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영 기상캐스터
박신영
MBC 기상캐스터로 맹활약하고 있는 박신영. 하지만 초등학교 때의 그는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소심한 아이였다. 커다란 돋보기 안경과 까만 피부, 게다가 남에게 말 한마디 제대로 못 건네는 성격을 가진, 반에서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였다.
"어린 시절. 전 정말 소심한 아이였죠(웃음). 지금의 제 모습을 보는 사람들은 상상도 못 하실 거에요.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다니… 그땐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거였죠. 흔히 말하는 '범생'이였습니다. 집하고 학원, 학교밖에 몰랐죠. 친구들도 사귀지를 못했어요." 그런데 중학교 2학년 때 박신영의 인생을 바꾼 결정적 사건이 일어난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반장에 덜컥 선출되어 버린 것이다. 그 이유는 담임 선생님이 성적순으로 후보를 냈기 때문이다.
그 후보군 안에 들어있던 박신영이 후보 연설을 할 때 작은 목소리로 "전 앞에서 말도 잘 못하고 리더십도 없으니까 다른 분들 뽑아주세요"라고 말한 것이 발단이었다. 솔직함을 겸손함으로 착각한 아이들이 무작정 그를 반장으로 뽑아버린 것이다.
"차렷, 선생님께 경례도 못할 정도인데, 내가 반장이라니 끔찍하고 두려웠죠. 나중에 애들한테 물어보니 너무 착해 보여서 자기들 말을 잘 들을 것 같아 뽑았대요. 그도 그럴 것이 중2 때 저희 반에는 일명 문제아(날라리)들이 많았거든요."하지만 소심한 반장이 좌충우돌 반을 이끌기엔 문제가 많았다. 알고 보니 그 반은 선생님들이 수업을 거부할 정도의 문제아 반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꾸지람을 듣는 것은 반장이던 박신영의 몫이었다. 선생님과 학생들은 반장의 무능력을 손가락질했고 덕분에 반성문을 수도 없이 써야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같이 밥 먹는 아이들도 떠나갔다. 외톨이가 된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날도 평소와 다름 없이 반은 시끌벅적했다. 그런데 그동안 쌓였던 것이 있어서였는지 조용조용하던 박신영도 이날은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교탁에 나가 큰 소리를 냈다. 출석부 모서리를 교탁에 치면서 '야 조용히 해! 조용히 하라고'라고 큰 목소리로 소리를 지른 것이다.
"저도 놀랐고 애들도 놀랐죠. 순간 반에서 정적이 일어났어요! 전 그때까지 소리를 질러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때 득음을 했죠. 저 지금 목소리 엄청 크거든요? 사람들한테 그래요. 그때 득음했다고. 내 인생에 있어 첫 번째 반환점·과도기·질풍노도의 시기였던 것이죠." 중2 때의 득음(?) 사건 직후 박신영은 자기 자신에게 자신감이 생겼다. 그 후 그는 소심 소녀에서 활달한 명랑 소녀로 변신을 시작했다.
[# 2] 어려워도, 슬퍼도 당당하게 '좌절 극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