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8일자 주간 경제지 <닛케이 비즈니스>. 불황일수록 공격적으로 나가는 견실한 기업들을 다루고 있다.
<닛케이 비즈니스>
이유가 뭘까?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번 금융위기에서 상대적으로 상처받지 않은 나라가 일본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
과거 그린스펀 의장은 "제로금리인데 저축하는 나라, 그리고 그 국민들이 이해가 안된다"는 말을 했다. 물론 일본을 겨냥한 말이다. 저축하지 말고 금융상품에 투자하라는 뜻이다.
실제 2006년 7월 일본은행에 의한 제로금리정책이 실시된 이후 '엔 캐리 트레이드'는 개인투자자들의 독무대이기도 했다. 국제외국환증거금거래(FX) 시장을 주름잡은 마담 와타나베(국제환율시장에서 활약하는 일본인 주부들을 통칭하는 표현)가 등장한 시기도 이때와 거의 일치한다.
투자자들은 세계적으로 봤을 때 절대적 저금리인 엔을 빌려, 고금리 국가에 매도하는 것으로 환차익을 노리거나 다른 나라의 주식, 채권등을 운용해 이익을 올린다. 경상수지의 흑자로 인해 엔고현상이 지속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반대로 엔약세로 돌아선 것도 외국에서의 엔화 매도, 즉 엔 캐리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이 엔 케리 자금이 2007년 이후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과 저금리 현상으로 속속들이 일본으로 복귀하고 있다. 토카이 도쿄 조사센터의 나가이는 8일 <닛케이 비즈니스 >와의 인터뷰에서 "엔 캐리 자금 회수는 최종 국면에 들어선 상황"이라고 보았다.
엔 캐리 자금이 들어오면서 10월 들어 엔고 현상이 나타났다. 100엔/1달러의 벽이 무너져 9일 현재 99엔/1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엔고현상은 물론 수출을 중심으로 하는 일본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다. 도요타 자동차는 하반기 영업이익을 당초 예상보다 40% 축소할 것이라고 한다. 내수시장과 해외 최대시장 북미에서의 판매저하가 가장 큰 이유지만 엔고현상도 한몫 차지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8일자에 의하면, 도요타의 경우 달러당 1엔의 등락에 영업이익 300억엔 손실차가 발생한다고 한다. 히다치, 미츠비시, 소니등도 내년 3월 결산수지를 대폭 하향조정했다.
"엄살 부리고 있지만, 다들 안도하고 있을 것"그러나, 기업취재를 10년 이상 해온 <니혼게이자이>의 전직기자인 H는 "오히려 잘 되었다, 언젠가는 이 엔저 현상으로 인한 버블이 빠졌어야 하는데, 세계적인 위기와 더불어 빠졌기 때문에 그렇게 손해를 본 것도 없다, 엄살 부리고 있지만 속으로는 다들 안도하고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오히려 지금같은 전세계적인 환란상태에서는 통화로서의 가치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한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닛케이지수의 대폭락에 대해서도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은 적정가격선에 왔다고 분석한다. 적정가격선은 손해를 볼 가능성도 있지만, 자산 포트폴리오를 잘 구성해서 분산투자 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절대적 이익"을 가져 올 수 있다는 가격선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그 근거로 지금의 닛케이지수 등 각종 주식시장의 수치가 주가순자산배율(PBR, 혹은 P/B)에 거의 근접했다는 것을 들고 있다. PBR은 기업의 자산면에서 주가의 상태를 판단하는 지표를 의미하는 것으로, 현재의 주가를 1주당 순자산액으로 나누어서 나온 수치를 의미한다.
가령, 현재의 주가가 1만엔에 1주당 순자산액이 5천엔이라면 2가 나오는데, 이는 발행액의 2배의 가치를 지닌 주식이라는 의미다. 당연히 1에 근접할수록 순자산에 일치하게 된다. 속된 말로 바닥을 쳤다는 것이다.
신코증권의 수석애널리스트 세가와 쇼이치씨는 8일 <닛케이 머니&마켓>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도쿄증권소의 약 80%에 해당하는 상장기업이 PBR에 일치하거나 근접하고 있다"고 하면서 "상장기업의 평가가 보유자산액 이하로 내려간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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