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개성을 다녀오는 중인 지인에게서 문자가 왔다.
맛객님 대동강맥주 반입 성공했습니다. 언제 연락 주시죠.
언제라니. 당장에 만나자고 답장을 보냈다. 이렇게 해서 3개월여 만에 다시 대동강맥주를 접하게 되었다. 대동강맥주에 대해서는 지난번에 포스팅 했던 '직접 마셔봤다, 북한맥주 3종'을 통해서 자세하게 언급했다.
금강산에서 맛본 대동강맥주의 보리함량은 12프로였다. 하지만 개성에서 가져온 건 11프로였다. 왜 그런지 이유를 알길 없지만, 그렇다 해도 최상급의 맛에 변화가는 없었다.
금강산 고성횟집에서 마셨던 그 맛과 기분이 날까? 설레고 기대되는 마음으로 한 모금을 들이켰다. 그리고 깊게 심호흡을 했다. 지난번보다 섬세하게 맛이 느껴진다. 첫맛은 산미와 감미의 조화였고, 구수한 보리의 풍미가 느껴지나 싶더니 뒷맛은 씁쓰름하게 남았다. 탄산의 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비교 차원에서 국내 유일의 100프로 보리맥주인 맥스도 마셔보았다. 같은 자리에서 마실 맛은 아니었다. 내 입맛에는 맥스가 한참 떨어지지만 어디까지나 내 입맛의 경우이다. 어쩌면 일부 한국사람 입맛에는 맥스나 카스, 하이트가 더 맞을 수도 있겠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걸까? 맥스에 비하면 대동강맥주는 탄산 함량이 떨어져도 거품은 더 풍부하고 오래간다. 국내 맥주도 탄산으로 거품을 내기보다 원 재료의 거품을 만들도록 노력해야겠다.
대동강 맥주를 마신 장소는 중동의 한 참치집. 빨간 참치회를 안주삼아 마시는 맛은 금강산 고성항에서 광어회와 마시던 맛과는 또 색다른 맛이었다.
다시 맥주를 마시며 음미를 했다. 구수한 향취가 제법이다. 마치 마른 보릿대를 씹는 냄새라고나 할까. 마시고 또 마셔도 참 느긋하고 풍요로운 맛이다. 좋은 맥주는 단맛, 신맛, 쓴맛의 조화에서 나온다. 산미구엘이나 벡스 역시 이 세가지 맛이 출중하나 대동강맥주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대동강맥주가 신맛과 단맛 사이에 구수한 풍미가 감돌면서 쓴맛이 느껴진다면, 산미구엘이나 벡스는 세가지 맛과 풍미가 동시에 느껴진다. 어떤 게 더 좋은 맥주다 말할 수는 없지만, 대동강맥주가 더 달콤한 건 사실이다. 그 나름대로의 특색을 지니고 있는 괜찮은 맥주임에는 틀림없었다.
두병 정도 맛만 보고 남은 몇병은 실장님께 드렸다. 대신 지인과의 회포는 사케로 풀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10.24 15:10 | ⓒ 2008 OhmyNews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