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하구 을숙도, 참게 폐사 논란

2006년 이어 두번째 ... 습지와새들의친구-낙동강유역환경청 원인 등 이견

등록 2008.10.07 15:16수정 2008.10.0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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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을숙도 안 도랑에 참게가 집단으로 죽은 채 발견되었다.

을숙도 안 도랑에 참게가 집단으로 죽은 채 발견되었다. ⓒ 습지와새들의친구


낙동강 하구 을숙도에 서식하는 참게들이 2006년에 이어 또 집단 폐사했다. 원인과 대책을 놓고 환경단체와 낙동강유역환경청이 논란을 빚고 있다.

습지와새들의친구와 낙동강유역환경청 등에 따르면, 6일 을숙도 안 명지대교 공사장에서 남쪽으로 50여m 내려간 지점에서 참게들의 집단 폐사 현장이 발견되었다. 7일 부산시는 오염된 현장을 청소했다.

이곳은 옛 부산시의 쓰레기매립장 주변이다. 시멘트로 된 작은 배수관로 안에 참게가 죽어 있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죽은 참게는 100마리 정도라고 했지만, 습지와새들의친구는 수백마리에 이른다고 밝혔다.

a  도랑 안에 썪은 물이 돌 사이에 보인다.

도랑 안에 썪은 물이 돌 사이에 보인다. ⓒ 습지와새들의친구


이곳에서는 2006년에도 참게들이 집단 폐사했다. 이후 부산시는 부산지역 한 대학 교수의 자문을 받아 관로 안에 직경 20~30cm 크기의 돌을 채웠다. 2년 정도 지나 다시 참게가 폐사한 것이다.

김경철 습지와새들의친구 사무국장은 "6일 현장에서 관로 1.5m 가량의 돌을 드러내고 살폈더니 200마리 정도의 참게가 죽어 있었다"면서 "전체적으로는 수백마리가 죽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과 관은 원인과 대책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부산시는 7일 현장에 있던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작업을 한 뒤 다시 돌을 관로에 넣었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정확한 원인 분석을 위해 시료를 채취할 것과 원인이 밝혀지기 이전에 돌을 다시 채워서는 안된다고 보고 있다.

a  배수 관로를 통해 습지보호지역으로 침출수 의심물질이 흘러들어가고 있다.

배수 관로를 통해 습지보호지역으로 침출수 의심물질이 흘러들어가고 있다. ⓒ 습지와새들의친구


습지와새들의친구는 "을숙도를 관통하는 명지대교 건설공사장 인근에서 나온 침출수로 추정되는 물질이 흘러들어 온 게 원인으로 보인다"면서 "낙동강유역환경청 직원한테 시료채취와 성분분석을 요구하였으나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시료채취를 통해 성분을 분석해 보면 단순 빗물인지 아니면 침출수 유출인지 간단하게 밝힐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차례의 시료채취 요구를 거부하였다"면서 "현장보존 요구에도 불구하고 돌을 다시 채워 넣어버리는 어이없는 대처를 보여 주었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이곳은 2006년에도 침출수 의심물질의 유출로 게들이 집단 폐사한 지역"이라며 "당시 부산시는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도 않고 자연사 하였다고만 밝혔으며, 이번에도 부산시는 낙엽이 썩어 흘러내린 물이라는 어이없는 해명을 늘어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a  습지보호지역 내 게들도 일부 폐사했다.

습지보호지역 내 게들도 일부 폐사했다. ⓒ 습지와새들의친구


그러면서 이 단체는 "을숙도 인근은 습지보호지역으로 침출수 의심물질은 고스란히 습지보호지역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었고 습지보호지역 내 게들도 죽어있는 상태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시료채취 등 가능한 대처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오히려 시료채취 요구를 묵살하는 행태를 보여주었다"고 지적했다.

습지와새들의친구는 "침출수 의심물질이 흘러내린 지역은 습지보호지역으로 2007년 세모고랭이 군락지가 심각히 축소된 지역으로, 이로 인해 고니 개체수가 격감하기도 하였다"면서 "사소한 문제도 이곳 습지보호지역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신속한 대처가 요구된다"고 촉구했다.

a  습지와새들의친구가 걷어낸 부분의 집단폐사한 게들만 수거하고 아무런조치 없이 돌을 다시 넣어서 메워버렸다.

습지와새들의친구가 걷어낸 부분의 집단폐사한 게들만 수거하고 아무런조치 없이 돌을 다시 넣어서 메워버렸다. ⓒ 습지와새들의친구


이에 대해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현장은 명지대교 공사장과 거리로 70m 가량 떨어져 있어 관련이 없고, 최근 비가 온 뒤 쓰레기매립장 주변의 낮은 지역에 물이 고여 있었는데, 여름철에 온도가 올라가면서 물이 오염되어 참게가 죽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물이 잘 빠진다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며, 물이 고이지 않도록 사후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면서 "빗물이 고여 있으면서 발생한 것이기에 시료를 채취할 필요가 없었고, 부산시에서 청소한 뒤 돌을 다시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a  배수관로에 다시 돌을 채워 놓은 모습.

배수관로에 다시 돌을 채워 놓은 모습. ⓒ 습지와새들의친구


#을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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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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