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세살짜리 우리 아이를 빨갱이로 몰다니"

실천연대 가족비상대책위, <동아> 기사에 공개사과 요구

등록 2008.10.03 17:31수정 2008.10.03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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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동아일보>가  실천연대가 자녀들에게까지 사상교육을 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하자, 허위사실로 아이들까지 빨갱이로 몰았다며 어머니들이 분개, 오늘 동아일보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사삭제와 사과를 요구했다.

<동아일보>가 실천연대가 자녀들에게까지 사상교육을 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하자, 허위사실로 아이들까지 빨갱이로 몰았다며 어머니들이 분개, 오늘 동아일보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사삭제와 사과를 요구했다. ⓒ 박준영

<동아일보>가 실천연대가 자녀들에게까지 사상교육을 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하자, 허위사실로 아이들까지 빨갱이로 몰았다며 어머니들이 분개, 오늘 동아일보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사삭제와 사과를 요구했다. ⓒ 박준영

 

<동아일보> 최우열 기자가 쓴 2일자 '실천연대 소속원, 자녀에도 사상교육'이란 기사로 인해, 엄마들의 가슴이 무너졌다.

 

이 기사는 국정원에 연행된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일꾼들이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어린 자녀들에게까지 사상교육, 주체사상교육을 시켰다는 내용을 기사를 내보냈다.

 

이에 실천연대 가족비상대책위는 3일 낮 12시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아일보>가 언론사로서의 중립적 위치를 지키지 못하고 국정원을 비롯한 공안당국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선전하고 있다"면서 "즉각 기사를 삭제하고 아이들과 어머니들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 기사에서 <동아일보> 최우열 기자는 공안당국의 말을 인용해 "실천연대가 6.15놀이방이라는 이름의 탁아소를 만들어 소속원들의 자녀를 모아 가르쳐 왔"다거나 실천연대 일꾼들 사이 오고간 글을 트집잡아 "어린 자녀에게까지 주체사상을 고취하기 위해 노력해온 흔적으로 보인"다는 등 마치 연행된 실천연대 일꾼들이 자신들의 자녀에게 사상교육을 시킨 것처럼 보도했다.

 

이와 관련 연행된 최한욱 실천연대 집행위원장의 부인 하유진씨는 "어제 동아일보의 기사를 보고 최우열 기자는 잤는지 모르지만 나는 세 살난 아이를 붙잡고 눈물을 흘리며 한숨도 잘 수가 없었다"면서 <동아일보>의 보도를 맹비난했다.

 

그는 "두살 세살짜리 아이들에게 무슨 사상교육을 시키냐"면서 "엄마들이 바빠도 다른 어린이집에 맡기는 것보다 출퇴근 하면서 데리고 다니는 것이 힘들어도 자기 손으로 키우고 싶어 사무실 옆에 공간을 마련해 만든 것이 6·15어린이집"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떻게 이런 순결한 엄마의 마음을 난도질할 수 있으며 두살 세 살난 아이들을 빨갱이로 몰 수 있느냐"며 흐르는 눈물에 말을 잇지 못했다.

 

공동육아 공간을 사상교육 공간으로 매도하다니...

 

실제 방문해 본 6·15어린이집은 보통 어린이집과 다르지 않았다. 실천연대 사무실 5층에 마련된 어린이집은 일반 가정집으로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도록 미끄럼틀과 피아노, 갖가지 장난감으로 가득했고 아이들은 엄마 아빠와 함께 좋아하는 '뽀로로' 노래에 맞춰 작은 몸을 흔들어가며 노는 데 여념이 없었다.

 

연행된 실천연대 일꾼들의 피해 가족들은 "기사에 언급된 6·15 어린이집은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성원들의 육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한 공동육아 시설"이라면서 "2~5세 되는 아이들의 육아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기 위한 어린이집 운영을 피해자 아이들의 사상교육의 공간으로 매도한 것은 실천연대에 대한 이적성을 더욱 부각하려는 의도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동아일보>측에 기사삭제와 공개사과를 요구했으며 만일 오는 6일까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동아일보>를 상대로한 명예훼손 등의 법적 대응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정원은 지난 9월29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고, 실천연대 성원인 최한욱 집행위원장 등 5명을 연행, 지금 조사중에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자주민보>에 게재되었습니다
#국가보안법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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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자전국회의에서 파트로 힘을 보태고 있는 세 아이 엄마입니다. 북한산을 옆에, 도봉산을 뒤에 두고 사니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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