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100일영상은 왜 흑백이지?

서정호 조합원의 '블랙투쟁' <우리는 왜 눈물 흘려야만 하는가>

등록 2008.10.24 11:05수정 2008.10.24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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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100일 영상 '우리는 왜 눈물 흘려야만 하는가' YTN노조 제공 YTN그래픽팀 서정호 기자 제작 ⓒ 오마이TV


화면은 조합원들의 눈물로 시작한다. 지난 7월 17일 이른바 '날치기 주총'장이다.

"후배들 눈 쳐다보면서 얘기해요."
"구본홍은 그렇다 치고 선배들 실망했습니다."
"선배들이 이럴 수 있다는 게 지금 너무 가슴이 미어집니다."

이후 음악이 흐르면서 YTN 조합원들 얼굴들이 차례로 화면에 등장한다. 6명의 해직자를 포함한 징계 대상자들이 클로즈업되고 후배들의 단식, 대량 징계 후 긴급총회, 남대문경찰서 앞 기자회견, 구본홍 사장 출근저지 투쟁, 국정감사장 등 지난 100일이 차례로 화면에 이어진다. 희망을 예고한 것일까? 영상 끝부분에는 조합원들의 웃음을 많이 담았다.

화면은 모두 흑백으로 처리되어 있다. YTN 영상 그래픽팀에서 일하고 있는 서정호 조합원이 만든 영상 <우리는 왜 눈물 흘려야만 하는가>는 그의 7분 3초짜리 '블랙투쟁'이다.

서 조합원은 이 영상을 나흘에 걸쳐 만들었고 하루는 밤을 꼴딱 샜다고 한다. 그가 "뭔가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건 YTN 앵커들의 '블랙투쟁'을 화면으로 본 다음부터다. "우리 투쟁 장면을 흑백으로 만들면 그 자체가 '블랙투쟁'일 수 있겠다"고 생각한 서 조합원은 우선 '스크린세이버'를 만들어 배포하자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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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앵커들이 조합원 20일 '블랙투쟁'을 재개했다. 조합원 33명이 대량 징계당한 지난 6일 '블랙먼데이' 2주째 되는 날에 맞춘 것이다. ⓒ YTN


동물원 출신 가수 김창기의 '여섯 개의 넥타이로 살아남은 자의 노래'가 귀에 들어왔다.

'불을 켜줘. 아주 무서운 꿈을 꿨어. 나의 머리를 휘저어놓던 그 이유를 보았어…. 이해해줘. 떨고있는 나의 작은 모습을. 내일 아침이 밝아오면 그땐 다시 널 지켜줄게.'


"5분 30초짜리 노랜데, 가만 듣고 있으니 '여섯'이란 숫자가, 해고당한 우리 선배들 수와 같잖아요. 노래가 확 다가오더라고요."

"이 음악을 작품에 입히자"는 생각이 들 무렵 서 조합원의 계획은 "구본홍 사장 출근저지 100일에 맞춰 영상을 만들어보자"는 것으로 발전했고 결국 서 조합원은 이 약속을 지켰다.


서 조합원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벌써 100일이 지나갔다"면서 "100일이 지나서도 열심히 투쟁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면엔 어쩔 수 없이 눈물을 담았지만 그는 미래를 낙관하는 듯 했다. 

"조합원들이 착용하고 있는 낙하산 반대 배지를 제가 만들었고 구본홍 삽화 등 그래픽 관련한 것은 다 제가 해서요. 찍힐대로 찍혔어요. 투쟁 열심히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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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저녁 7시 YTN 앞에서 열린 문화제에서 노조가 공개한 '미공개 온마이크' 중 아르빌에서 소식을 전하고 있는 한 기자의 모습. 특수 군복을 입은 상태에서도 공정방송 리본과 낙하산 반대 배지를 달고 있다. ⓒ 오마이뉴스 전관석


#YTN #구본홍 #서정호 #노종면 #YTN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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