘>와 사설 <전통시장 희망 보여준 상품권 ’대박‘>을 통해 대부분 시민들이 비판하는 ’대구시 전시행정‘을 지면 가득히 홍보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재래시장을 활성화하고, 동네경제를 살리자는데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를 위해 언론의 역할은 대구시 전시행정을 지면 가득 홍보하기 보다, 해당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 보완책을 요구해야 한다.

 

<대구일보>와 <대구 KBS>의 선택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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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9월 18일 사설 대구지역 재래시장 상품권 판매액에만 주목하고 있다. ⓒ 영남일보

▲ <영남일보>9월 18일 사설 대구지역 재래시장 상품권 판매액에만 주목하고 있다. ⓒ 영남일보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오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참언론대구시민연대 (www.chammal.org)가 9월 30일 발표한 보고서입니다.

2008.09.30 13:52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미디어오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참언론대구시민연대 (www.chammal.org)가 9월 30일 발표한 보고서입니다.
#재래시장 상품권 #대구일보 #영남일보 #대구KBS #전시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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