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함께 자기주장경연대회에 나가다

제5회 부천시평생학습축제 참가기, 발표제목은 '하얼빈연가'

등록 2008.10.04 14:35수정 2008.10.0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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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아빠와 나는 부천시청대회의실에서 열린 자기주장경연대회에  나가 하얼빈연가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아빠와 나는 부천시청대회의실에서 열린 자기주장경연대회에 나가 하얼빈연가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김가람


학습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얻게 된 배움의 경험과 결과를 함께 나누고 관련정보를 공유하는 축제가 열렸다. 9월 27일부터 28일까지 양일간 부천시청에서 열린 제5회 부천시평생학습축제에 나는 아빠와 함께 참가했다. 학습동아리경연대회, 문해백일장, 주민자치프로그램경연대회, 자기주장경연대회 등 여러 행사가 진행되었는데 우리가 참여한 부문은 자기주장경연대회다.


자기주장경연대회는 자기가 하고 발표하고 싶은 내용을 설득력 있게 펼쳐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 공유의 장으로 삼고자 마련한 행사다. 부천평생학습축제 참여마당무문에서 최초로 운영된 대회라 시민들의 관심이 컸다. 나는 대중 앞에서 발표할 기회를 통해 다가오는 대학입시 면접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참여했다. 또 아빠와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어서 별 망설임 없이 나섰다,

작년에 실시한 국제교류도시 청소년 부천 홈스테이에 관한 내용으로 제목은 <하얼빈연가>였다. 부자(父子)팀이라는 이름을 달고 부천시가 맺어준 인연으로 교류하고 있는 중국 하얼빈 양천천이와의 우정을 소개했다. 작년 7월 천천이는 7박8일간 우리 집에 머물면서 부천시가 마련한 여러 행사와 우리가족과 함께 한국문화체험을 했다. 이를 계기로 난 하얼빈에 가게 되었고, 아빠는 천천이 부모님의 초청을 받아 하얼빈빙상축제에 다녀오셨다.

a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안건으로 한국과 일본측 토론자가 나와 찬반토론을 벌인 부천부인초등학교 학생들. 독도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박종원 할아버지가 깜짝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삐에로 복장을 한 분이 박 할아버지.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안건으로 한국과 일본측 토론자가 나와 찬반토론을 벌인 부천부인초등학교 학생들. 독도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박종원 할아버지가 깜짝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삐에로 복장을 한 분이 박 할아버지. ⓒ 김가람


천천이는 나보다 3살 아래지만 체격이 나보다 훨씬 크고 어른스러웠다. 예의가 바르고 매너가 있었다. 이런 천천이를 아빠는 무척 마음에 들어했다. 어쩌면 작은 인연일지도 모르는 부천에서 간 아빠와 나를 천천이 가족은 참으로 친절히 맞아 주셨다. 천천이와의 첫 만남에서부터 지금까지 교류한 내용을 아빠와 차례대로 풀어놓는 형식으로 발표를 했다.

아빠와 함께 하얼빈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대본을 작성하고 외우기 시작했다. 아빠는 나보다 대본 분량이 배 이상인데도 금세 다 외우셨다. 아빠는 잠깐 짬이 날 때마다 원고를 흥얼거리셨다. 내가 학교와 학원수업을 마치고 들어오면 각자 외운 내용을 맞추어보았다. 대회 약 20일 전부터 아빠와 수시로 맞추어보았다.

엄마는 총감독 역할을 하셨다. 발음을 또박또박 하고 손짓도 하고 연기자처럼 연출을 하라고 했지만 난 엄마가 요구하는 연기는 하기 싫었다. 발표하러 나가는 것만도 어딘데 너무무리한 요구를 하지 말하고 했다. 엄마는 이왕에 시작한 만큼 관중들을 지루하지 않게 해 주어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하얼빈에서 선물로 받아온 베이징 올림픽마스코트, 인형, 차 등 소품도 준비했다.


본선에 올라온 10개팀은 70대 할아버지부터 초등학교 2학년까지 여러 계층이었다. 학교운동장에 설치된 여러 시설의 사용규칙을 지켜달라는 내용, 일본의 독도영유권 분쟁을 보며알아야 당하지 않는다는 주제로 토론을 벌인 팀, 시각장애인을 위한 도서관에 다녀온 후 알게 된 장애인의 모습을 소개한 팀,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세계의 지도자들을 소개한 팀 . 70인생을 돌아보며 어려움을 딛고 꿋꿋이 살아온 삶을 발표한 분 등 가지각색의 이야기가 나왔다.

a  대상을 받은 부천시청소년수련과 오바마스피치토론 뛰어넘기 교실 6공주팀.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세계의 지도자들을 발표했다.

대상을 받은 부천시청소년수련과 오바마스피치토론 뛰어넘기 교실 6공주팀.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세계의 지도자들을 발표했다. ⓒ 김가람


나는 8번째로 발표했다. 아빠와 함께 나가니 든든했다. 내가 대본을 잊어버리면 아빠가 보완을 해주고 반면 아빠가 대본을 기억하지 못하면 내가 도움을 주기로 했다. 그런데 현장에 서니 별로 떨리지 않았다. 대본도 술술 나왔다. 아빠도 집에서 연습할 때보다 더 실감나게 하는 것 같았다.


아빠는 마무리를 하면서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청소년기인 아들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어른들은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일을 많이 해야 한다. 이런 대회 역시 아이들에게 도전거리를 제공하는 뜻 깊은 행사라는 생각이 들어 참여했다"라고 하셨다.

결과는 부천시장님이 수여한 장려상이었다. 장려상을 받아 조금 섭섭했지만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천시청대회의실에서 열린 대회에 아빠와 함께 참여했다는 점이 뿌듯하다.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은 내 인생의 한 페이지이다.

덧붙이는 글 | 김가람 기자는 고등학생 시민기자입니다


덧붙이는 글 김가람 기자는 고등학생 시민기자입니다
#부천상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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