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로 주차장이 된 고속도로교통사고가 발생해 한 시간 반을 오도 가도 못하고 도로변에서 기다려야 했다.
김대오
창 밖에서 들려오는 음악 소리에 눈을 떴다. 유럽대륙에 맞먹는 크고 다양한 중국이지만 어딜 가나 한결같은 모습이 있는데 바로 태극권이나 체조 등으로 아침을 맞이하는 풍경이다. 호텔 앞 좁은 공터에 꽤 많은 중국인들이 음악에 맞춰 태극권을 연마하고 있었다.
이른 아침을 먹고 8시경 호텔주차장을 빠져나오는 버스는 꽤 긴 거리를 역주행하며 선생님들을 긴장시켰다. 길가에 튀김이며 야채, 과일을 파는 노점상들이 유난히 정겹게 느껴지며 "그래 이래야 중국이지!" 싶었다. 4주간 연수를 했던 베이징은 올림픽을 앞두고 길거리의 모든 노점상이 사라져 삭막한 느낌마저 들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역동적인 발전이 느껴지는 거대한 물류의 흐름!뤄양(洛陽)을 벗어나 시안(西安)으로 가는 고속도로에 들어서는데 꽤 많은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빗길에 안개까지 낀 고속도로를 6시간 정도 갈 것을 생각하니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집채만한 화물차들이 하나둘 밀리기 시작하더니 아예 꼼짝도 하지 않고 도로 중간에 뚝 서버리는 것이었다. 내려서 보니 정말 고속도로가 거대한 화물차 주차장으로 바뀌어 있다. 중앙분리대가 있어 되돌아갈 수도 없고,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로 마냥 기다려야만 했다. 사고가 난 것 같은데 화물차들이 워낙 크고 또 짐도 많아 처리가 금방 될 것 같지가 않았다. 다행히 한 시간 반 정도를 기다리자 도로는 정상화되었지만, 밀려 있던 화물차들로 속도를 제대로 낼 수는 없었다.
사고처리현장 주변으로 수많은 화물차들이 양방향 모두 꽉꽉 밀려 있는데 그 모습이 가히 장관이다. 채소, 과일을 실은 작은 화물차에서부터 닭, 돼지를 실은 중형차, 목재, 자갈, 철골, 자동차, 기계류 등을 실은 대형 컨테이너까지 다양하면서도 거대한 물류의 흐름이 한눈에 읽힌다. 그리고 이 거대한 물류의 흐름을 가능하게 하는, 무서운 기세로 급성장하는 중국의 힘이 느껴지기도 하였다. 역동적인 물류의 이동을 통해 중국은 낙후된 지역에 성장 동력을 공급하고, 또 발전에 필요한 에너지를 조달받으며 서서히 꿈틀거리면서 일어서고 있는 것만 같다.
중국에서 장거리 이동은 꼭 기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