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골로 들어서서 오른쪽 밑으로 작은 영암촌 마을이 보인다. 영암촌에도 봄이 왔다. 땅에는 뜨거운 기운이, 나뭇잎은 연녹색으로 활기를 찾고 마을 가득히 피어있는 산수유와 매화꽃 향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온 마을이 노란색 물감을 뿌려놓은 듯 천지가 노랗다. 문수골 사람들의 소박함과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삶을 봄기운과 함께 카메라에 담아본다. 문수골 사람들이 자연과 더불어 언제까지나 편안하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기를 빌어본다.
김선옥
사진 연구회 회원들이 찾은 지리산 문수골은 행정상 전남 구례군 토지면에 속하며, 빨치산과 국군의 격전지로 민족사적 아픔과 상처를 갖고 있는 곳이다.
상죽(웃대내)과 중대(영암촌), 불당과 밤재의 작은 네 개의 마을로 구성되어 있는 문수리는 불교에서 지혜를 주관하는 문수보살이 이 곳에서 수년간 수도하다 성불하였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전한다.
임진왜란 때부터 마을이 형성되었다는 문수리는 노고단~왕시루봉~형제봉을 삼각점으로 생성되었고 명당으로 꼽히는 토지면 오미리를 이웃하고 있다.
이 일대는 과거 해방과 분단을 거쳐 한국전쟁으로 이어지는 기간, 여순 사건이 일어나는 1948년 10월부터 1955년 5월까지 근 7년 동안 빨치산과 경찰 토벌대의 피비린내 나는 격전지였다. 주민들은 오랜 삶의 터전인 이 곳을 버리고 하나둘 떠나야만 했던 슬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