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없는 수감시설 국내에 처음 마련한다

출소자 사회적응 위한 '중간처우의 집' 안양교도소에 내년 건립

등록 2008.10.26 17:28수정 2008.10.2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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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안양교도소에 신축될 중간처우의 집

안양교도소에 신축될 중간처우의 집 ⓒ 법무부 자료

안양교도소에 신축될 중간처우의 집 ⓒ 법무부 자료

 

출소자 사회적응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국내 최초로 안양교도소에 보안시설 없는 기숙사 형태의 담장 없는 수감시설이 마련되고 천안개방교도소를 '사회적응훈련센터'로 개편하는 등 장기수용자를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법무부와 안양교도소에 따르면 출소자 사회적응과 재범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내년 1월 개원할 예정인 '중간처우의 집(Halfway House)' 기공식을 이태희 교정본부장 등 교정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27일 오후 3시 안양교도소에서 갖는다.

 

중간처우의 집은 교정시설과 사회를 연결하는 일종의 완충지대로 장기 수형자가 형기를 마치고 사회로 돌아가기 전 일정기간 가족관계 회복, 구직 등 사회복귀를 준비하는 곳으로 외국에서는 이미 널리 활용되는 범죄자 처우방식이지만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중간처우'라는 이름은 교정시설과 사회 즉 '구금'과 '자유'의 중간단계라는 장소의 개념에서 유래하며 외국의 경우 미국(Residential Re-entry Center), 호주(Work Camp), 홍콩(중도숙사 中途宿舍) 독일, 핀란드 등 EU 국가(Open Prison) 등에서 운영중이다.

 

4억원 예산이 투입돼 신축되는 건물은 안양교도소 담장 밖에 지상 1층, 면적 224㎡로 10명 수용 규모의 보안시설 없는 일반 주택형으로 만들어 내부에는 2인 1실의 방 5개에 개인용 침대와 컴퓨터 등이 설치되며 토론실 등의 공동시설도 갖출 예정이다.

 

a  위성에서 본 도심속 안양교도소

위성에서 본 도심속 안양교도소 ⓒ 최병렬

위성에서 본 도심속 안양교도소 ⓒ 최병렬

 

이곳에는 가석방 3∼6개월 전의 출소 예정자를 수용하여 주중에는 기업체가 운영하는 구치소 외부 공장으로 출퇴근하여 근무하고, 주말과 공휴일에는 휴가를 받아 가족과 생활이 가능하도록 하거나 사회봉사활동 등 사회복귀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하지만 법무부는 도주 우려를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운영에 들어가는 내년 한 해에는 초범 위주로 수용하고 교도관도 배치해 운영 성과를 분석한 뒤 4개 지방교정청별로 1개 이상씩 확대 설치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법무부는 장기 수용자들의 사회 적응을 돕고 취업·창업 등을 돕기 위한 이른바 '사회적응훈련센터' 개설 계획으로 현재의 천안개방교도소를 개편하는 방안을 세워 놓고 관련 예산 확보 등 구체적인 안을 만들기 위해 논의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적응센터에서는 은행에서 번호표를 뽑아 돈을 입금, 출금하는 방법부터 버스를 타고 내릴 때 카드를 단말기에 대는 방법 등 수감자들이 일상적인 것들을 체험할 수 있게 한다.

 

이는 장기 출소자들이 사회에 복귀한 후 버스도 제대로 탈 줄 몰라 간첩이나 탈북자 등으로 오해받은 일들이 빈번히 발생하는 등 출소 이후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a  천안개방교도소 홈페이지

천안개방교도소 홈페이지 ⓒ 인터넷화면캡처

천안개방교도소 홈페이지 ⓒ 인터넷화면캡처

 

국가인권위원회가 2006년 실시한 '출소자 차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출소자들은 취업이 사회생활 적응에 가장 어려운 문제라고 꼽긴 했지만(70.6%) 바뀐 생활 환경에 대한 적응(47.6%) 또한 어려운 문제라고 밝혀 출소자의 사회적응 문제는 교정당국의 과제다.

 

법무부 관계자는 "출소자들이 버스타기, 은행이용 등 사회생활에 대한 부적응 문제가 심각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10~20년 정도 장기수들을 대상으로 이들이 사회에 나가기 6개월 전쯤부터 사회적응훈련센터를 통해 적응 훈련을 시킬 계획이다"고 말했다.

 

중간처우의 집은 장기수용자로 하여금 자신이 이용할 수 있는 지역사회자원을 알게 할 뿐 아니라 다양한 지역사회 자원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지역사회의 치유와 재통합을 이끌고 특히 재범 방지에도 큰 역할을 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있다.

 

이에따라 그동안 사회 부적응 문제로 심적 고통을 받은 것은 물론 각종 범죄에 또 다시 노출될 수밖에 없었던 장기 수용자들이 적응훈련을 통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중간처우의 집' 운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8.10.26 17:28ⓒ 2008 OhmyNews
#안양교도소 #중간처우의 집 #교정행정 #법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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