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규장각 환수 문제, 고인에게 자문받나?

구본철 의원 "자문위원에 고인도 포함...참석률 50% 밑돌아"

등록 2008.10.01 08:21수정 2008.10.0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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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규장각 도서 반환과 관련해 정부기관이 아닌 민간단체가 프랑스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벌여 국외 소재 문화재의 국내환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지만, 정작 정부차원의 대응은 허점투성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외규장각 도서는 1781년 강화도 행구지에 외규장각이 설치됐으나, 1886년 병인양요 시 프랑스 극동함대 로즈 제독이 조선왕조 의궤(191종 297책)를 탈취, 현재 파리 국립도서관에 소장 중이다.

 

<의궤>는 <의례>의 궤범이 되는 책으로 왕실과 관련된 여러 의례를 치르고 나서 그 전말을 상세하게 기록해놓은 실행보고서이며,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조선왕조가 생산한 세계 유일의 독자적 기록문화를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나라당 구본철 의원(인천 부평을)이 외교통상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의 '외규장각도서 반환협상' 자문을 위해 학계와 문화·언론·시민단체 인사 29명으로 구성된 '외규장각도서 자문포럼'에는 작고한 원로교수가 포함되는가 하면, 위원회 회의 참석률이 5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구 의원은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외규장각도서 자문포럼'이 엉터리로 운영됐다고 밝혔다.

 

또한 구 의원은 박물관들의 대표성을 가지고 자문포럼에 참여한 박물관협회장은 임기가 끝나고 현직 협회장이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는데도 명단에는 전임 회장이 그대로 남아있었고, 시민단체 몫으로 참여한 인사는 대표직을 사직하고 현재 공공기관장으로 재직중임에도 그대로 위원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 현직을 떠나 퇴임했거나 다른 곳으로 소속을 옮긴 위원들도 있었으며, 국제법 전공자 다수가 위원으로 포진해 있으나 정작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랑스 행정법 전문가는 전무한 실정이다.

 

2006년에 꾸려진 자문포럼은 올 9월 현재까지 여섯 차례 회의를 가졌을 뿐이고, 이마저도 참석률이 5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 의원 실에 따르면 외교통상부는 "돌아가신 분이 계속 명단에 남아있는 등 자문포럼의 문제에 대해 이미 인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기존 포럼위원간의 컨센서스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새로운 위원 영입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당장 해당 위원을 교체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구 의원은 "외교통상부가 위촉한 협상 자문단(외규장각도서 자문포럼)이 형식적 자문기구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가 외규장각 도서를 환수할 확고한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하며 협상진전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2008.10.01 08:21ⓒ 2008 OhmyNews
#외규장각 #구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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