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영그는 그 곳, 장충공원의 휴일 하루

등록 2008.10.27 09:53수정 2008.10.27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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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시월의 마지막 일요일 오후! 가족들과 장충공원에 갔다. 가을단풍이 한창이지만 멀리 떠날 처지도 못되고, 오고 가는 시간여유가 없기도 해서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장충공원을 찾기로 했다.


서울시 한복판이지만 남산북측 순환로와 연결되어 있고 워낙 다양한 체육시설이 준비되어 있는 곳이라 중학생인 아들아이의 운동욕구를 어느 정도 채워줄 수 있어 우리 가족이 자주 찾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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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아름다운 가로수 예쁜 단풍이 행복한 가을을 느끼게 해 준다. ⓒ 송춘희


눈 깜짝 할 사이에 흘러가 버리는 계절이 된 요즈음의 가을은 빨리 지나치기에 젊음만큼이나 빛나고 아름다운 것 같다. 공원에는 아침부터 거친 바람이 불었는지 낙엽이 제법 땅을 덮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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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라인 스케이트장 넓게 펼쳐진 인라인스케이트장의 모습 ⓒ 송춘희


쌀쌀한 날씨지만 어린아이, 노인 할 것 없이 많은 시민들이 영글어 가는 가을을 즐기고 있었다. 인라인 스케이트장 에서는 아빠와 함께 신나게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는 아이들도 있고 연인끼리 즐거운 휴일을 즐기는 모습도 보였다.  인라인 스케이트장 앞에는 배트민턴장이 보인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 때 이용대선수의 덕인지 배트민턴장은 가족, 친구들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다. 아마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이기에 더욱 많은 시민들이 즐기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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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민턴장의 풍경 가족들과 또는 친구들과 열심히 배트민던을 즐기는 모습 ⓒ 송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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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장의 풍경 신나게 친구들과 거리 농구를 즐기는 모습 ⓒ 송춘희


젊은 학생들과 청소년들은 농구장에서 몸을 일렁인다. 상대편 공격을 막고 공을 낚아채기도 하고 공격을 못하도록 행복한 몸싸움이 계속된다. 그저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삶의 의욕이 느껴질 정도로 활기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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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농구를 즐기는 젊은이들의 모습 여러명의 청소년들이 거리농구를 즐기고 있다. ⓒ 송춘희


몸을 크게 부딪히거나 빨리 뛰지 못하는 노인들을 위한 게이트볼장도 눈에 띤다. 룰에 맞추어 평지를 가만가만 걸어다니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노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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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볼 천천히 걸으며 게이트볼을 즐기는 할아버지의 모습 ⓒ 송춘희


멀리서 경쾌한 노래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가보니 한우리 예술단이 노인들을 위한 공연을 펼치고 있었다.
한우리예술단은 토요일은 이수역에서 그리고 첫째주 일요일과 마지막주 일요일은 장충공원에서 1시부터 5시까지 노인들을 위한 무료 공연을 펼치는 비영리단체라고 했다.

7년째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계신 김옥남, 정영애님은 “외롭고 힘든 노인들에게 노래봉사를 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어느새 우울한 기분이 사라지고 행복해진다”고 하였다. 즐거운 음악소리가 들리자 노인들은 노래를 함께 따라 부르다 못해 일어서서 몸을 흔들며 함께 박자를 맞추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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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리 예술단의 공연을 지켜보는 노인들 울긋 불긋 빨간 의자가 근처의 단풍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 송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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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리 예술단원 정영애,김옥남님(왼쪽부터) 예술단원으로 봉사활동을 해 온 두 분의 모습 ⓒ 송춘희


여기저기서 경제의 어려움을 외치고 추운 날씨는 우리들의 몸과  마음을 오그라들게 하지만 이곳의 노인들은 그리고 시민들은 그나마 영글어 가는 가을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산책을 하며 친구들과 활짝 웃고 있는 어느 할아버지의 모습이 장충공원에 잘 익어가는 감나무처럼 아름다운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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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잘 익은 감들 석양처럼 예쁜 감나무의 모습이다. ⓒ 송춘희

덧붙이는 글 | 유포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덧붙이는 글 유포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장충공원 #휴일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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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입니다.세상에는 가슴훈훈한 일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힘들고 고통스러울때 등불같은, 때로는 소금같은 기사를 많이 쓰는 것이 제 바람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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